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이마트, 2022년까지 전 점포에 초급속 충전기 설치…롯데마트, 태양광 활용 충전소 도입
“전기차 고객 잡아라”…충전소로 변신 중인 대형마트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유통업계가 전국 오프라인 점포망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시설을 확대 중이다. 대형마트들은 전국 매장 주차장에 충전 시설을 설치하는 등 전기차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 시설도 등장했다.

편의점들도 전기차 충전소 확산에 동참했다. 전기차 이용 비율이 높은 제주 지역 등을 중심으로 충전소 설치 점포를 늘려 전기차 고객을 그러모은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보급, 매년 두 배씩 성장 중

최근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전기차 보급이 크게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14년 1075대에서 2015년 2907대, 2016년 5914대, 2017년 1만3826대로 매년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판매량은 약 3만 대로 추정된다. 반면 공공 충전 시설은 전국 2000여 곳에 불과하다.

2010년 유통업계 최초로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기 시작한 이마트는 전국 121개 점포에서 214대(완속 147대·급속 67대)의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글 캠퍼스’처럼 여러 대의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집합형 전기차 충전소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는 7월 1일 국내 최초 집합형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인 ‘일렉트로 하이퍼 차저 스테이션’을 속초점·강릉점·인천 검단점·구미점에 구축했다. 12월 6일에는 본점(서울 성수점)·광주 광산점·제주점·신제주점, 킨텍스점(이마트타운), 일렉트로마트 논현점에도 설치했다.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통해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쇼핑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조치다.

이마트의 집합형 충전소는 ‘초고속(100kwh급)’ 전기차 충전 시설이다. 18대(충전기 대당 차량 2대 충전 가능)의 차가 동시에 40분(현대 ‘아이오닉’ 기준) 만에 충전을 완료할 수 있다.

요금은 충전 속도별(3종)로 회원가 기준 초급속(100kwh급)은 250원, 급속(50kwh)과 중속(20~25kwh)은 173원이다. 고속도로 하이패스의 번호 인식 솔루션을 통해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 없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등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호환되는 충전기 타입은 ‘DC 콤보(레이·쏘울·아이오닉 등)’와 ‘DC 차데모(스파크·i3·아이오닉·볼트 등)’ 2종이다.

이마트는 12월 말 수원 광교점과 용인 죽전점에 플래그십 충전소 격인 ‘시그니처형 일렉트로 하이퍼 차저 스테이션’을 여는 등 2022년까지 전점에 총 2200면(1면=차량 1대 주차 공간) 규모의 초급속 충전소를 세울 계획이다. 2020년 이후에는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사 영업 매장 전반으로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홍기 이마트 법인영업팀장은 “이르면 올해 안에 주차장 일부를 전기차 전시·시승센터로 운영하고 기존 일반 차량 정비소를 활용해 관련 정비망도 확충하는 등 전기차 정비·세차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모빌리티존’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태양광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도 등장했다.

롯데마트는 11월 23일 창고형 마트인 ‘빅마켓’ 서울 영등포점에 태양광 전기차 충전소를 열었다. 매장 옥상의 남는 공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에서 낮 시간에 전력을 확보하고 밤에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를 통해 전력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전기차 고객 잡아라”…충전소로 변신 중인 대형마트
태양광 전기차 충전소는 일반 전기차 충전소에 비해 연간 38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매일 348kg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도 있다.

롯데마트는 전국 123개 점포 중 117개 점에서 174대(완속 19대·급속 155대)의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김창용 롯데마트 경영지원본부장은 “전기차 충전기 확대는 다음 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겠다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이자 전기차를 이용할 잠재적 소비층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전국 모든 점포에 전기차 충전소 등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도 전기차 충전기 속속 도입

편의점업계도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팔을 걷어붙였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12월 가평 상천점·청평 대인점·의왕 오전공단점·화성 비봉 프리미엄점에 전기차 테슬라 전용 충전기 총 7대를 설치했다.

올해 1월에는 서귀태흥점·서귀외돌개점·제주표선남촌점·제주씨앤블루점·제주교래점 등 제주지역 점포 5곳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설치했다.
“전기차 고객 잡아라”…충전소로 변신 중인 대형마트
홍철기 BGF리테일 영업기획팀장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전기차 수요에 맞춰 전국 1만3000여 CU 매장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고객 반응에 따라 내년 전국 300여 개 점포로 충전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GS25와 GS수퍼마켓을 운영 중인 GS리테일도 전기차 충전소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리테일은 2016년 6월 편의점업계 최초로 GS25 제주서귀대포점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했다. 현재 전국 GS25 점포에서 20대, GS수퍼마켓에서 22대의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운영 중이다.
“전기차 고객 잡아라”…충전소로 변신 중인 대형마트
GS리테일 관계자는 “내년까지 전국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기를 100대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3호(2018.12.17 ~ 2018.12.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