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문화센터·헬스장’ 늘어나게 한 주52시간 근무제, 가장 우려스러운 건 ‘무역 전쟁’

[한경비즈니스=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어느덧 2018년 마지막 달이다. 올 한 해 한국의 경제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다음소프트는 2018년 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트위터·블로그·뉴스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경제 키워드를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2018년 경제 키워드 톱10…1위는 ‘최저임금’
◆①최저임금

먼저 최저임금에 대한 관심도가 약 140만 건 정도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상승 폭에 대한 찬반 의견이 크게 대립했다. SNS상에서 최저임금에 대한 긍·부정 비율을 계산해 본 결과 2018년 1분기와 2분기에는 긍정 30% 부정 70%, 3분기에는 긍정 21% 부정 79%, 4분기에는 긍정 28% 부정 72%인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부정의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②일자리

2위는 105만6096건을 기록한 일자리다. 올 들어 실업자 수는 1월부터 9월까지 9개월 연속 100만 명대를, 10월과 11월에도 각각 97만 명, 90만 명을 기록했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이번 정부는 일자리 정책에 52조원을 투입하고 대통령의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설치했다.
SNS상 ‘일자리’에 대한 긍정, 부정어 비율을 살펴보면 2016년에는 긍정 80% 부정 20%, 2017년에는 긍정 55% 부정 45%, 2018년에는 긍정 38% 부정 62%를 기록하며 긍정 비율은 감소하고 부정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③부동산

올 한 해 ‘8·27’, ‘9·13’ 부동산 정책과 ‘9·21 공급 대책’ 등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서민들을 위한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마련됐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상승세는 막긴 했지만 부동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강해지고 있다.
SNS상에서 ‘부동산’에 대한 긍·부정 비율을 살펴보면 2018년 1분기 긍정 54% 부정 46%, 2분기 긍정 52% 부정 48%, 3분기 긍정 43% 부정 57%, 4분기 긍정 33% 부정 67%로 부정어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④가상화폐

블록체인이 등장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2017년 말부터 가상화폐가 큰 관심을 받다가 올해 1월 정점을 찍었다. 올 초 블록체인 대장주였던 비트코인은 2400만원까지 올랐고 전국에 블록체인 열풍이 불었다. SNS상에서 ‘가상화폐’의 언급량은 2017년 11월 1만2146건, 12월 3만9900건을 기록하다가 2018년 1월 28만6658건으로 급증했다. 그 이후에도 대부분 3만 건을 넘는 언급량을 보이며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4분기 기준 SNS상 ‘가상화폐’ 연관 키워드로는 1위 ‘경제(5만3735건)’, 2위 ‘화폐(2만2176건)’, 3위 ‘기술(1만4090건)’, 4위 ‘개발(7192건)’, 5위 ‘보안(3522건)’, 6위 ‘규제(3374건)’, 7위 ‘투기(388건)’로 나타났다.

◆⑤주52시간 근무제

지난 2월 말 주당 법정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7월부터 상시 노동자 300인 이상 사업체와 공공기관에 개정 근로기준법이 적용됐다. ‘주52시간 근무제’의 연관 감성어로는 1위 ‘부담(2817건)’, 2위 ‘줄어들다(2372건)’, 3위 ‘부작용(1961건)’, 4위 ‘다양한(1634건)’, 5위 ‘필요하다(1634건)’ 순으로 나타났다.

‘주52시간 근무제’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지만 단점으로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어 ‘투 잡(두 가지 일)’을 뛰는 경우가 생겨 오히려 저녁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2017년 하반기와 2018년 하반기의 ‘퇴근’과 ‘학원’, ‘문화센터’, ‘헬스장’의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문화센터’의 언급량은 89% 증가했고 ‘헬스장’의 언급량은 19% 늘었다. 또한 ‘학원’의 언급량도 7% 증가하면서 자기 계발과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⑥소득 주도 성장

