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 1203호 (2018년 12월 19일)

‘크리스마스 마켓’시즌…유럽, 테러 예방 총력전

기사입력 2018.12.17 오전 10:36

-콘크리트 장애물은 기본, 특수 강철 장벽으로 요새화까지…‘겹겹’ 안전장치

2016년 테러가 발생했던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내 크리스마스 마켓.(/박진영 유럽통신원)

2016년 테러가 발생했던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내 크리스마스 마켓.(/박진영 유럽통신원)



[베를린(독일) =박진영 유럽 통신원] 독일을 비롯한 유럽이 일제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영국 외무부(FCO)가 유럽 전역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주의하라’는 경고를 내려 화제다. 


FCO는 “테러로 인한 일반적인 위협이 있을 수 있다”면서 “크리스마스 마켓과 많은 군중이 모이는 다른 주요 행사를 포함해 크리스마스와 새해 기간 동안 보안이 강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 크리스마스 마켓 안전에 관한 사항은 올해만의 특별한 이슈가 아니다. 2016년 12월 19일 독일 베를린의 한 크리스마스 마켓에 튀니지 출신의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폴란드 운전자를 살해하고 납치한 트럭으로 시장 내에 돌진, 11명의 희생자와 70명 이상의 부상자를 낸 테러가 발생했다. 


그 후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마켓 시즌마다 보안 관련 문제가 거론돼 왔는데, 특히 독일에서는 더욱 민감한 사안으로 꼽힌다.

◆베를린 마켓에 40톤 트럭도 이겨내는 ‘테라 블록’ 설치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휴가철의 상징이다. 마켓들은 따뜻함, 공동체 그리고 지역적 자부심을 나타낸다. 2016년 테러가 독일인들의 정서에 깊이 뿌리내린 것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갖는 이러한 상징성 때문이다. 


베를린 시 당국과 경찰력은 또 다른 공격을 막기 위해 올해 전력을 다했다. 테러가 발생했던 베를린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내 크리스마스 마켓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보안 수준이 더욱 강화됐다. 


지난 11월 26일 오픈된 이 크리스마스 마켓 주변에 160개의 대형 사각 격자 틀을 설치, 요새화한 것. 쇠창살로 된 이 격자 틀 안에는 모래·돌·콘크리트 등으로 채워진 대형 가방이 들어있는데, 최대 40톤 무게의 트럭이 덮쳐도 이겨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전문가들이 ‘테라 블록’이라고 부르는 이 강철 바구니는 베를린 상원이 시범 프로젝트로 시작했다. 시 당국은 이 보호 장비를 만들기 위해 260만 유로(약 33억5000만원)를 투입했다. 베를린 상원은 이 특별한 장치들이 ‘전대미문의 보호’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사시설을 보호하는 영국 회사가 만든 이 강철 장벽은 재사용할 수 있고 크리스마스 마켓이 끝난 후 경찰에 귀속돼 공공 행사 등을 보호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160개의 강철 바구니 외에도 13개의 강철 말뚝을 광장 근처의 다른 부분에 설치해 차량 통과를 막는 한편 보행자 출입구에 70개의 이동식 보드를 설치해 보행자를 위한 공간을 남겨뒀다. 

지난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했던 베를린 시는 올해 시민들이 차량 돌진 테러에 대한 걱정 없이 더욱 안전하게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러한 다양한 장치들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수한 보호 장치들 외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동안 사복을 입은 경찰들이 대거 배치돼 순찰을 지속할 예정이다. 


브라이트샤이트 광장뿐만 아니라 베를린 전역 70개가 넘는 크리스마스 마켓마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보안 대책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베를린 시 당국은 공공장소를 보호하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베를린뿐만 아니라 독일 내 다른 도시에서도 크리스마스 마켓 보안이 올해도 핵심 주제로 떠올랐다. 잭슨 주의 수도이자 독일의 유서 깊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알려진 드레스덴 슈트리첼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이동식 경찰서가 설치되고 시 당국과 민간 기업의 보안 요원들이 배치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콘크리트 장애물을 설치하는 한편 새로운 대책으로 마켓 진입로 쪽에 두 개의 움직이는 장벽과 물이 담긴 대형 컨테이너 그리고 이동 차량으로 만든 장벽 등이 세워졌다. 


슈트리첼 마켓과 함께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꼽히는 뉘른베르크 크리스트킨들 마켓에는 접근로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콘크리트 대신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는 ‘대조적인’ 방식으로 눈길을 끈다. 


시장 공보실의 크리스틴 슈슬러는 “콘크리트 판자를 세우는 것은 많은 노력을 들여야만 가능할 것”이라며 “구시가지 센터 전체가 이 일을 위해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다만 뉘른베르크의 옛 도시 거리는 지형적으로 차량이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로, 시 당국은 필요하다면 도로를 차단하기 위해 대형 차량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철의 고리’ 만든 영국, 철저한 대비 방침 세워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크리스마스 시즌 테러에 대비한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맨체스터 아레나 폭격을 포함해 여러 차례 테러를 겪은 영국은 전국 크리스마스 마켓 주변에 무장 경찰들에 의해 만들어진 ‘철의 고리’와 부피가 큰 콘크리트 장벽들을 설치했다. 


비밀경찰과 경찰 제복을 입은 경찰들이 여러 가게들을 순찰하며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지킬 뿐만 아니라 차량의 공격을 막기 위한 두터운 블록케이드들이 마켓을 둘러싸고 있다. 공격자들이 무기나 폭발물을 숨기고 마켓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사람들은 마켓에 들어가기 전에 검문을 받아야 한다. 또한 공격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사건 대응 팀이 마켓 근처에 배치되는 등 사전·사후 대비를 철저히 할 방침이다. 


체코의 내무부 장관과 경찰서장 또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크리스마스 및 새해 들어 체코에서 보안 조치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공식적으로 시행되는 이 조치에는 공항, 쇼핑몰, 기타 공공장소의 보안을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거리에 경찰 주둔이 증가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프라하의 올드 타운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같은 주요 공공장소에 콘크리트 장벽이 설치됐다. 2016년 3월부터 체코에서는 1단계 보안 경보가 내려졌지만 당국은 국내에 테러 위협이 임박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유럽의 다른 국가와 도시들이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 테러를 교훈 삼아 보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순전히 기능적 측면만 고려한 보안 장비들이 잠재적인 안보 위협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을 찾는 이들이 오히려 이 장치들을 보고 불안감을 느낄 수 있고 다음해에 다시 찾는 것을 단념시킬 수도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과 관광객을 위한 보안 강화라는 측면에서 각국의 다양한 안전장치 개발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3호(2018.12.17 ~ 2018.12.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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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12-18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