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0대 CEO&기업] 임일순 사장, ‘실적 부진’ 신사업으로 반전 노린다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대형마트 2위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홈플러스스토어즈가 유통 업황 하강 추세로 부진한 실적을보이고 있다.

최근 공개된 2018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6월 14일 공개된 홈플러스의 2018 회계연도(2018년 3월~2019년 2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59% 감소한 109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사이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67% 줄어든 7조659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감소는 업황 불황과 함께 지난해 동김해점·부천 중동점 폐점, 홈플러스 스페셜 매장 전환이 영향을 미쳤다. 홈플러스는 16개 매장을 대상으로 대형마트와 창고형 마트를 결합한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영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며 영업 공백에 따른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

급변하는 유통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영 혁신에 직면한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유통 혁신 전략을 꾀하고 있다. 스페셜 전환 작업과 함께 기업 이미지(CI)를 전면 교체했고 신선식품 분야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온라인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도 나섰다. 올해 초에는 리츠 상장 실패라는 고배를 마셨다. 리츠 상장을 통해 스페셜 매장 전환과 온라인 사업 등 신사업을 위한 유동성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결국 불발됐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018년부터 전국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리츠에 담아 공모 상장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올해 3월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서 기대치를 크게 밑돌자 상장을 철회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 급을 ‘A2+’에서 ‘A2’로 한 단계 내렸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임직원 사기 진작 차원에서 6월 17일 자필 편지까지 썼다. 임 사장은 코스트코코리아·바이더웨이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한 재무통으로 통한다.

그는 “유통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작금의 상황은 전통 유통 사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는 위기”라며 “격한 경쟁 속에서 지속되는 매출 감소와 가파른 비용 상승으로 유통산업 내 기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 과제로 홈플러스 스페셜 확대, 모바일 사업 집중, 지역 밀착형 매장 ‘코너스’의 업그레이드, 신선식품 분야 강화 등을 내놓았다.

홈플러스는 스페셜 매장을 올해 20개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전환 과정에서의 영업 공백에 따른 매출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무기계약직 직원 약 1만5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하면서 경영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업황 악화와 함께 경쟁사와 이커머스 업체들 간 경쟁 심화로 전문가들은 올해도 대형마트에 녹록하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대기업과 이커머스 업체들은 수년 전부터 전사적인 집중 투자로 온라인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온라인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홈플러스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스페셜 매장 전환과 신선 분야, 온라인에 집중하며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2019 100대 CEO&기업] 임일순 사장, ‘실적 부진’ 신사업으로 반전 노린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0호(2019.06.24 ~ 2019.06.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