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08호 (2019년 01월 23일)

“택시도 변해야 산다”…혁신 바람 부는 택시업계

기사입력 2019.01.21 오후 03:34

-카카오 카풀 일단 막았지만 부정적 여론 확대…이용객 요구 귀 기울여 서비스 개선 

KST모빌리티가 2월 선보이는

KST모빌리티가 2월 선보이는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택시업계가 카카오의 카풀 시장 진출을 결국 막아냈다. 카카오는 카풀 시범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고 추후 사업 자체를 백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승차 거부와 불친절 등 택시업계가 고질병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여론을 감지한 택시업계 역시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커지면서 내부적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해 주목된다. 택시업계가 한데 뭉쳐 정보기술(IT) 업체와 손잡고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을 준비 중인가 하면 승차 거부 없는 ‘착한 택시’ 모델을 시장에 곧 선보이는 업체도 등장할 예정이다.


◆KST모빌리티가 변화의 중심에 서  


카카오는 한 발짝 물러섰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것이 택시업계의 현주소다. 택시업계에 등 돌린 소비자의 틈을 비집고 여러 스타트업들이 규제망을 피한 카풀 앱 출시를 준비하며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또한 기존 승차 공유 업체들도 서비스와 마케팅 강화에 나서며 ‘택시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이다. 택시업계에서 소비자 요구에 맞춘 혁신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 배경이다.


특히 ‘KST모빌리티’라는 업체가 택시업계의 중심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KST모빌리티는 2018년 1월 만들어진 스타트업이다. 설립과 동시에 호출·예약형 택시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2018년 9월에는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 운영하는 콜택시 앱 ‘코코택시’를 개발한 업체인 티원모빌리티를 인수하며 온라인 기술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KST모빌리티는 2월 ‘마카롱택시’라는 혁신형 서비스 모델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마카롱택시는 운전하는 운전사와 승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착한 택시’를 추구한다.


운전사에 대한 처우 측면에서 본다면 ‘사납금’이 아닌 월급제로 급여체계를 운영한다. 기존 법인택시가 운전사에게 요구해 온 사납금이 ‘무리한 운행, 거친 운전, 승차 거부’ 등 택시 서비스 품질과 인식을 저하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는 “이런 문제들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사납금을 없앴다”며 “마카롱택시 운전사들은 기본급과 고객의 서비스 평가를 토대로 한 인센티브가 최종 월급으로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보다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카롱택시 운전사는 전문 교육을 수료한 인원들로만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자체적인 교육기관에서 서비스 관련 수업을 받아야만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마카롱택시는 전용 앱은 물론 전화 콜 서비스를 통해 ‘예약’ 방식으로만 이용할 수 있다. 승차 거부 없는 ‘보장된 배차’를 실현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


택시 내·외부도 기존의 택시와 다르다. 외관은 민트 컬러로 도색했고 실내에는 고객 편의를 위한 스마트폰 충전기와 전용 방향제·와이파이·생수·물티슈 등이 비치돼 무료로 제공된다. 2월부터 정식 서비스가 이뤄지는 만큼 현재 운전사 모집이 한창이다.


이 대표는 “법인택시 인수 등을 통해 연말까지 직영 택시 보유 대수를 1000대까지 확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기존 택시에 고객들이 요구하는 부가 서비스가 더해진다면 굳이 카풀이나 승차 공유 모델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ST모빌리티 계열사인 티원모빌리티 역시 택시업계와 손잡고 별개로 새로운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2월 내놓는다. 서비스 명칭은 ‘티원택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택시업계 4대 이익 단체가 모두 여기에 참여한 것이다.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이 각각 5%씩 티원택시에 공동 출자했다.


카카오 택시에 맞서 택시업계가 자체적으로 선보이는 콜택시 앱인 셈이다.


◆카카오는 타고솔루션즈와 손잡아  


4대 택시 이익 단체가 티원모빌리티와 손잡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문진상 티원모빌리티 대표는 “티원모빌리티는 2014년부터 지자체(경기 고양시)의 요청으로 ‘코코택시’를 출시했는데 당시 4개 이익 단체 중 한 곳인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과 같이 서비스 모델을 만들며 좋은 관계를 구축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4개 이익 단체에서 함께 티원모빌리티를 찾아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고 그 결과 티원택시가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티원택시 또한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 사항인 승차 거부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목적지를 따로 입력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짠 것이다. 


또한 앱뿐만 아니라 전화 콜택시와도 협업해 서비스가 이뤄진다. 문 대표는 “지방에서는 앱을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고령 인구의 전화 콜택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주요 택시업계가 모두 참여한 만큼 티원택시 서비스가 2월 정식 출범하면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 택시를 이용하는 택시 운전사는 23만 명 정도인데 티원택시 역시 최소 15만 명 이상 운전사를 모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택시업계 일각에서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도 나온다. KST모빌리티가 계열사 등을 통해 택시업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다. 자칫 업계를 지배하는 독점적인 사업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문 대표는 “향후 택시업계의 요구 사항 등을 반영해 계열사 구조를 변경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역시 카풀 사업에서는 물러섰지만 택시업계인 타고솔루션즈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해 서울 지역 법인택시 업체 50개사가 참여해 만든 택시운송가맹사업자다. 


“택시도 변해야 산다”…혁신 바람 부는 택시업계



승차 거부를 방지하기 위해 목적지를 기입하지 않는 택시 앱인 ‘웨이고 블루’와 여성 전용 앱 ‘웨이고 레이디’ 등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풀 시장과는 별개로 타고솔루션즈와 함께 다양한 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이를 두고 택시업계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택시업계 관계자는 “타고솔루션즈에 소속된 업체들은 과거 카카오 택시 출범부터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곳들”이라며 “이들은 모두 4대 택시 이익 단체에 소속된 곳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독자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카카오와 손잡은 것에 대해 업계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8호(2019.01.21 ~ 2019.01.2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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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1-23 0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