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의료기기, 새로운 성장 업종으로…덴티움 ‘중국에서 급성장’ 오스템 ‘사업 영역 확장’

'글로벌 기업 공략·브랜드 구축’이 의료기기 성공 방정식
[정리 = 한경비즈니스 이홍표 기자]

의료 기기 산업은 크게 5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대표적인 성장 업종이다. 전체 시장은 약 4000억 달러에 달하며 2024년까지 연평균 5.6%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의료 기기 산업은 ‘접근 가능 시장’의 개념이 중요하다. 의료 기기 시장은 하나의 단일 시장이라기보다 무수히 많은 독립적인 세부 시장의 합으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엑스레이 시장과 임플란트 시장은 같은 의료 기기 시장이지만 매우 다른 성격의 독립적인 시장이다. 또 세부 시장 내에서도 적응증이나 기술에 따라 또다시 시장이 나눠지기도 한다. 따라서 의료 기기 시장은 단일 시장으로 뭉뚱그려 분석하는 것보다 세분화해 분석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셋째, 규제 산업이다. 의료 기기는 인간의 생명 활동이나 건강과 관련된 제품이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요구한다. 가격도 단가를 높게 책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임상적 유효성을 충분히 증명해 규제 기관을 통한 공공 보험 급여 혜택을 받는 것이 시장 침투에 매우 중요하다.

넷째,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매출이 매우 중요하다. 의료 기기는 한 번 도입하면 보통 7~10년 사용할 정도로 교체 주기가 길다. 따라서 이미 판매된 장비를 활용해 유지·보수, 소모품 공급, 부가 서비스, 렌털·리스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섯째, 의료 기기 시장은 과점 시장이다. 제품의 스펙이 경쟁사의 수준과 유사하다고 하더라도 생명과 연관되기 때문에 임상 데이터가 많은 제품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 또 시장 참여자(의료 기관, 보험 기관, 규제 당국, 유통상 등)가 많아 각각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연평균 5.6% 생산하는 의료 기기 산업

의료 기기 산업의 특징을 고려할 때 한국 의료 기기 업체들은 크게 2가지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전략은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삼는 전략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기술이전·부품납품 등이 있다. 이 전략은 초기 기업에 적합하다. 대부분의 의료 기기 시장은 과점화돼 제품의 스펙보다 임상 데이터 보유량과 브랜드 가치가 더 중요하다. 또 시장 참여자가 많아 초기 기업이 모두의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게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 침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전략을 활용한 대표적인 기업이 아이센스(OEM·ODM)와 뷰웍스(B2B)다. 하지만 OEM·ODM이나 부품 납품 같은 사례는 다수 있지만 글로벌 기업에 의미 있는 기술이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2015년 한미약품의 대형 기술이전으로 업종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점을 따져보면 아쉬운 대목이다. 글로벌 기업에 대한 대형 기술이전 사례는 앞으로 의료 기기 산업의 재평가로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둘째 전략은 자기 브랜드를 구축해 직접 경쟁하는 것이다. 경쟁이 적은 세부 시장을 선점하고 주기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또 임상적 유효성을 증명해 공공 보험 급여 혜택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적인 시장이 치과 영역이다. 임플란트 등 치과 관련 의료 기기는 소모품적인 특성이 있어 일반적인 의료 장비 제품 대비 신규 수요가 더 빨리 발생한다. 한국 기업들은 임상적 유효성을 증명하고 외산 재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생산해 국내시장을 장악했다. 나아가 2014년부터 국내시장에서 공공 보험 급여 혜택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국내시장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해외 진출에 나서 성공을 거뒀다.

둘째 사례는 영상 저장과 전송 시스템(PACS)이다. PACS는 도입 당시 최신 기술로 공공 보험 급여 혜택과 함께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은 1999년부터 PACS 시스템에 의료 수가가 적용돼 도입 7년 만에 병원급 이상 의료 기관의 81.3%에 PACS가 도입됐다. 현재 한국은 PACS 보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이 같은 특징을 고려할 때 한국의 의료 기기 업체가 성공할 수 있는 방식은 다섯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먼저 기존에 만들어진 시장보다 신규로 만들어지는 시장이 좋다. 지역 단위로 살펴보면 역시 중국이 중요하다. 선진국은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다른 이머징 지역은 구매력이 약하다. 기술적으로는 로보틱스와 생명공학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선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다. 또 다양한 세부 시장이 있으므로 어느 정도 성장하면 품목을 다변화하는 게 좋다.

위의 조건에 맞춰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은 영역은 치과, 당뇨 관리, 수술 로봇,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미용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추천주로는 임플란트 기업인 덴티움과 오스템임플란트를 제시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디지털 장비로의 사업 다각화에서 더 강점을 보이고 있다. 덴티움은 중국에서의 성장세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지노믹트리도 주목할 만하다. 대장암 조기 진단 키트를 제조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업체의 기술이전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기업 공략·브랜드 구축’이 의료기기 성공 방정식
◆치과·당뇨관리·수술로봇 주목해야

덴티움의 2018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5% 늘어난 47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외 매출액이 전년 대비 28.3% 불어나 외형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시장인 중국은 전년 대비 45%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 3.0%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4% 늘어난 119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덴티움의 고성장은 2019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시장 매출은 2019년 26.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형 성장을 주도하는 곳은 전년 대비 매출이 30% 늘어날 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인도법인도 성장세에 가속이 붙고 있다. 2016년 매출 4억원에서 2017년 매출 34억원으로 늘었고 2018년 3분기까지 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덴티움의 투자 의견은 ‘매수’, 목표 주가는 10만원을 유지한다.

오스템임플란트의 2018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6% 성장한 1178억원으로 예상된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8.8% 늘어나 외형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매출은 전년 대비 8.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아시아 시장에서 2006년부터 줄곧 글로벌 1위 기업인 스트라우만보다 1.1~2.5배 많은 매출액을 기록해 왔다. 2019년에도 아시아 지역에서 13.1%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글로벌 치과용 의료 기기 업체의 트렌드는 치과 진료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미 매출의 28~30%가 임플란트 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치과용 의자 사업을 국내에서 해외시장까지 확대한 것처럼 디지털 이미징 장비도 해외시장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투자 의견은 ‘매수’, 목표 주가는 7만4000원이다.

지노믹트리는 DNA메틸화를 이용한 암 조기 진단 키트 개발 기업이다. 현대 대장암·방광암·폐암 등 3개의 암 진단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대장암 진단 키트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며 폐암과 방광암 진단 키트는 확증 임상이 진행 중이다.

암 조기 진단 키트는 이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거의 유일한 경쟁사는 미국의 이그젝트사이언스라는 기업이다. 지노믹트리의의 제품은 경쟁사와 비교해 유사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 또한 검사 방식의 특성상 저렴한 가격과 간편한 검사 과정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진출 시 경쟁사보다 유리할 수 있다.
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8호(2019.01.21 ~ 2019.01.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