소득 주도 성장은 부자들이나 대기업보다 서민들의 가처분소득을 증진시켜 내수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이론이다. SNS상 ‘소득 주도 성장’의 긍·부정 비율을 살펴보면 2018년 1분기 긍정 47% 부정 53%, 2분기 긍정 39% 부정 61%, 3분기 긍정 32% 부정 68%, 4분기 긍정 33% 부정 67%를 기록하면서 긍정의 비율은 감소하고 부정의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소득 주도 성장과 함께 언급된 감성어로는 1위 ‘비판(3237건)’, 2위 ‘부작용(2815건)’, 3위 ‘필요하다(2665건)’, 3위 ‘논란(2132건)’, 5위 ‘우려(2057건)’ 등의 순이었다.
‘더불어 성장’을 통해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겠다는 초반 의도는 좋았지만 아직 결과가 좋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⑦코스피지수

지난 10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13.37% 급락하며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의 급락세를 보였다. 11월 들어서는 10월에 비해 반등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다. 변동성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보이면서 코스피지수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있다. 증권가는 2019년에도 미·중 무역 갈등, 경기 침체,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NS상 코스피지수 하락 기간인 10월부터 지금까지의 감성어로는 1위 ‘무너지다’, 2위 ‘우려’, 3위 ‘긍정적’, 4위 ‘불안’, 5위 ‘패닉’ 순이었다. 10월 이후 11월에 약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긍정적’의 언급도 나타났지만 대체로 불안하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전히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⑧삼성바이오로직스

올해 5월 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분식회계 논란이 있었다. 2015년 삼성물산과 합병한 제일모직이 당시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고의로 부풀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업을 승계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SNS상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언급량은 5월 6만640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가 분식회계 혐의가 발생돼 거래가 정지됐던 11월 다시 6만2139건을 기록하면서 관심을 크게 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었지만 현재는 거래가 재개된 상태다. SNS상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에 대한 감성어로는 1위 ‘범죄’, 2위 ‘고의적’, 3위 ‘위반’, 4위 ‘염치없는’, 5위 ‘충격’ 순으로 나타났다.
2018년 경제 키워드 톱10…1위는 ‘최저임금’

◆⑨무역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계속 보호무역을 주장했다. 세력이 점점 커져 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중국에 유리하게 환율을 조작해 온 것에 경고하고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을 예고해 왔다. 2018년 7월 6일 미국이 예고한 대로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 818종에 대해 25%의 보복관세 부과를 개시했다. 중국은 보복 조치로 중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농산품·자동차·수산물 등 미국과 똑같이 340억 달러 규모로 25%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의 무역 전쟁이 시작됐다. 현재 미국의 대중 수출 의존도보다 중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결국 중국이 포기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또 중국이 미·중 갈등의 핵심인 ‘제조 2025’의 방향 수정에 나섰다는 이야기가 들리면서 무역 전쟁이 협상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으로 분위기가 개선되는 중이다.

SNS상 ‘무역 전쟁’에 대한 반응으로는 1위 ‘우려(1만2544건)’, 2위 ‘피해(2784건)’, 3위 ‘불안(2594건)’, 4위 ‘위기(2104건)’, 5위 ‘위협(1629건)’ 순으로 나타났다. 두 강대국의 무역 전쟁으로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하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경제 키워드 톱10…1위는 ‘최저임금’
◆⑩남북경협

마지막으로 북한과의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남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남북 간 경제 교류 협력도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NS상에서 ‘남북 경제협력’의 연관 키워드로는 1위 ‘철도·도로(1만4037건)’, 2위 ‘이산가족(2360건)’, 3위 ‘일자리(2062건)’, 4위 ‘자원(1700건)’, 5위 ‘문화(449건)’ 순이었다. ‘남북경협’이 추진되면 현실적으로 철도와 도로 연결이 가장 먼저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감으로 ‘철도·도로’가 언급됐다. 또한 ‘이산가족’에 대한 언급이 둘째로 많았다. 이번 8월에도 1, 2차에 거쳐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뤄졌지만 1차의 경우 추첨 경쟁률이 568.9 대 1에 달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남북경협으로 상시적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면 더 많은 가족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4호(2018.12.24 ~ 2018.12.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