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식품업계 ‘펫팸족’ 취향 잡기 나서…홍삼 담은 영양제도 등장
반려동물 150만 시대…‘펫푸드’도 프리미엄 경쟁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5개월 된 요크셔테리어종 테리는 요즘 밥 먹는 시간이 즐겁다. 최근 부쩍 날씨가 더워지면서 입맛이 뚝 떨어진 테리를 위해 ‘엄마’ A 씨가 새로 사온 영양식 덕분이다. 새 밥은 전에 먹던 것에 비해 맛은 물론 향과 식감도 좋다. 배변도 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등록 반려동물은 97만 마리다. 미등록 반려동물을 고려하면 150만 마리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세 집 중 한 집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가 되면서 식품업계가 ‘펫푸드’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CJ제일제당·동원F&B·풀무원·하림 등 종합 식품 기업은 물론 KGC인삼공사와 빙그레도 뛰어들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9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 중 펫푸드 시장은 5500억원대로, 약 58%를 수입 브랜드가 장악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기업들은 차별화한 원료 등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펫팸(pet+family)족’에게 어필하고 있다.
반려동물 150만 시대…‘펫푸드’도 프리미엄 경쟁
(그래픽) 윤석표 팀장

◆CJ제일제당·하림, 웰빙 반려견 사료 각축전

1988년부터 반려동물 사료를 생산 중인 CJ제일제당은 2013년 ‘오프레시’ 브랜드를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펫푸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듬해엔 프리미엄 펫푸드 브랜드 ‘오네이처’를 선보이면서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오네이처는 국내 최초로 ‘카턴 팩’을 적용한 제품이다. 카턴 팩 방식은 우유 팩과 동일한 형태의 포장 방식이다.

오네이처의 카턴 팩 사료는 기존 제품에 비해 휴대가 편한 것이 특징이다. 한손으로 쥐고 사료를 먹이고 다른 한 손으로 반려견을 돌볼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보관도 편리하다. 별도의 밀폐 용기에 담을 필요 없이 용기 뚜껑을 닫기만 하면 된다. 신선도와 품질 유지를 위해 냉장 보관할 수도 있다.

오네이처는 원재료면에서도 민감한 반려견에게 맞게 설계했다. 연어 단백질 분자를 작게 만들어 식이성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소화 흡수율을 높이는 등 반려견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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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제일제당 ‘오네이처’.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최근 국내 최초로 사료 위에 유산균을 뿌려 먹는 신개념 토핑 펫푸드 ‘오네이처 하루케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산균은 반려견의 피부와 장 건강에 초점을 맞춰 ‘피부 유산균’과 ‘장 유산균’ 2종으로 구성했다. 반려견의 피부 가려움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CJLP PET-1’균과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돕는 ‘CJLP PET-2’균을 각각 적용했다.

사료도 특별히 신경 썼다. 연어와 고구마를 주재료로 반려견의 식이성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옥수수·콩·밀 등의 곡물 성분을 제거한 ‘그레인 프리’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펫푸드에서 지난해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2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임석환 CJ제일제당 펫사업팀장은 “토종 펫푸드 브랜드로서 국내 프리미엄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림그룹 계열사인 하림펫푸드도 지난해 6월 출범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모든 원료를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 등급의 원료를 사용하는 ‘100% 휴먼 그레이드 사료’를 추구한다.

하림펫푸드의 제품 라인업은 ‘더리얼 크런치’와 ‘더리얼 그레인프리’다. 더리얼 크런치는 휴먼 그레이드 원료에 합성 보존재나 향미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더리얼 그레인프리는 휴먼 그레이드 원료에 곡물 알레르기 최소화 레시피를 적용한 제품이다.

하림펫푸드는 올해 ‘더리얼 오븐베이크드’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휴먼 그레이드 고양이 사료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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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림 ‘더리얼’. /하림펫푸드 제공

하림펫푸드 관계자는 “국내 반려동물의 식문화 전반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풀무원, 애묘용 사료 시장 공략

1991년부터 애묘용 펫푸드를 생산해 일본에 수출 중인 동원F&B도 국내시장 공략에 본격 가세했다.

