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8 올해의 CEO' : 스타트업 부문]
이재웅 쏘카 대표, 모빌리티 새 신화 쓰기 위해 돌아온 ‘벤처 1세대’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올해 스타트업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최고경영자(CEO)는 이재웅 쏘카 대표다.

포털 사이트 ‘다음’ 창업자가 11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업계가 들썩였다. 국내 ‘정보기술(IT) 벤처 1세대’로 꼽히는 이 대표가 각종 규제에 막혀 있던 모빌리티 분야의 새로운 신화를 쓸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이 대표는 2007년 다음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2008년 소셜 벤처 액셀러레이터 ‘소풍’을 설립하고 2016년 투자사 ‘옐로우독’을 창업했다. 이 대표는 다음 출신인 김지만 쏘카 창업자가 2011년 제주도에서 차량 공유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초기 사업비용을 대고 투자해 왔다.

쏘카는 2012년 첫 서비스 출시 후 국내 카셰어링 시장 1위로 올라섰다. 현재 전국에 1만1000여 대의 쏘카 차량을 운영하며 주요 도시에 쏘카 차량을 주차하는 쏘카존 3700여 곳을 두고 있다. 매출도 2015년 448억원에서 2016년 907억원, 2017년 1240억원(추정치)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쏘카의 빠른 성장세를 지켜본 SK그룹은 자체 카셰어링 사업을 접고 쏘카 지분을 확보했다.

이 대표 취임 전 쏘카는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 모델 없이 기존의 차량 공유 서비스 모델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덩치 키우기’에 집중했다. 지난 5월에는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 모빌리티 새 신화 쓰기 위해 돌아온 ‘벤처 1세대’
이후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서비스 확대에 힘썼다. 쏘카는 이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 7월 커플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비트윈’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VCNC를 인수해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를 출시했다. 현행법상 렌터카를 이용한 유상 운송과 운전사 알선 행위는 금지돼 있다.

하지만 타다는 운전사 알선이 예외적으로 허용된 11인승 승합차를 활용해 규제의 틀을 벗어났다. 타다는 플랫폼 개발과 빅데이터 운영 능력을 승차 공유 서비스에 적용해 데이터 기반 ‘바로 배차’ 시스템을 마련했다. 요금은 택시보다 20~30% 비싸지만 운전자 수당을 시간제로 책정해 ‘배차 거부’를 차단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쏘카와 타다를 양대 축으로 IT를 결합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와 자율주행과 정밀 지도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거뒀다. 쏘카는 말레이시아 진출 1년 만에 현지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출범 7년 만에 기업 가치가 7000억원을 넘어 차기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법적 규제와 업계 반발로 막혀 있는 승차 공유 사업의 활로를 뚫기 위해 노력해 왔다. 기획재정부 산하 혁신성장본부에서 민간 공동위원장도 맡았고 지난 9월 방북경제인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12월 20일 정부의 경제정책에 아쉬움을 표하며 혁신성장본부장직에서 물러났다.

약력 : 1968년생. 1991년 연세대 전산학과 졸업. 1993년 프랑스 파리6대학 UPMC인지과학 박사과정.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2008년 소풍(sopoong) 설립. 2018년4월 쏘카 대표(현).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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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4호(2018.12.24 ~ 2018.12.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