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신인맥⑪ 신세계그룹]
1993년 이마트로 대형마트 시대 열어…SSG닷컴·신세계TV쇼핑 ‘도전’
국내 첫 신용카드서 쇼핑 테마파크까지…신세계의 '끝없는 유통 혁신'
(사진) 신세계의 모태인 동화백화점. /신세계그룹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서울 중구 충무로 1가에 자리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신세계그룹의 모태다.

지금의 신세계 본점 건물은 1930년 일본 ‘미스코시백화점 경성점’으로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백화점이다. 미스코시는 일제강점기를 지나 1955년 ‘동화백화점’으로 상호를 바꿔 영업을 계속하다가 1962년 동방생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삼성그룹이 1963년 7월 동방생명을 인수하면서 동화백화점 또한 삼성 계열로 편입됐고 같은 해 11월 신세계백화점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후 신세계는 대한민국 유통사에 수없이 많은 ‘최초·최고·최대’의 기록을 써 가며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 중국·베트남·몽골 진출
국내 첫 신용카드서 쇼핑 테마파크까지…신세계의 '끝없는 유통 혁신'
국내 최초 직영 백화점의 틀을 갖춘 신세계는 이후 다양한 기획 행사와 문화 행사를 바탕으로 백화점 마케팅을 확대해 나갔다.

1969년 고객에게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새로운 결제 방식을 도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록 삼성그룹 간부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 사업이었지만 국내 최초로 크레디트카드를 도입한 획기적인 시도였다. 신세계가 처음 도입한 신용카드는 1996년 한국기네스협회로부터 국내 최초 신용카드로 공인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은 1973년 미국 의류 브랜드 맥그리거와 계약하고 이듬해 초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백화점 최초로 해외 브랜드를 들여와 판매한 것이다. 1984년에는 영등포점을 오픈하며 ‘다점포 백화점 시대’를 열었다.

신세계는 새로운 도약과 전진을 위해 1991년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했다. 독립 이후 신세계백화점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1995년 광주점을 오픈했고 인천점(1997년)과 마산점·서울 강남점(2000년)도 차례로 문을 열었다.

신세계는 1993년 국내 최초의 대형 마트인 이마트 창동점을 오픈하며 유통 혁신의 서막을 알렸다.

지금과 달리 창고형 할인 매장 형태에 가까웠던 당시 이마트 창동점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개점 첫날 운집한 약 2만7000명을 대상으로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면서 업계에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마트는 23년이 흐른 현재 12조8000억원(2015년 총매출 기준)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1등 마트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마트의 도전은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마트는 1997년 국내 유통 업계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중국 이마트 1호점인 ‘취양점’을 오픈했다.

이마트는 이후 매장을 28개까지 늘렸지만 경쟁 심화와 건물 임차료 및 인건비 등이 빠르게 증가하며 경영난을 겪었다. 이마트는 경영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2011년부터 적자 점포를 정리하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현재 중국 내에는 8개 매장만 남은 상태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둘째 해외 진출국인 베트남에 ‘고밥점(1호점)’을 오픈했다. 신세계는 이마트의 중국 사업 실패를 교훈 삼아 고객 소비성향 분석은 물론 철저한 매장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마트는 7월 28일 몽골 올란바토르 중심가인 수흐바트르에도 몽골 이마트 1호점을 오픈했다. 몽골 1호점에는 오픈 한 시간 만에 3000여 명의 인파가 몰리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세계 최대·서울 최대’ 백화점으로 도약
국내 첫 신용카드서 쇼핑 테마파크까지…신세계의 '끝없는 유통 혁신'
(사진)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가 운영하는 백화점은 11개로 경쟁 백화점들에 비해 점포 수가 가장 적다. 하지만 11곳 대부분이 ‘지역 대표 백화점’의 위상을 굳히고 있다.

전국 백화점 매출 상위 10위 점포에 신세계가 네 곳(강남점·센텀시티점·본점·인천점)을 차지하고 있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점포 수를 늘리는 대신 각 점포의 규모와 효율을 중시하는 차별화 전략인 ‘압도적 상권 넘버원 전략’을 추구해 온 결과다.

신세계는 2009년 국내 최대 복합 쇼핑몰 센텀시티점을 오픈, 대한민국 백화점 역사를 새로 쓰면서 주목받았다.

부산 센텀시티점은 총면적 29만3905㎡(약 8만8900평)로 세계기네스협회로부터 세계 최대 규모 백화점 인증을 받았다. 기존 세계 최대 백화점은 뉴욕 메이시백화점이었다.

센텀시티점은 세계 첫 쇼핑과 온천을 결합한 복합 쇼핑몰로 기획됐다. 루이비통·에르메스·샤넬 등 주요 명품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업계 최초로 나이키·애플 등 글로벌 브랜드의 메가숍을 도입했다. 초대형 영화관과 문화홀·갤러리·골프레인지·아이스링크 등 쇼핑·문화·엔터테인먼트를 하나로 결합해 유통의 새 패러다임을 창조했다.

센텀시티점은 올해 3월 기존 야외 주차장 부지(1만8499㎡)에 영업 면적 5만9504㎡(약 1만8000평) 규모의 라이프스타일센터를 추가 오픈했다.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 키즈 전문관, 식음 시설, 면세점 등으로 구성한 차별화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시내 최대 백화점도 신세계의 몫이다. 신세계 강남점은 증축 리뉴얼 공사 시작 17개월 만인 지난 3월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으로 재탄생했다.

