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 성숙기 진입한 모바일 게임]
모바일 게임 집중도 심화…출혈 경쟁·외산 게임 공격
성숙기 진입한 '모바일 게임'…'빛 좋은 개살구' 우려도
(사진)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인 지스타가 11월 1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되자 일반 관람객들이 줄을 서 전시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2016년은 모바일 게임의 원년으로 통했다. 지난해에 이어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격하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모바일 게임의 점유율 50% 돌파도 머지않았다는 분석이다.

PC 온라인에서 모바일로의 이동은 단순히 기기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에 짬을 내 게임을 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며 게임이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유통 플랫폼의 다변화로 국가 간 장벽도 사라졌다.

달라진 게임 판도는 개발자의 삶마저 크게 바꿨다. ‘레드오션’ 모바일 시장에서 신작 개발에 따른 업무 부담이 커지며 게임 산업의 메카인 판교와 구로 일대에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란 오명이 따라붙었다.

어떤 이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어떤 이는 시스템을 벗어나 1인 개발자의 길을 택했다.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든 모바일 게임 시대, 명과 암을 조명했다.
성숙기 진입한 '모바일 게임'…'빛 좋은 개살구' 우려도
(표) 국내 게임시장의 규모와 전망. /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펴낸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10조7223억원)보다 5.6% 늘어난 11조319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PC 온라인 게임 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운 덕분이다. 플랫폼별로 보면 올해 모바일 게임은 전년보다 1.9%포인트 오른 34.4%, PC 온라인 게임은 3%포인트 하락한 46.3%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이러한 모바일 게임 집중도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의 점유율이 여전히 높지만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에 따라 온라인 게임 시장의 매출이 감소하거나 정체되고 모바일 게임은 앞으로 수년 내 온라인 게임을 넘어 점유율 50%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내년부터 모바일 게임의 상승세가 점차 둔화돼 지금의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이 10% 이내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진흥원 관계자는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게임 업체들이 전 세계 게임 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며 “국내 모바일 게임은 현재 급격한 성장기를 겪고 있지만 곧 성숙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흥원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의 성장률은 지난해 19.6%에서 올해 11.7%로 떨어진 뒤 2017년과 2018년 각각 8.9%, 5.2%로 내려앉을 것으로 분석된다.

게임업계 또한 장밋빛 전망보다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PC 온라인 게임보다 비교적 짧은 제작 기간에 고수익 창출을 노릴 수 있는 모바일 게임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게임사 간 출혈경쟁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을 필두로 한 외산 게임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모바일 게임 시대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더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성숙기 시대의 ‘성장 카드’로 ▷지식재산권(IP) 확보 ▷해외(글로벌) 진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 ▷인수·합병(M&A) 등을 꺼내들고 있다.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6’은 게임 업체의 미래를 여실히 증명하는 자리였다. ‘스타워즈’,‘리니지’,‘다크어벤저’,‘아톰’,‘뮤’ 등 초대형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과 VR·AR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신작들이 베일을 벗었다.

글로벌 전쟁도 보다 본격화할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마켓과 같은 유통 플랫폼이 국가 간 장벽을 허물면서 1인 개발자부터 중·대형 게임사까지 최대 시장인 중화권은 물론 꿈의 무대인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모바일 게임의 성장에 따라 수출 규모 또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모바일 게임의 수출 규모는 12억2030만 달러로 온라인 게임(19억7981만 달러)에 이어 2위다. 이는 전년보다 1억2111만 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내년에도 크고 작은 M&A가 계속될 전망이다. 레드오션에 접어든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M&A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거나 유명 IP를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M&A”라며 “이는 과열된 경쟁 체제에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효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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