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찾아라…불꽃 튀는 신약 전쟁]
-SK바이오팜, 수면 장애 치료 신약 FDA 승인 앞둬…글로벌 자체 임상 노하우 공유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 “임상 3상 뇌전증 신약, 미국서만 연 1조원 매출 기대”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SK바이오팜은 1993년 신약 개발을 시작한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중추신경계 분야 혁신 신약 개발에 힘써 왔다. 1996년 우울증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개발,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시험 진행 승인(IND)을 획득한 이후 국내 최다인 16개의 IND를 FDA로부터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2016년 498억원, 지난해 851억원을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기존 제약사와 달리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등 20년 이상 쌓은 노하우를 국내 제약사와 공유하는 ‘공동 개발 사업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 “임상 3상 뇌전증 신약, 미국서만 연 1조원 매출 기대”
약력 : 1961년생. 1983년 인하대 생물학과 졸업. 1986년 인하대 생물학 석사. 1991년 미국 텍사스A&M대 생물학 박사. 1993년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원. 1996년 금호석유화학 금호생명과학연구소 입사. 2001년 SK(주) 입사. 2013년 SK바이오팜 신약사업부문장·COO(전무). 2017년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현). /사진=서범세 기자

▶주요 파이프라인의 FDA 허가를 눈앞에 둔 상태입니다.

“지난해 12월 21일 미국 재즈와 공동 개발 중인 수면 장애 치료제 ‘SKL-N05(솔리암페톨)’의 FDA 신약 승인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이르면 내년 초 미국 시판이 가능할 전망이고요.

SK바이오팜은 미국 판권을 보유한 재즈로부터 로열티를 받고 일본·중국 등 아시아 12개국에서 제품을 직접 판매할 예정입니다.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YKP3089)’는 올해 상반기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연내 FDA에 신약 허가(NDA)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미국에서만 연간 1조원의 매출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급 신약인데요, 사실 이 신약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수면 장애 치료제를 재즈에 넘겼습니다.”

▶최근 외국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했죠.

“올 1월 미국 및 유럽 희귀 신경계 질환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전문성을 갖춘 글라이식스와 ‘YKP10811(렐레노프라이드)를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합작 투자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투자자 모집 차원의 조인트벤처라고 할 수 있는데요, 뇌전증 신약은 자체 개발하고 수면 장애 치료제는 라이선스 아웃을 통해 재즈가 주도하고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제는 글라이식스와 함께 개발하는 전략으로 꾸려갈 생각입니다.”

▶글로벌 마케팅이 가장 중요하겠군요.

“보통 제약사들은 임상 3상을 시작하면서 마케팅 전략을 세웁니다. NDA 1년 전에는 마케팅 시스템을 다 갖춰야만 하죠.

허가 기간이 보통 2년 정도 소요되는 걸 고려해 미국에서 뇌전증 신약을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하에 차근차근 준비 중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국 내 다양한 콘퍼런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업계 전문가들에게 SK바이오팜과 파이프라인을 적극 홍보할 계획입니다.”

▶상장 작업도 진행 중이죠.

“어떻게 하면 시장에서 회사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굉장히 여러 각도로 논의하고 있어요. 최태원 회장도 굉장히 관심을 가지는 부분이고요. 조만간 상장 시점 등에 대해 어느 정도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2011년 4월 그룹 지주사인 SK(주)가 ‘라이프 사이언스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SK바이오팜을 설립하면서 자체적으로 나스닥 상장 목표를 제시한 바 있는데요. 이후 그 목표가 바뀌었던 적은 없어요.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 상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다각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일단 뇌전증 신약의 NDA가 우선이고요. 기업공개(IPO)에 앞서 수천억원대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이프라인 확보 등을 위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있습니까.

“SK그룹이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한 회사이기 때문에 관련 추측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자금 확보가 우선이죠. IPO의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국내에 좋은 기업이 있다면 M&A나 컬래버레이션도 가능합니다.

특히 미국엔 M&A 시장이 활짝 열려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또한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라이선스 인’하기 위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를 뒤지고 있어요. 하나의 임상 시험에 투자하는 비용만 최소 2000억원이 소요되는 만큼 신중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자체 신약을 상업화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라이선스 인이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향후 뇌전증 신약을 상업화하면 상황이 달라질 겁니다.”

▶R&D 추진 방향은요.

“중추신경계 분야에 대한 R&D는 꾸준히 지속할 생각이고요. 20년 넘게 전문성을 갖춘 만큼 특성을 계속 살려 나갈 생각입니다. 항암제 분야에 대한 R&D도 최근 시작했는데, 사실은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게 목표입니다.

SK는 왜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뛰어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쪽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물론 복제약이 오리지널에 비해 저렴해 시장 경쟁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내성 부분인데요, 질병의 형태가 계속 변하는 만큼 기존 의약품의 내성을 극복할 신약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선 한국에서 전 세계를 상대로 신약을 가지고 제대로 제약 사업을 하는 롤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2020년 기업 가치 10조원의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게 1차 목표고요,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올해 사업 목표가 궁금합니다.

“SK그룹 차원에서 ‘공유 경제’가 화두입니다. SK바이오팜은 20년 이상 임상하면서 쌓은 경험이 굉장히 많습니다.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기술수출 없이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 내부적으로 축적된 독보적 노하우와 경험은 국내 제약사들의 글로벌 진출에도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산을 국내 기업과 공유하는, 단순한 형태가 아닌 협력적 공동 개발 사업 모델(공동 연구, 기술수출 등)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계획 단계지만 조만간 논의 과정을 통해 구체적으로 안을 만들 예정입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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