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브이로그 이어 외출 등 준비 과정 담은 영상 인기…정치인 주요 무대 되기도

‘GRWM’이 뭐지?…요즘 새롭게 뜨는 유튜브 트렌드 5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유튜브 시대다. 유튜브는 플랫폼을 넘어 사람들의 일상이 됐다.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부터 밥을 먹는 시간,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시간, 잠들기 전 침대에서까지 유튜브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튜브는 이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4717만 명. 앱 데이터 분석 업체인 모바일인덱스가 2019년 2월 발표한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 소지자다. 빨간 버튼 안에서 모든 게 이뤄지는 지금, 유튜브 최신 트렌드 5를 꼽았다.
‘GRWM’이 뭐지?…요즘 새롭게 뜨는 유튜브 트렌드 5

◆ 트렌드 1
VLOG 와 GRWM

유튜브는 지금 ‘브이로그(VLOG)’ 열풍이다. 브이로그는 비디오와 기록하다(LOG)의 합성어로, 먹방·뷰티·게임·정보기술(IT) 등 특정 주제를 다루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방송과는 다르다. 기존 유명 유튜버처럼 재능이 필요 없다. 웃기지 않아도 된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담아내면 끝이다.

직장에서의 일과를 올리는 직장인 브이로그, 육아를 하는 전업주부의 일상을 올리는 육아 브이로그, 공부를 하는 학생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공부 브이로그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 일어나 씻고 준비를 하겠습니다. (AM 09:00 출근) 타닥타닥(타자 치는 소리). (중략) 점심시간에는 신전떡볶이를 시켰습니다. 저녁에는 친구들 만나서 곱창 먹기로 했어요. 이따 퇴근하고 또다시 카메라를 켤게요.”

브이로그 속 일상은 과장이 없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직장인 브이로그’는 출근길 지하철, 동료들과의 점심시간, 사무실 내에서 컴퓨터로 업무를 보는 모습 등 누구나 겪는 하루를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30분까지 보여준다.

변호사·의사·약사·회계사·선생님·자영업자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그 분야의 전문 지식이나 정보 교류에도 도움을 주지만 주된 주제는 변호사의 일상, 의사의 일상 등 평범한 하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만만한 영역은 아니다. 사진과 글을 바로 적어 올릴 수 있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보다 확실히 품이 더 들어간다. 촬영과 편집을 스마트폰으로 하더라도 섬네일을 만들고 배경음악(BGM)도 고르고 적절하게 편집하다 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27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슛뚜’는 자취 일상을 찍어 올리는 브이로거로 유명하다. 슛뚜의 영상에서는 목소리도 얼굴도 나오지 않는다. 방에서 커피를 타 마시고 노트북을 하다가 누워 낮잠을 잔다. 특별한 영상이 아닌 것 같은데도 댓글에는 ‘힐링된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집 안에서의 빈둥거림을 담은 ‘집순이의 하루’ 영상은 조회 수 70만 회를 기록했다. 보는 사람은 편안하지만 슛뚜는 장비부터 촬영 기법, 편집 기술까지 철저하게 콘텐츠를 준비했다. 잔잔한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영상미도 슛뚜 채널의 인기 비결이다.

슛뚜는 “일상을 기록하지만 카메라·배경음악·자막·섬네일 등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많다”며 “처음부터 글로벌 구독자를 노리고 시작한 채널이라 구독자 중 30%만 한국인이고 대부분의 조회 수는 일본·미국·유럽 등 각지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목소리 대신 자막으로 소통하는 슛뚜의 영상은 평균 9개 국어로 번역된다. 슛뚜가 영어 자막을 올려놓으면 각국의 팬들이 자발적으로 번역 자막을 등록한다.

이처럼 누구나 겪는 평범한 일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슛뚜는 브이로그 인기 이유로 대상행동을 꼽았다. 그는 “자취를 하면 바쁘다 보니 청소를 안 하거나 예쁘게 꾸며 놓고 살기 힘들다”며 “자취를 하더라도 잘 해놓고 살거나 잘 해먹고 사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며 사람들이 편안함과 대상 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경제적 보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유튜브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수익성이다. 유튜브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다양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모인다. 콘텐츠가 방대해지면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콘텐츠가 생겨나고 자연스럽게 시청자가 증가한다.

