'은값이 금값'...올 들어 은값이 급등하는 이유는?
[돈이 되는 경제지표] '은값이 금값'...급등 이유는?
[한경비즈니스=이홍표 기자] 은값이 1년 내 최고치로 오르는 등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수요 증가 등으로 은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 2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은 전날보다 0.6% 오른 온스당 17.11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이후 24%, 4월 들어서만 11% 가까이 상승했다. 글로벌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연초 이후 동반 랠리를 펼치던 금값의 상승세가 최근 주춤해진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금과 은의 국제 가격 격차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통상 금값은 은에 비해 60배 수준에서 거래되지만 최근 들어 금값이 온스당 1250달러 수준으로 은 대비 80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은값이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또 이 같은 움직임의 원인으로 가격 격차와 함께 은의 산업 수요를 꼽는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은은 금과 함께 귀금속 시장을 대표하는 주요 금속인 동시에 전기·전자·태양광 산업에서 전도체로 두루 사용되는 산업용 금속”이라며 “지난해 산업용 수요는 글로벌 전체 은 소비의 약 56%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닥을 확인한 국제 유가와 함께 중국 거시 지표 개선 흐름이 글로벌 거시 경제를 둘러싼 위험을 완화하면서 금 대비 은값의 상대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은 가격은 중국 의존도가 큰데 최근 중국이 양호한 수출 실적을 발표하면서 은값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태양광발전 용량 확대도 은값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과 인도는 2020년, 2022년 각각 태양광발전 용량을 100기가와트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는데, 태양광발전 패널당 약 20g의 은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산업 부문은 전 세계 연간 은 공급량의 약 5%(5240만 온스)를 소비한다. 중국의 태양광발전 전환 속도가 가팔라지면 은 수요량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돈이 되는 경제지표] '은값이 금값'...급등 이유는?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