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 트렌드 한층 강화…스포츠·예술 등 ‘산업별 맞춤 교육’ 도입도
‘시대에 맞는 인재’ 한국형 MBA의 화두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한국형 경영전문대학원(MBA)’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원자 수만 봐도 알 수 있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대학 알리미’를 통해 집계한 결과 지난해 한국형 MBA를 개설 중인 13개 대학(카이스트 제외)의 지원자 수는 3161명으로 전년(3708명) 대비 약 14.7% 감소했다. 한때 지원자가 매년 4000명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 눈길

우선 MBA 과정은 단순하게 경영이라는 학문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습득한 이론을 실제 상황에 효율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강도 높은 실무 경영 훈련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향후 조직을 이끌어 갈 ‘핵심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학습량이 많고 수업 과정도 빡빡해 진학 결심이 쉽지 않다. 또한 MBA 출신들이 많아지면서 MBA 학위가 고액 연봉이나 승진을 보장해 주던 시대도 끝났다.

이에 대응해 한국형 MBA 과정을 개설한 각 대학들도 다양한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다시 한 번 부흥을 꿈꾸고 있다.

조직을 이끌어 가기 위한 핵심 인재 양성이란 목표에 발맞춰 한국형 MBA도 진화하는 모습이다. MBA를 개설한 대학들은 최근 특화된 교육과정을 통해 이른바 ‘사회가 원하는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내부에서도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글로벌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고 역량을 집중하는 곳들이 눈에 띈다.

대부분 국내 기업들의 시선은 내수를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향해 있다. 여기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MBA 과정 역시 점차 해외 대학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등 국제화 역량을 강화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성균관대와 중앙대 MBA를 꼽을 수 있다.

성균관대 MBA ‘SKK GSB’는 그간 주간 풀타임 MBA, 야간 프로페셔널 MBA, 주말 이그제큐티브 MBA 등 총 3개 과정을 운영해 왔다.

세계적인 수준의 비즈니스 스쿨을 만든다는 설립 취지에 어긋나지 않게 모든 과정을 100% 영어로 진행하고 있고 해외 복수 학위 취득을 포함하는 등의 노력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MBA가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실시하는 글로벌 MBA 평가에서 7년 연속 한국 1위를 차지했다.

올해부터는 MMS(Master in Management Studies) 과정을 신설해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기반을 더욱 강화했다. MMS는 프랑스 에덱(EDHEC), 미국 UC버클리 하스스쿨 등 세계 명문 MBA와 공동 운영하는 복수 학위 과정이다.

MMS를 듣는 학생들은 에덱에서 6개월, SKK GSB에서 6개월, US버클리 하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하며 경영 전문 지식은 물론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 기술혁신과 연계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앙대 MBA도 국제화 역량 강화를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중앙대 MBA는 크게 ‘글로벌 MBA(풀타임)’와 ‘CAU 리더 MBA(야간·주말)’로 나눠진다.

이 중에서 글로벌 MBA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흥 시장’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에 대한 수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첫 학기나 둘째 학기가 끝난 뒤 중국 명문 푸단대에서 재무학 석사 또는 경제학 석사 복수 학위 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재학생들의 국제화 역량을 제고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해외 MBA를 경험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더 확대한다. 중국에 이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캘리포니아주립대 MBA와도 복수 학위 과정을 운영한다.

◆창업 위한 MBA 과정도 등장

그런가 하면 유망 산업 분야에 적합한 맞춤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특화된 과정을 개설한 곳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양대 MBA는 올해 ‘스포츠 비즈니스 트랙’을 신설했다. 한양대 MBA의 교육과정은 △한양 MBA △프로페셔널 MBA △인터내셔널 MBA 등 세 개다.
‘시대에 맞는 인재’ 한국형 MBA의 화두
과정마다 세부 트랙을 두고 있는데 프로페셔널 MBA 내에서 스포츠 비즈니스와 관련한 과정을 새로 마련했다. 그동안 오락과 흥미 활동의 범주에 머물렀던 스포츠 산업이 앞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생산 지향적 산업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예상에서 만들었다.

스포츠 비즈니스 트랙에서는 스포츠 전문 경영인을 양성해 내겠다는 목표 아래 스포츠 산업 지식과 경영을 접목한 교육이 이뤄진다.

건국대 MBA도 예술 디자인 경영에 특화된 ‘아트&컬처(Art & Culture) MBA’ 프로그램’을 올해 새롭게 만들었다.

경영 관련 전문 교수진이 제공하는 일반 경영학 분야와 예술 관련 교수들이 진행하는 디자인 분야의 강의를 접목해 관련 분야에 특화된 경영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이다.

경희대 MBA 역시 ‘외식 스타트업 MBA’, ‘스타트업 비즈니스 MBA’ 수업을 올해부터 개설했다. 외식 스타트업 MBA는 국내 최초로 개설돼 현장과 이론을 함께 연구하는 과정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 경영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타트업 비즈니스 MBA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 사례를 공부해 모든 분야의 창업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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