시청자들의 수와 동영상 체류 시간이 증가하면 기업 광고 투자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다. 유튜브에 본인이 제작한 영상을 올리면 해당 콘텐츠의 클릭 수나 구독자 수에 따라 광고가 저절로 붙는다. 브이로그는 특별한 주제 없이 일상을 찍어 올리기 때문에 다른 영상보다 진입 장벽이 낮다.

브이로그까지는 들어봤어도 ‘GRWM (Get Ready With Me : 같이 준비해요)’은 생소할 수 있다. GRWM은 구글코리아가 직접 2019년 유튜브 트렌드로 꼽은 키워드다.

GRWM은 학교 가기 전, 출근하기 전 씻고 나갈 준비를 하는 영상을 담은 콘텐츠다. 스킨 케어부터 머리 드라이까지 준비 단계가 많은 여성 유튜버가 대부분이다. 뷰티 유튜버처럼 화장법을 자세하게 알려주기보다 화장을 하며 오늘은 어떤 일정이 있는지, 날씨 때문에 화장과 옷은 어떻게 입을 예정인지 일상적인 대화를 건넨다. 유튜버 트위티의 ‘법학과생의 학교 갈 준비 같이해요’ 영상은 조회 수 237만 회를 돌파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처럼 타인의 일상이 콘텐츠가 되는 현상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일상을 궁금해 하는 호기심은 인간의 기본 욕구이자 지식을 얻게 해주는 원동력”이라며 “반드시 아름다운 일상이 아니더라도 타인의 꾸며진 일상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을 통해 ‘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삶’을 공유하고 위안을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어 “한국은 타인에 대한 관심이나 의식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집단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튜브를 통한 일상 공유나 소통이 더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GRWM’이 뭐지?…요즘 새롭게 뜨는 유튜브 트렌드 5
◆ 트렌드 2
유튜브 생태계 파괴


6월 11일 유튜브에 새로운 채널이 개설됐다. 이 채널은 6시간 만에 구독자 30만 명을 넘겼고 3일 만에 구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처럼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채널 이름은 ‘백종원의 요리비책’이다. 주인공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다. 6월 20일 기준 구독자 수는 170만 명이었다. 이대로라면 곧 200만 돌파도 무난해 보인다.

백 대표는 인터넷에 잘못 떠돌고 있는 백종원 레시피를 바로잡기 위해 직접 채널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구독자들은 “요리 영상의 최상위 포식자가 나타났다”며 그를 반겼다.

백 대표는 유튜브에서 재료 손질부터 꿀팁 전수까지 아낌없이 공개했다. 요식업계 대부답게 ‘제육볶음 100인분 만들기’ 등 초보 자영업자를 위한 조리법도 공유했다.

배우 강동원 씨는 작품 대신 유튜브 채널로 돌아왔다. 최근 유튜브 채널 ‘모노튜브’에는 강 씨의 미국 일상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강 씨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장을 보고 쇼핑을 하는 여행 일상을 통해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데뷔 이후 예능 출연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파급력은 더 컸다. 가장 처음 올라온 영상은 조회 수 179만 회를 돌파했다.

10년 넘게 MBC 간판 예능이었던 ‘무한도전’을 이끈 김태호 PD도 최근 유튜브로 복귀했다. 김 PD는 6월 12일 ‘놀면 뭐하나’ 채널을 오픈하고 ‘릴레이 카메라’라는 콘텐츠를 공개했다. ‘무한도전’ 종영 이후 김 PD의 복귀를 기다렸던 팬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유재석 씨에게 ‘릴레이 카메라’를 던져주고 이 카메라가 주인을 옮겨 가면서 이들의 일상을 찍는 관찰 예능 포맷이다. 연예인이 등장할 뿐 내용은 브이로그와 비슷하다.

이들을 두고 최근 ‘유튜브 생태계 파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일반인들이 주류였던 유튜브 열풍에 최근 유명인들이 가세하며 구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존 매체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유명인들은 유튜브로 넘어와 1인 미디어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확장했다.

