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인사이트]
예산·예천·안성 등 ‘최근 미분양 증가’ 지역 살펴야
주택 공급과잉의 진실2
[한경비즈니스=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지난번 공급과잉 우려가 과장됐다는 점에 대해 지적했다. 2008년 이후 공급이 적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2015년이나 2016년의 공급이 상당히 많다고 보이지만 기준을 과거로부터 잡으면 상대적으로 공급과잉의 정도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 이윤을 추구하려는 자본주의 경제의 특성상 공급은 지속되고 이는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면 언제부터 공급과잉이 문제가 될까.

은 국토교통부에서 인허가를 내준 물량을 정리한 것이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년간 수도권의 인허가 건수는 월평균 1만5013가구, 지방은 1만5870가구였다. 수도권은 2014년 4분기부터 2015년 4분기까지 1년 3개월간 인허가 물량이 과거 20년 평균치를 51%나 웃돈다.

그런데 통상 입주 시기는 인허가 시점으로부터 3년 정도 후인 것을 감안하면 2017년 4분기부터 2018년 4분기까지 5분기 동안 수도권은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것을 예고한다. 하지만 2019년에 들어서면 입주 물량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오게 된다. 건설사들이 공급을 자제했다기보다 아파트를 지을 택지가 고갈돼 가고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 단순히 지역 공급 물량만 살피면 오류

지방은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가 수도권보다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2분기부터 입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8년 2분기까지는 과거 20년 평균치의 6% 정도밖에 늘어나지 않는 수준이니 큰 고비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18년 3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는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과거 평균치보다 무려 60%나 입주 물량이 많아지는 것이다.

결국 수도권은 2017년 4분기부터 2018년 4분기까지, 지방은 2018년 3분기부터 2019년 3분기까지 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세난’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지역이 공급과잉에 빠졌는지 아닌지를 알고자 할 때 단순히 그 지역의 공급 물량만을 보면 곤란하다. 예를 들어 A지역에 1만 가구가 공급되고 B지역에 1000가구가 공급됐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A지역이 B지역보다 열 배나 많이 공급됐으므로 공급과잉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데 있다. A지역은 주택 수요가 많아 미분양이 한 채도 발생하지 않았고 B지역은 미분양이 50가구나 발생했을 수도 있다.

결국 어떤 지역에 공급이 얼마나 많이 됐는지 여부보다 그 지역에서 그 공급 물량이 소화됐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공급과잉 여부를 따지는 가장 확실한 지표는 미분양 물량이다.

전국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지역은 2016년 10월 말 기준으로 경기도 용인시로 무려 4260가구나 몰려 있다. 그다음은 경남 창원(3742가구), 경기 평택(3394가구), 충남 천안(3238가구), 경기 안성(1919가구) 순으로 미분양이 많다.

미분양이 많은 도시 상위 5개 도시 중 수도권 남부 지역이 무려 3개나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보면 수도권의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몰려 사는 곳이다. 사람이 많으니 주택 수도 많을 것이고 주택 공급도 많게 되니 미분양도 늘어난 것이다.

◆ 기준에 따라 공급과잉 지역 달라
주택 공급과잉의 진실2
이런 기준으로 보면 충남이 1.15%로 가장 심각하고 그다음은 경북(0.71%)·충북(0.68%)·경남(0.63%)·강원(0.41%) 순으로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주로 충청권과 영남권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지역을 살펴보면 충남 예산(4.5%), 경북 예천(4.2%), 인천 중구(3.9%), 경기 안성(2.8%), 충북 진천(2.8%) 순으로 심각하다. 수도권에서는 영종도가 있는 인천 중구(3.9%)와 안성(2.8%)·평택(2.1%)·용인(1.3%)·의왕(0.9%)·오산(0.7%)·남양주(0.6%)·광주(0.5%)가 전국 평균 이상 지역이다.

나머지 지역은 전국 평균 수준도 되지 않는다. 결국 수도권에서는 이 8개 지역에서만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다. 의왕은 최근 미분양이 발생된 곳이 없는 데도 수도권에서 다섯째로 미분양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의왕에는 500여 가구의 미분양이 남아 있는데, 이것은 모두 2012년 이전에 발생된 건이다. 최근에는 미분양이 발생되지 않았지만 누적 통계치가 계속 이월되기 때문에 미분양이 수도권에서 다섯째로 많은 지역으로 낙인찍힌 것이다.

어디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분석에는 과거에 발생된 미분양 물량까지 포함할 필요가 없다. 이 때문에 가장 미분양이 적었던 2015년 4월부터 최근(2016년 10월)까지 미분양 증가가 많았던 곳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런 기준으로 조사해도 충남(0.83%)·경북(0.58%)·충북(0.54%)·경남(0.48%)·전북(0.27%) 지역이 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남 예산(3.93%), 경북 예천(3.52%), 경기 안성(2.78%), 전남 나주(2.21%), 강원 고성(2.16%)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에서는 안성(2.78%), 인천 중구(2.03%), 평택(1.97%)이 심각한 수준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다. 광주(0.41%)·남양주(0.37%)·용인(0.30%)·연천(0.29%)·오산(0.23%) 지역도 전국 평균 이상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다.

1년 6개월간 이들 지역에 미분양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은 그 지역이 소화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공급이 같은 기간 중에 발생했다는 의미이므로 공급과잉 지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준에 따라 공급과잉 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단순히 미분양 물량만 보면 용인은 전국 1위다. 하지만 그 지역의 가구 수 대비로 분석하면 용인은 전국 17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미분양 증가율을 기준으로 하면 용인은 전국 42위 지역에 불과하다.

과거에 발생된 누적 물량이 문제이지 최근에는 미분양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과잉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a-cute-bear@hanmail.net

[기사 인덱스]
- 주택 공급과잉의 진실
- 주택 공급과잉의 진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