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 증가 등으로 고전…신규 사업 앞선 하나투어·모두투어 ‘주목’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파트1 여행’을 선정했다.
지 애널리스트는 “여행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성장세에 있다”며 “향후 성장성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여행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여행사 설립 쉬워 ‘우후죽순’
여행 업종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명절이 되면 공항 터미널엔 어김없이 해외여행객들로 붐비지만 주식시장에서 여행 업종의 주가는 줄곧 곤두박질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이 바로 여행업에 투자할 때’라고 말한다. 신사업 투자에 따른 적자가 계속되고 있지만 여행업은 여전히 장기적인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다.
지금은 일반화된 해외여행이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해외 사례를 분석해 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이 4000달러에 도달할 때 본격적으로 그 나라의 해외여행이 대중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한국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은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을 향유하기 시작했다. 1987~1988년 1인당 GDP가 4000달러에 근접하면서부터 출국자가 크게 증가하기 시작하며 이후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16%를 기록했을 정도다.
지난 26년간 고성장을 지속해 온 여행 산업은 여전히 구조적인 성장기에 있다. 이는 일본·영국·프랑스 등의 해외 사례에서도 증명된다. 1인당 GDP 4000달러에서 2만 달러까지는 해외여행객이 무리 없이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행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인구가 5000만 명밖에 안 되는 나라에 여행사가 너무 많다. 2000년 기준 4989개였던 여행사는 2016년 2분기 말을 기준으로 무려 1만4772개가 난립해 있다. 관광진흥법 시행령 내 일반 여행업 등록 기준을 볼 때 진입 장벽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자본금 2억원 이상, 사무실에 대한 소유권이나 사용권, 이 둘만 있으면 누구나 여행사를 설립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수의 소형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여행업은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된 지 오래다. 여행사에 가장 중요한 공급처는 항공사다.
그런데 항공권을 받는 조건은 철저히 전년 실적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클수록 더 좋다(The Bigger, The Better)’는 산업 패러다임에 의거해 대형사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및 모바일 사용량의 증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자유여행 및 에어텔(항공권+호텔) 시장 확대 등으로 여행을 향유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2005년 60%에 달했던 패키지 여행의 비율은 2015년 28%까지 축소된 반면 자유여행의 비율은 2005년 40%에서 2015년 60%까지 상승했다.
셋째, 미디어의 발달로 외부 영향에 대한 여행객의 민감도가 증가했다.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벤트(특히 악재)가 빠르게 확산되며 여행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
여행주의 주가는 악재가 발생했을 때 여행 송출객 급감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곤두박질했지만 1~2년 후 여행 시장이 다시 살아날 때에는 그 어느 산업보다 빠른 회복 속도를 보였다. 이는 여행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투어, 호텔 4개 운영 중
변화된 환경 속에서 여행업체들은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점에 봉착했다. 여행 산업이 현재 직면한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패키지 여행과 달리 자유여행의 인센티브율이 4%를 넘어 크게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 예전에 비해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데다 투자 진행 중인 신규 사업의 성장성만 확인했을 뿐 단기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바로 여행주에 투자할 적기’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분기 여행주는 최근 4년 중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행주 주가는 현재 더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차츰 바닥을 다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금이 바로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두 업체는 모두 2012년부터 호텔 사업(3~4성급 비즈니스호텔)을 추진해 왔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과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 양쪽의 시너지를 노린 신사업이다.
하나투어는 2012년 센터마크를 시작으로 현재 서울 사대문 안에 4개를 확보했다. 모두투어는 제주도 로베로(지분 100%) 호텔을 비롯해 ‘스타즈(STAZ)’라는 브랜드로 수도권에 총 3개를 운영 중이다.
향후 자회사 ‘모두리츠’를 통해 적극적인 호텔 리츠(호텔의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는 비즈니스 모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모두리츠는 영업 범위를 국내뿐만 아니라 모두투어 본사의 해외 거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호텔까지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2020년까지 총 3000객실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비즈니스호텔 투자는 내국인 출장 수요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성장 동력이자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웨딩·식음료(F&B) 등 특급 호텔이 통상적으로 수반하는 큰 비용 관련 사업이 없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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