유명인들이 유튜브에 뛰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촬영 시간이 길고 방송사의 입맛에 맞게 편집되는 TV 프로그램과 달리 크리에이터가 자유롭게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다. 간단한 소재여도 콘텐츠가 된다. 시청자도 원하는 영상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 때나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유명인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모두 기존 매체보다 부담이 작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반 미디어 환경에서 문화 권력은 이용자와 아마추어에게 있다”며 “프로페셔널들의 반격은 기존 미디어의 한계를 벗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GRWM’이 뭐지?…요즘 새롭게 뜨는 유튜브 트렌드 5

◆ 트렌드 3
유튜브 핵심 된 시니어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세대는 누구일까. 10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답은 50대다. 최근 40~60대에 이르는 중·장년층이 유튜브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1020세대의 대표 플랫폼으로 여겨지는 유튜브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50대 이상이 4월 한 달간 유튜브에 머무른 시간은 101억 분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었다. 이는 10대(89억분), 20대(81억분), 30대(61억분), 40대(57억분)의 월 사용 시간보다 많은 수준이다. 50대 이상의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월 17시간 25분으로 30대(월 16시간 46분)와 40대(월 13시간)를 제쳤다.

이처럼 중·장년층이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통계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이들은 최근 통신업계 ‘데이터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50~70대의 데이터 이용량 증가 속도가 10~40대의 이용량 증가 속도와 거의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50대 이상은 월평균 3.1GB의 데이터를 썼다. 3년 전인 2016년 1분기 데이터 이용량(1.5GB)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10~40대의 월평균 데이터 이용량도 5GB에서 10.4GB로 두 배가량으로 증가했다. 70대를 제외한 50~60대의 데이터 이용량 증가 속도는 더 가팔랐다. 같은 기간 13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시니어 세대는 소비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자로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손녀딸 김유라 씨와 ‘코리아 그랜마(Korea Grandma)’ 채널을 운영하는 박막례(72) 할머니가 독보적이다.

70년 평생을 허리가 굽으며 일만 하다가 병원에서 치매 위험 진단을 받은 박막례 할머니는 손녀와 함께 떠난 호주 여행을 통해 71세에 유튜버로 데뷔했다. “일흔하나에 인생이 부침개처럼 확 뒤집혀 버렸다”던 박 할머니의 현재 구독자는 100만 명에 가깝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 수잔 보이치키가 박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했다. 최근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행사 ‘구글 IO’에 초대돼 선다 피차이 구글 CEO를 만나 유튜브 채널의 파급력을 입증했다.

최고령 ‘먹방’ 유튜버로 유명한 김영원(82) 할머니는 구독자가 30만 명에 달한다. ‘영원씨01seeTV’ 채널을 운영하고 있거 최근 ‘영원씨 여행’이라는 테마로 여행 브이로그 콘텐츠도 업로드하고 있다.

컴퓨터 수리 가게 아저씨인 서영환(47) 씨는 ‘허수아비’ 채널을 운영하는 브이로거로 유명하다. 서 씨는 유튜브에 컴퓨터를 수리하고 조립하는 영상을 올린다. 유튜브를 이용해 수리 과정을 정직하게 보여주고 누구나 쉽게 컴퓨터를 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유튜브를 개설한 지 3년 차. 컴퓨터 수리점에서 일어난 일상을 기록해 올린 영상은 이제 38만 구독자들이 즐겨 찾는 ‘핫 클립’이 됐다. 콘텐츠 생산자로 진화한 시니어들은 유튜브를 통해 인생의 제2막을 새롭게 열었다.
‘GRWM’이 뭐지?…요즘 새롭게 뜨는 유튜브 트렌드 5
◆ 트렌드 4
세기의 합방 ‘홍카레오’

정치의 무대도 여의도에서 유튜브로 옮겨가고 있다. 6월 3일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치 논객이 합방하며 유튜브 정치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워졌다. ‘

TV홍카콜라’ 채널을 운영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알릴레오’를 운영하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합동 방송을 통해 3시간에 걸친 토론을 벌였다. 두 채널에 각각 올라와 있는 ‘홍카레오’ 합방 영상 조회 수를 합치면 470만 회가 넘는다.

유 이사장은 “언론도, 국회도, 유튜브도 각자 따로 노는 상황에서 같이 놀아보고 싶었다”며 홍 대표와의 합방 이유를 밝혔다. 유 이사장이 내세운 만남의 목표는 ‘대화’였다.

이날 토론은 보수와 진보, 한반도 안보, 리더십, 패스트 트랙, 정치, 민생 경제, 양극화, 갈등과 분열, 뉴스 메이커, 노동개혁 등의 주제로 진행됐다. 두 사람은 각 사안에 대해 극명한 시각차를 보였지만 민감한 주제가 나와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부드러운 태도로 대화를 마쳤다.

