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트럼프 효과’에 상승세 탄 구릿값… 풍산 주가도 고공 행진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당선 이후 구릿값이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올 들어서만 30% 정도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인 지난 11월 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3개월 선물 가격이 톤당 5044달러였던 것이 11월 28일 톤당 5935.50달러까지 치솟았다. 20일 사이에 약 17% 뛰어오른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15일 톤당 4310.50달러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연중 저점보다 37% 정도 급등했다.

지난 12월 15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통상 달러 가격 상승은 원자재 가격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월 15일엔 톤당 5682.5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11월 8일과 비교하면 13%가량 높은 가격이다.

국제 구리 가격이 상승 기조를 이어 가는 데는 ‘트럼프 정책’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인프라 투자에 약속한 정부 지출 규모는 첫 임기 4년 동안에만 5000억 달러다. 이에 따라 창출되는 구리의 신규 수요만 13만 톤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지난 1년간 계속된 글렌코어 등 세계 최대 광산 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구리의 공급과잉 우려가 크게 낮아진 것 또한 구릿값의 상승세를 부추겼다. 대표적 산업 금속인 구리는 산업 용도가 가장 다양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벤치마크 지표로 사용되며 ‘닥터 쿠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구릿값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구리 합금 소재 제조 회사인 풍산의 주가도 고공 행진 중이다. 원재료인 구릿값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풍산은 지난해 매출의 73%를 구리 합금 소재와 구리 가공품 제조 사업에서 거뒀다. 지난 11월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종가 3만5100원을 기록한 풍산은 12월 16일 4만2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 20% 상승한 가격이다.
‘트럼프 효과’에 상승세 탄 구릿값… 풍산 주가도 고공 행진
viva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