동원F&B는 올해를 국내 펫푸드 시장 공략 원년으로 삼고 최근 30억원을 투자해 창원 공장에 연간 1000만 개의 펫푸드 파우치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증설했다. 참치 원어를 활용해 애묘용 사료의 영양성을 살리는 특허 기술들을 바탕으로 펫푸드 사업을 2020년까지 연매출 1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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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원F&B ‘뉴트리플랜’. /동원그룹 제공

동원F&B는 최근 고양이 전용 영양식 ‘뉴트리플랜 스페셜데이’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시기별 필요 영양소와 참치 단백질은 물론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고양이에게 자연스러운 수분 섭취도 도울 수 있는 습식 캔 상품이다.

동원F&B는 올 1월 국내 최초로 횟감용 참치를 넣어 만든 최고급 영양 간식 ‘뉴트리플랜 고메트릿’을 선보이기도 했다. 3월 출시한 ‘뉴트리플랜 모이스트루’는 국내 최초로 참치 알을 넣어 만든 애묘용 습식 파우치다.

동원F&B 관계자는 “동원F&B는 선진 펫 시장인 일본에서 고양이 습식 캔 1위 브랜드와 27년간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을 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견 먹거리 브랜드 ‘아미오’를 운영하던 풀무원건강생활도 3월 반려묘를 위한 프리미엄 주식 ‘아미오 그레인 프리’를 출시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아미오 그레인 프리는 육식을 통해 영양을 섭취하는 고양이의 생리적 특성에 맞춰 육류 함량을 80%로 높였다. 병아리콩·렌틸콩·완두콩 등 혈당지수의 상승을 낮춰주는 원료를 사용하고 알레르기 위험 재료를 최소화한 그레인 프리 제품이다.

아미오 그레인 프리에는 반려묘의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풀무원의 특허 유산균 ‘PMO-08’도 함유했다. 반려묘가 제품을 신선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지퍼락이 부착된 소포장으로 나눠 담은 것도 특징이다.
반려동물 150만 시대…‘펫푸드’도 프리미엄 경쟁
(사진) 풀무원 ‘아미오’ 그레인 프리. /풀무원건강생활 제공

이라미 풀무원 아미오 제품 매니저(PM)는 “반려견 건강 먹거리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반려묘 프리미엄 식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KGC인삼공사 이어 빙그레도 출사표

KGC인삼공사는 2015년 10월 정관장 6년근 홍삼 성분 등을 함유한 프리미엄 반려동물 건강식 브랜드 ‘지니펫’을 출시하면서 펫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표 제품으로는 반려동물의 영양 상태와 면역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홍삼 함유 기본식 유기농’, 항산화·면역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홍삼&아로니아 함유 유기농’, 배변과 면역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홍삼&유카 함유 유기농’ 등이다.

최고 등급의 사료를 담은 ‘지니펫 더 홀리스틱’도 펫팸족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홀리스틱’은 사람도 먹을 수 있는 휴먼 그레이드 사료 등급을 뜻한다. 지니펫 더 홀리스틱은 정관장 6년근 홍삼 성분과 홀리스틱 원료를 결합한 제품이다.
반려동물 150만 시대…‘펫푸드’도 프리미엄 경쟁
(사진) KGC인삼공사 ‘지니펫’. /KGC인삼공사 제공

반려견 영양제도 눈길을 끈다. 피시 콜라겐과 정제 참치유 분말 등을 넣은 ‘홍삼 함유 스킨케어 타블렛’은 반려견의 피부 건강에, 글루코사민황산염과 초록입홍합분말 등을 담은 ‘홍삼 함유 조인트케어 타블렛’은 반려견의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제다.

최종현 KGC인삼공사 지니펫사업팀장은 “지니펫은 반려동물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소비자의 마음을 담아 영양 보급은 물론 면역력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유제품 전문 식품 기업 빙그레도 최근 펫푸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빙그레는 5월 말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 ‘에버그로’를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반려견 전용 펫밀크를 선보였다.

빙그레는 건국대 수의과대와의 공동 연구로 반려견의 장에서 분리 배양해 얻은 반려동물 전용 유산균주 2종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제품에 첨가했다. 유산균에 대한 임상 시험 결과 유해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장 내부를 유익한 환경으로 조성해 면역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것이 빙그레의 설명이다.
반려동물 150만 시대…‘펫푸드’도 프리미엄 경쟁
(사진) 빙그레 ‘에버그로’ 펫밀크. /빙그레 제공

빙그레 관계자는 “에버그로 펫밀크 3종은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반려견을 위해 유당 분해 우유를 사용하고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의 권고량에 맞춘 12종의 비타민과 12종의 미네랄을 함유해 반려견의 성장 발달과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