홍 전 대표와 유 이사장 외에도 정치인들의 유튜브를 통한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정치인이 의견을 밝히려면 보도 자료를 배포하거나 기자회견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서든 유튜브를 통해 뜻을 표명하고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어 당에서도 유튜브 활용을 적극 권하는 추세다.

유튜브 관련 통계 업체 빅풋(Bigfoot)에 따르면 6월 20일 기준 한국인이 개설한 정치·사회·경제 관련 유튜브 채널은 118개다. 정치인들의 유튜브 채널 인기 요인 역시 중·장년층의 유튜브 이용 증가와 연관이 있다.

구독자 수 기준 상위 10개 정치·사회·경제 채널 중 50대 이상 논객이 운영하는 채널은 9개다. 1위는 ‘유시민의 알릴레오’로 더 잘 알려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85만 명)’, 그 뒤를 ‘신의 한 수(74만 명)’, ‘펜앤드마이크 정규재TV(46만 명)’, ‘황장수의 뉴스브리핑(40만 명)’, ‘고성국TV(35만 명)’, ‘진성호 방송(34만 명)’, ‘뉴스타운TV(30만 명)’, ‘TV홍카콜라(30만 명)’, ‘가로세로연구소(27만 명)’가 따른다.
‘GRWM’이 뭐지?…요즘 새롭게 뜨는 유튜브 트렌드 5
◆ 트렌드 5
유튜브에 몰린 기업


유튜브가 플랫폼 시대 절대 강자로 떠오르면서 기업도 유튜브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기업 유튜브 채널은 동영상 광고를 유통하는 창구이자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 자체 채널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를 보유한 곳은 롯데면세점이다. 2012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롯데면세점은 현재 53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한 1분짜리 광고 영상이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광고를 넘어 자체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냠다른TV’라는 이름으로 채널을 새롭게 개국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광고 모델인 BTS 등 한류 스타들이 출연한 광고 영상이 인기를 끌며 글로벌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며 “앞으로는 CJ ENM 다이아티비 소속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새로운 포맷의 쇼핑 예능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에 이어 구독자 수가 많은 기업 채널 순위는 6월 20일 기준 SK텔레콤(46만1106명), KT(45만5524명), LG유플러스(31만4714명), 에뛰드하우스(24만7669명) 순이었다.

기업이 직접 생산하는 자체 콘텐츠도 늘고 있지만 대세는 유튜브 광고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협업한 영상 역시 주를 이룬다. 조회 수 1000만 뷰 이상을 기록한 기업 영상은 주로 이용자들이 보는 5~30초짜리 광고로 삽입됐거나 유튜브 메인에 걸리도록 광고를 진행한 영상이다.
‘GRWM’이 뭐지?…요즘 새롭게 뜨는 유튜브 트렌드 5
이승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수많은 기업 중 구독자 10만 명을 넘긴 채널은 손에 꼽는다”며 “유튜브 사용자들은 영상의 콘텐츠가 좋아 구독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튜브 검색창에 기업 이름을 치고 들어가 영상을 보고 구독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기업은 대부분 유튜브 광고 영상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이용자들의 광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유튜브에 TV 광고를 그대로 트는 것이 아니라 특화된 광고를 콘텐츠화한다. 대표적인 광고 사례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출 역량을 보여주는 ‘우주로 가라편’과 ‘수출편’ 등 광고 시리즈로 조회 수 5000만 뷰를 돌파했다.

B2B 기업이지만 이 영상들은 반도체를 의인화해 B급 감성을 내세운다. 가장 최근에는 SK하이닉스 공장이 경기도 이천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천의 특산품은 반도체’라는 광고를 선보였다.

쌀이나 도자기가 아닌 반도체도 특산품이 될 수 있다는 유머 코드를 담은 이 광고는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촬영됐다. 광고가 인기를 끌며 또 다른 공장 소재지인 청주시에서는 ‘청주편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회사 측에 전하기도 했다.

광고대행사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는 성별·국적·연령·관심사 등 개인 정보 데이터로 정확한 타깃을 추출할 뿐만 아니라 광고 주제나 키워드에 딱 맞는 채널에 자동으로 연결한다”며 “전통 매체에서는 광고의 효과를 간접적으로만 가늠할 수 있었지만 유튜브를 통해 정확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0호(2019.06.24 ~ 2019.06.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