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사, ‘3강 4중 3약’으로 마무리된 한 해
희비 엇갈린 2018년 건설사 실적,GS·삼성·대림 ‘웃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2018년 실적 결산을 앞두고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비롯한 주택 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해외 건설 사업의 경쟁 심화 그리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줄어들면서 건설사 간 실적 급등락의 격차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욱 심해질 주택 사업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올해 대대적으로 분양에 나서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일부 건설사들은 어려운 대외적인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적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에서는 2015년과 2016년 현대건설이 유일하게 달성했던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새로운 건설사가 나타날지, 건설사 간의 순위 바뀜이 일어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포스코건설·롯데건설·SK건설·한화건설 등 국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건설사들이 공시한 올해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한 곳은 GS건설·삼성물산·대림산업 등 3곳이다.


◆3강-1조 달성 유력한 GS·삼성·대림


특히 GS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84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1조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3%, 영업이익은 289.9%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 전환됐다. 세 자릿수가 넘는 이익 증가 폭은 대형 건설사 중 GS건설이 유일하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5% 최하위권에서 6.0%포인트 개선된 8.5%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는 분기마다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올해 건설사 중 가장 유력한 1조 클럽 후보다.


흑자 전환된 순이익은 전년 대비 5500억원 정도 늘었다. GS건설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은 주택과 플랜트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한 결과로 올해 1~3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16.34% 증가했다.


GS건설은 올 1분기 사우디아라비아의 ‘라빅’ 플랜트 공사에서 1100억원, 아랍에미리트 공사에서 700억원의 설계 변경 비용이 환입되면서 영업이익 38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도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삼성물산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8610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첫 영업이익 1조 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건설 부문이 이끌었다.


3분기 건설 부문 영업이익은 204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13% 증가했다. 국내외에서 수익성 위주로 수주에 공을 들인 결과 실적이 개선되면서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대림산업도 1조 클럽 가입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대림산업은 올해 분기마다 8%대의 영업이익률이 이어 오고 있는데, 3분기까지 67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1조 클럽이 가능하다. 회사 측은 “원가관리 혁신으로 건설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5.6% 늘었다”며 “올해 1조 클럽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중-도약한 한화·롯데·SK·포스코건설


1조 클럽에 들지는 못했지만 한화·롯데·SK·포스코건설 등은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우선 한화건설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2조6546억원, 영업이익 2428억원, 당기순이익 242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2.9% 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로 돌아선 결과다. 매출 증가 폭이 10대 건설사 중 제일 컸고 영업이익률도 9.1%에 달했다. 특히 해외 부문 성과가 눈에 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총손실액이 2557억원이었는데 올해 844억원 이익으로 전환됐다. 꾸준하게 회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국내 건축 부문도 작년보다 20.2% 증가한 2073억원의 매출 이익을 올렸다. 국내 플랜트 역시 437억원으로 107.4% 늘어났다.


롯데건설은 3분기 만에 역대 최대 연간 영업이익 3663억원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주택 부문에서 매출이 돋보였는데 매출액 2조5577억원, 영업이익 2224억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토목 부문에서 11.4% 늘어난 29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SK건설도 두 자릿수 이익 성장 대열에 합류했다. 별도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난 4조7534억원, 영업이익은 14.4% 오른 1599억원, 당기순이익은 52.3% 증가한 1171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인 플랜트 부문이 작년 부진을 털고 107.2% 늘어난 1737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거뒀고 인프라 부문도 620억원으로 65.2%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건축·주택 부문의 매출총이익이 1702억원으로 전년도보다 50억원 정도 줄어들었다.


포스코건설은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5조875억원, 영업이익 2436억원, 당기순이익 1211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0.5%, 15.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4% 늘었다.


건축 사업 부문이 영업이익 2343억원으로 0.2% 증가에 그치고 플랜트 사업 부문도 18억원으로 92.2% 줄었지만 에너지 사업이 지난해 496억원 손실에서 55억원 흑자로 전환됐고 기술 용역(엔지니어링) 부문도 40억원 정도 적자 폭을 줄였다. 이에 따라 상반기까지 주춤하던 전체 영업이익이 3분기 개선세로 돌아설 수 있었다.


◆3약-아쉬운 현대·대우·현대엔지니어링


반면 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실적이 전년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건설사 가운데 최초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했던 현대건설이 올 들어 외형과 수익성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신규 해외 수주가 급감한 데다 현안 프로젝트의 준공으로 추가 원가가 반영되면서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12조2646억원, 영업이익은 67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14.4%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9861억원으로 3년 연속 1조 클럽 가입에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3분기 누적치가 70% 수준에도 못 미쳤다.


대우건설도 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8조3452억원, 영업이익 5352억원, 당기순이익 265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 7.8%, 35.5%씩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6.6%에서 6.4%로 0.2%포인트 하락했다.


각 사업 부문별로도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 중이던 주택 건축의 영업이익이 6391억원으로 작년보다 8.4% 줄었고 플랜트는 3분기에만 452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누적 적자액이 전년도보다 1000억원 정도 늘어났다. 그나마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2631억원을 기록했던 토목 부문이 올 3분기까지 181억원 적자로 손실액을 약 2450억원 줄인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 4조 6575억원, 영업이익 3542억원, 당기순이익 259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8%, 순이익은 1.9%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8.8%로 업계 톱 수준이었지만 7.6%로 1.2%포인트 떨어졌다.


화공·전력 부문이 전년도보다 16.2% 증가한 3578억원의 매출총이익을 거둬 실적을 이끄는 듯했지만 가장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던 건축·주택 부문이 23.9% 줄어든 2366억원에 그쳐 발목을 잡았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4호(2018.12.24 ~ 2018.12.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