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대한민국 100대 CEO & 기업 : 3위 현대차]
-올해 신차 13종 출시, 미래 대응 능력 강화로 글로벌 경제 위기 타파

현대차, 혁신으로 시장 판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현대차가 ‘2019 대한민국 100대 CEO&기업’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96조8126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6450억원이다. 글로벌 경제 저성장이 장기화하고 주요 국가들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이뤄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값진 결과다.

현대차는 2018년 국내 72만1078대, 해외 386만5697대 등 전 세계시장에서 총 458만6775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싼타페와 코나 등의 신차 판매 호조와 중남미 시장을 비롯한 신흥 시장에서의 선전을 바탕으로 국내시장과 해외시장에서 흥행 가도를 이어 갔다.

올해는 국내 71만2000대, 해외 396만8000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468만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래차 관련 연구·개발(R&D)과 모빌리티·자율주행차·수소차 등 미래 기술에 투자를 더욱 확대하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업 경쟁력 고도화, 미래 대응력 강화, 경영과 조직 시스템 혁신 등을 통한 수익성 강화가 해결 과제다. 올해 글로벌 판매를 늘리기 위해 현대차는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신차를 앞세워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 판매를 조기에 정상화할 계획이다. 신흥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전동화 모델 강화를 통한 친환경차 글로벌 리더십 확보에도 집중한다.

◆ ‘현지 맞춤형’ 전략·신차 효과로 실적 기대감

현대차는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한 혁신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자율 경쟁 체제를 강화한다.

2017년 10월부터 도입한 권역별 자율 경영과 책임 경영 체제는 기존 본사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탈피한 모델이다. 주요 시장별로 상품전략·생산·판매 등을 통합 운영해 현지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현장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한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북미·유럽·인도·러시아 등 4개 권역본부 체제를 갖춘 데 이어 올해 초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아프리카·중동 등 3개 권역본부를 추가했다. 오는 9월 인도 권역본부가 출범하면 글로벌 주요 지역의 권역본부 체제 구축이 마무리된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나설 계획이다.

신차 효과에 따른 실적 기대감도 자아낸다. 총 13개의 신차를 출시해 미국과 중국 등 주력 시장의 사업을 조기에 정상화하고 인도와 아세안 등의 신흥 시장에 대한 대응력도 높일 방침이다.

현재 현대차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밝지 않다. 올해도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시장의 침체와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등의 영향으로 녹록하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는 고강도 변화와 혁신을 통해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자동차 제조업의 추격자 중 하나’가 아닌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방침이다.
현대차, 혁신으로 시장 판도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


◆ ‘미래차가 답이다’ 경쟁력 강화에 올인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미래차 분야 대응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공유 경제, 인공지능(AI), 스마트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미래차 선점을 위한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혁신도 가속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진행하며 미래차 기술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세계 각국의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강화하며 미래차 투자를 본격화한 상태다. 미국 자율주행 업체 오로라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함께 연구하는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레이더 전문 개발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차량 공유 업체 미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 드론 전문 업체 톱플라이트 등과 협업하고 있다. 미국의 미래 모빌리티 연구기관인 ACM(American Center for Mobility)에도 창립 멤버로 참여해 ACM이 추진 중인 첨단 테스트 베드 건립에 500만 달러(약 56억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전기차·수소전기차 등 모든 타입의 전동화 모델을 개발, 2025년 44개 모델, 연간 167만 대 판매를 통해 클린 모빌리티로의 전환을 꾀한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퍼스트 무버다.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다양한 산업에 융합, 수소 사회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올해 5개월 만에 글로벌 판매 1000대를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다. 자율주행은 2021년 국내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목표로 외부 글로벌 선도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혁신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룹 역량을 융합해 독자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외부 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제조와 서비스를 융합한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같은 변화와 혁신 전략의 성공적 실행을 위해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과 유연한 기업 문화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투명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사회의 다양성·전문성·독립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룹 사업구조 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혁신적인 조직과 기업 문화 구축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돋보기]

이원희 현대차 사장
-시동 걸린 ‘정의선식 혁신’ 이끌 적임자


현대차를 이끄는 이원희 사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그룹 내 재무통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차 입사 이후 재정팀장과 국제금융팀장, 미국법인 재경담당 임원, 재경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줄곧 재무 분야를 담당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부임 이후 수익성 강화와 함께 혁신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사장은 정의선 체제에서 현대차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이 사장의 리더십은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어닝 쇼크를 기록하는 등 현대차의 경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 사장은 올해 2월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직접 주재하며 중·장기 재무 목표와 연구·개발(R&D) 투자 계획, 기술 로드맵 등 중·장기 경영전략과 경영 목표 등 청사진을 공유했다.

현대차 사장이 직접 나와 회사 경영 현황과 미래 전략, 경영 목표 등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R&D와 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총 4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는 현대차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처음으로 수익성 개선 목표도 제시했다. 2022년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7%, 자기자본이익률(ROE) 9% 달성을 추진하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2013년 18.6%에 달하던 ROE가 계속 하락해 2018년 1.9%까지 떨어졌다. 이와 같은 경영 방향 제시로 현대차 주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다.

또한 위기 상황을 정면 돌파하는 승부사 기질도 지녔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현대차에 대해 고배당을 요구하자 이 사장은 주주 서한을 통해 현대차의 배당안에 찬성해 달라고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이 사장이 실적 회복과 미래 사업에 대한 경쟁력 구축 역량 확보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결과 현대차는 엘리엇과의 주총 표 대결에서 완승했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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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0호(2019.06.24 ~ 2019.06.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