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04호 (2018년 12월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부는 ‘투톱 경영’ 바람

기사입력 2018.12.24 오전 11:26

[비즈니스 포커스]
-한미약품·대웅제약 등 공동대표 늘어…경영효율·R&D 강화 ‘두 마리 토끼’ 잡기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투톱’ 전문 경영인 바람이 불고 있다. 한미약품·대웅제약·SK케미칼·JW중외제약·보령제약 등 매출 상위 기업들이 투톱 체제를 가동 중이다. 경영 효율성 개선과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부문별 전문가를 기용해 사업 추진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투톱 체제는 연구·생산·마케팅 등 분야별 강점을 지닌 경영진이 각 사업 부문을 총괄해 보다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며 “중견 제약사 등으로 투톱 체제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쌍두마차 리더십으로 경쟁력 강화

제약·바이오업계에 부는 ‘투톱 경영’ 바람
한미약품은 지난해부터 전문 경영인 투톱 체제를 가동했다. 경영관리부문은 우종수 대표가, R&D부문은 권세창 대표가 맡고 있다.

우 대표는 1967년생으로, 영남대 제약학과 졸업 후 충남대 대학원에서 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한미약품에 입사해 팔탄공단 공장장·부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3월 대표 취임 이후 영업부를 중심으로 직원 각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생동감 있는 조직 운영의 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올해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3분기 누적 국내 제약사 1위(유비스트 기준)를 차지하는 등 안정적 매출 성장을 일궈냈다. 특히 수입 약을 도입해 판매하는 ‘상품 매출’의 비율이 국내사 중 가장 낮았다. 아모잘탄 패밀리(고혈압 치료 복합 신약 3종)와 몬테리진(천식 동반 비염 치료제), 구구탐스(전립선비대증) 등 자체 제품의 성장이 돋보였다.

권 대표는 1963년생으로 연세대에서 생화학 학사·석사를, 서울대 대학원에서 동물자원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를 거쳐 1996년 한미약품 연구센터 이사로 합류했다. 이후 상무·전무·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권 대표는 비만·당뇨,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 분야에 집중된 한미약품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희귀 질환 분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미약품은 권 대표가 연구원 시절부터 개발에 주력한 의약품의 약효 주기를 늘리는 독자적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여러 희귀 질환 파이프라인을 추가했다.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HM15136’과 차세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HM4339’, 파트너사 아테넥스가 개발 중인 ‘오락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 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한미약품은 현재 24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 중 3개가 임상 3상에 진입한 상태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부는 ‘투톱 경영’ 바람
대웅제약은 올 들어 12년 만에 대표를 교체했다. 지난 3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공동 대표로 윤재춘 사장과 전승호 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윤 대표는 1959년생으로, 서울디지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주)대웅 대표 등을 역임하며 대웅그룹의 사업을 총괄해 왔다. 다방면의 경영관리 경험을 바탕으로 전 대표를 지원 중이다.

전 대표는 1975년생으로, 서울대 제약학과 졸업 후 제약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핀란드 알토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대웅제약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 마케팅TF팀장 등을 거쳤다. 글로벌 사업본부를 총괄하며 해외시장 진출과 주요 전략 제품군의 수출을 일궈냈다. 공동대표 취임 후에도 기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 8월 창업자 오너 2세인 윤재승 전 회장이 ‘폭언 갑질’ 논란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두 대표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K케미칼, 투톱 체제로 제약·백신 내실 다져

제약·바이오업계에 부는 ‘투톱 경영’ 바람
SK케미칼은 자회사 설립을 통해 투톱 체제를 갖춘 사례로 꼽힌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과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가 각각 제약 사업과 백신 사업을 맡는 구조다.

SK케미칼은 12월 6일 라이프사이언스 비즈 사장에 전광현 제약사업부문 대표를 선임했다.

전 사장은 1964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SK케미칼 마케팅기획실장과 라이프사이언스 마케팅부문장, SK플라즈마 대표 등을 역임했다. SK케미칼 라이프사이언스 비즈의 주요 성장 동력인 전문의약품 중심의 사업 성장과 내실 강화를 통해 제약사업부문의 도약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대표는 백신 전문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 출범과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다. SK케미칼은 7월 1일 기존 백신사업부문을 분할해 100%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분할 이후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 사업과 합성의약품 사업을,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안 대표는 1967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와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1998년 SK케미칼에 입사해 전략팀장과 전략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SK케미칼의 제약·바이오 사업을 성장시켜 왔다.

백신 사업을 총괄하는 SK케미칼 백신사업부문장으로 선임된 이후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4가’와 세계 둘째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국내 둘째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W중외제약도 지난 3월 전재광·신영섭 각자 대표 체제를 갖췄다.

전 대표는 1962년생으로,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약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JW중외제약에 입사해 개발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마케팅전략실장, 개발임상부문장, JW홀딩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JW중외제약 대표 취임 이후 R&D 부문을 관장하며 아토피 치료제 ‘JW1601’의 기술수출을 성공시키는 등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다각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신 대표는 1963년생으로, 1988년 JW중외제약 입사 후 30년간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 2013년부터 영업 부문을 총괄해 왔고 대표 취임 이후 주요 의약품의 원외 처방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부는 ‘투톱 경영’ 바람
보령제약도 최근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가동했다. 보령제약은 지난 9월 17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 부문 대표에 안재현 보령홀딩스 대표를, 연구·생산부문 대표에 이삼수 생산본부장을 각각 선임했다.

안 대표는 1961년생으로, 숭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2년 보령제약 전략기획실장으로 합류했다.

이 대표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제약학과 졸업 후 같은 대학에서 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LG생명과학(현 LG화학)에서 생산·품질팀장을, 셀트리온제약에서 진천·오창공장장 등을 역임한 후 2013년 보령제약 생산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이 대표는 최태홍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구·생산부문 대표로 임명될 전망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경영 효율성 개선과 R&D 경쟁력 강화, 가동을 앞둔 예산 생산 단지의 생산성 극대화를 위해 책임 경영 체제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총면적 2만8558㎡(8640평) 규모의 예산 생산 단지는 내년 5월께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알약 등 고형제 8억7000만 정, 주사제 600만 바이알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4호(2018.12.24 ~ 2018.12.3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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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12-26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