강남점은 신관 6개 층(6~11층)을 증축하고 지하 1층 매장을 확장하는 등 영업 면적을 5만5500㎡(약 1만6800평)에서 8만6500㎡(약 2만6200평)로 늘렸다. 기존 서울 시내 최대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잠실점이었다.

신세계 강남점 입점 브랜드는 수는 1000여 개로 증축 전보다 400개 이상 늘었다.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맞춘 슈즈·컨템포러리·아동·생활 등 4개 전문관도 새롭게 선보였다. 각각의 전문관을 편집매장 형태로 조성해 브랜드 간 경계를 허물고 특정 콘셉트에 맞춰 상품을 진열하는 차별화도 꾀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올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1조7000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강남점은 3년 안에 매출 2조원을 달성해 국내 1위 백화점 자리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올해 서울 시내 면세점을 신규 오픈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지난해 말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신세계그룹은 지난 5월 18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을 오픈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신세계 본점 신관 8~12층에 영업 면적 1만5138㎡(약 4580평) 규모로 조성했다.

설화수·후·헤라 등 한류 대표 화장품은 물론 수제 향수 바이레도, 이탈리아 천연 화장품 산타마리아 노벨라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K뷰티존, K캐릭터샵, 전통 기프트샵 등 3대 K컬처 콘텐츠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온라인 혁신으로 재도약
국내 첫 신용카드서 쇼핑 테마파크까지…신세계의 '끝없는 유통 혁신'
신세계는 오는 9월 그룹의 모든 사업 역량을 집중 투입한 ‘스타필드 하남’을 오픈한다. 스타필드 하남은 기존 지역 쇼핑몰과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쇼핑 테마파크 개념을 도입했다.

기존 국내 쇼핑몰은 먹고 마시고 구경하는 원스톱 쇼핑 공간 형태로 체류 시간이 최대 3~4시간에 불과하다. 신세계가 선보일 쇼핑 테마파크는 복잡한 도심 속 일상에서 벗어나 오랜 시간 쇼핑·여가·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 플랫폼을 제시할 전망이다.

스타필드 하남에는 백화점·영화관·키즈테마파크·엔터테인먼트 등의 대규모 시설이 들어선다. 총면적 44만㎡(약13만3000평), 축구장의 약 70배에 달하는 크기다.

총투자비는 약 1조원이다. 명품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SPA(생산 유통 일괄) 브랜드, 패션 브랜드 등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구성의 명품 쇼핑몰을 선보인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다양한 카테고리 전문점도 갖출 계획이다.

신세계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맞춰 온라인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걸음도 재촉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 강자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이마트·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 역량을 활용, 공격적 온라인·모바일 전략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신세계는 오프라인과 SSG닷컴·SSG페이·신세계TV쇼핑 등을 연계한 온라인 유통 채널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의 대표 온라인 복합 쇼핑몰인 SSG닷컴은 이마트몰의 당일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이마트몰은 배송 서비스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 보강 차원에서 올 초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의 명칭을 ‘네오(NE.O)’로 바꿨다. 네오는 차세대 온라인 점포(NExt generation Online Store)의 준말이다.

이마트몰은 둘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네오 002(김포센터)’를 지난 2월 오픈했다. 김포센터는 기존 ‘네오 001(보정센터)’의 2배 규모다. 이마트몰은 2020년까지 서울·수도권 지역 네오를 6개까지 늘려 55%인 당일 배송 수준을 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SSG닷컴은 유기농, 피코코, 명품 브랜드 등 카테고리별 숍인숍 형태의 온라인 전문관도 강화하기로 했다. 각 전문관은 동일 카테고리 상품은 물론 식자재 요리법, 의류 제품 코디법 등 상품 활용에 필요한 사항부터 브랜드 소개까지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지난해 7월 선보인 SSG페이는 지난 6월 기준 190만 설치자 수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SSG페이는 이마트·백화점·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의 모든 유통 채널에서 이용 가능한 간편 결제 서비스다. 바코드 스캔 한 번으로 결제, 포인트 적립, 쿠폰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신세계포인트·OK캐쉬백·하나머니 등 멤버십 포인트를 SSG머니로 전환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선불형 간편 결제 서비스도 SSG페이의 특징 중 하나다.

신세계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신세계TV쇼핑을 통해 T커머스 시장에 대한 도전도 이어 간다.

신세계TV쇼핑은 이마트의 우수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홈쇼핑 채널과 차별화한 색다르고 재미난 콘텐츠를 지속 생산 중이다. 판매 상품과 연관된 장소를 섭외해 스튜디오가 아닌 외부에서 촬영을 진행하는가 하면 상품 정보를 직접 체험하고 소개하는 신개념 영상 서비스인 ‘비디오 PICK’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제공한다.

신세계는 급성장하는 온라인·모바일을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SSG닷컴·SSG페이·신세계쇼핑 등 자체 온라인 채널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 마켓 리더로서의 혁신을 이어 갈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의 유통 혁신 등 온라인 강자로 거듭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경쟁자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시점에서 온라인·모바일에서도 신세계다운 신세계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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