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28% 차지하는 ‘메가 마켓’, 중국 토종 브랜드도 ‘SUV 전쟁’ 맞불}
"대세는 SUV·전기차"…2016 베이징 모터쇼 현장
(사진) ‘2016 베이징 모터쇼’ 행사장을 찾은 미디어 및 관람객들이 전시된 차량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중국)=차완용 한경비즈니스 기자] 세계 최대의 자동차 판매 시장인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전 세계의 유명 브랜드들이 총출동한 ‘2016 베이징 국제 모터쇼’가 지난 4월 25일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5월 4일까지 열리는 이번 모터쇼는 올해 14회째로 지난 4월 25일 ‘미디어 데이’를 통해 먼저 언론에 공개됐다.
"대세는 SUV·전기차"…2016 베이징 모터쇼 현장
(사진) 현대차의 중국형 신형 ‘베르나’ 콘셉트 모델을 지드레곤이 소개하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변화를 향한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번 모터쇼는 규모부터 압권이었다. 23만㎡에 이르는 국제전람센터 중심인 신관은 동쪽에 E1~E4관과 서쪽에 W1~W4관이 서로 마주보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고 건물 외부에는 야외 전시장이 마련돼 있었다.

이 8개의 전시관에 중국과의 합작회사들과 중국 민간회사, 수입사 등 500여 개의 완성차 업체 및 부품 업체들이 빼곡히 홍보 부스를 꾸렸고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차량 33종을 포함해 1170여 대가 전시됐다. 전시장을 모두 돌아보는 데 하루는 턱없이 부족할 정도다.

이곳 전시장에서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28%를 차지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모델들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뽐냈다.

특히 중국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각종 SUV 모델들이 전진 배치됐고 현대차·기아차를 포함한 메르세데스-벤츠·폭스바겐·아우디·BMW 등의 글로벌 업체들은 각사의 전략 차종 중심 모델을 소개하는 한편 친환경차도 대거 전시했다.
"대세는 SUV·전기차"…2016 베이징 모터쇼 현장
(사진) 쉐보레의 신개념 콘셉트카. /차완용 기자

◆ SUV와 사랑에 빠진 중국인들

2016 베이징 모터쇼의 주인공은 단연 SUV였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인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전체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성장했다.

이 기간 세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5% 감소했지만 SUV 판매량은 42.1% 증가한 211만 대를 기록해 내수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국의 열악한 도로 사정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들이 SUV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SUV를 대거 선보였다. 우선 기아차는 국내 최초 소형 하이브리드 SUV인 ‘니로’를 전략 차종으로 선택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니로는 중국에 판매 중인 SUV 중 최고 수준인 리터당 19.5km의 연료소비효율을 자랑하며 올 하반기 중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차도 신차는 아니지만 ix25, 중국형 투싼, 중국형 싼타페, 그랜드 싼타페 등 SUV를 소개했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롱 보디 모델인 준중형 SUV ‘티볼리 에어(현지명 XLV)’와 ‘코란도 C(현지명 코란도)’, ‘렉스턴 W(현지명 렉스턴)’ 등 총 6대의 모델을 전시했다.

모터쇼를 찾은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중국 전역의 네트워크를 통해 6월부터 티볼리 에어를 본격적으로 판매할 것”이라며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는 중국 SUV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토종 업체들은 SUV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다. 중국의 창청자동차·체리자동차는 모터쇼에서 1000만원대의 SUV를 공개했다. 중국 자동차 판매 1위 업체인 상하이자동차는 중국의 정보기술(IT) 업체인 알리바바와 함께 개발한 SUV ‘롱웨이 RX5’를 선보였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SUV 신차들을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다목적 SUV와 감성적 매력의 쿠페를 조화시킨 ‘더 뉴 GLC 쿠페’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인피니티는 중형 SUV ‘QX 스포츠 인스피레이션’ 콘셉트카를, 혼다는 중형 SUV ‘UR-V(가칭)’, 마쓰다는 ‘CX-4’ 공개 행사를 가졌다.
"대세는 SUV·전기차"…2016 베이징 모터쇼 현장
(사진) 중국의 IT기업 알리바바와 함께 개발한 상하이자동차의 SUV ‘롱웨이 RX5’. /연합뉴스

◆ 테슬라 모델X 시승 기다리며 긴 줄

이번 모터쇼는 첨단 자동차의 향연이기도 했다. 특히 ‘모델3’로 전 세계적 전기차 열풍을 일으킨 테슬라 부스에는 많은 사람이 차량을 타 보기 위해 긴 행렬을 잇는 등 인기를 실감 나게 했다. 이번 행사에 테슬라는 출시 예정인 모델3가 아닌 최초의 SUV 전기차 ‘모델X’를 들고나왔다.

중국의 IT 기업 러에코(LeEco)는 전기로 구동하는 콘셉트카 ‘러시(LeSEE)’로 테슬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러에코는 러시가 순수 전기차인 동시에 자율 주행차이자 스마트카라고 소개했다.

일본 닛산도 지난해 도쿄 모터쇼에서 발표한 자율 주행차 ‘IDS 콘셉트카’를 선보였고 중국 자동차 판매 1위 상하이차도 중국 알리바바와 함께 개발한 ‘RX5’를 공개했다. BMW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 BMW i8을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는 국내에서 지난 1월 출시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중국 최초로 공개하고 하반기 중국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부스 뒤쪽에 별도로 공간을 만들어 앞으로 출시될 예정인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또 중국 20~30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도심형 중소형차를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월 3만 대 이상 팔리는 인기 모델인 ‘베르나(국내명 엑센트)’의 후속 소형 세단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베르나 신형 모델은 올해 하반기부터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된다.

cw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