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9 상반기 히트 상품]
- 신유통 서비스 부문 1위 '쿠팡 로켓배송'
- 본사 직원들의 직접 배송 이벤트에서 아이디어
- 지난해 연매출 4조 달성
집 앞까지 직접 배달…유통·물류업계를 흔든 ‘배송 혁명’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2010년 직원이 7명이던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이제는 e커머스(전자 상거래) 유통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은 한국판 ‘아마존’으로 불린다.

단순히 업종이 같고 규모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이 둘 사이의 가장 큰 공통점은 ‘혁신’이다. 아마존이 미국이라는 시장에서 물류 혁신을 일으켰다면 쿠팡은 한국에서 물류 혁신을 이뤄냈다.

특히 지금의 쿠팡을 있게 한 대표 서비스인 ‘로켓배송’은 한국의 유통·물류업계를 크게 바꿔 놓았다. 그동안 공급자 중심에서 운영되던 산업을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게임 체인저’가 됐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로켓배송은 각별하다. 이는 이번에 실시한 ‘2019 상반기 히트 상품’ 신유통 서비스 부문 조사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로켓배송은 72.4%라는 압도적 지지를 소비자들에게 받으며 신유통 서비스 부문 맨 윗자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 직원들이 현장 목소리 듣고 서비스 제안
집 앞까지 직접 배달…유통·물류업계를 흔든 ‘배송 혁명’
2014년 4월 처음으로 선보인 쿠팡의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은 국내 유통산업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켰다.

이전까지 온라인이나 홈쇼핑 등에서 구매한 상품은 외주 물류 회사 택배 서비스나 우편 등을 통해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한편 간혹 제품이 중간에서 분실되는 사례도 종종 일어났다.

더욱이 제품의 특징을 모르는 배달원이 제품을 집하차하며 파손되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로켓배송은 쿠팡이 직접 전국에 물류 시스템을 마련해 자체적인 배송 인력인 쿠팡맨을 통해 상품을 고객에게 직접 배송해 줬다. 이에 따라 고객은 주문한 상품을 온전하고 이른 시일 내에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로켓배송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빠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동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로켓배송은 고객에게 상품을 직접 안전하게 전달하겠다는 배송의 목적을 넘어 감성을 전달했다. 실제로 로켓배송은 쿠팡맨이 직접 배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 감동 서비스로 더해 ‘마케팅 사각지대’를 줄였다.

예를 들면 대량 구매 시 발생하는 대형 종이박스를 쿠팡맨이 배달 현장에서 바로 수거해 주거나 아이가 있는 집에는 ‘아이가 자고 있어요, 노크해 주세요’라는 자석 스티커를 고객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쿠팡맨의 모든 활동들은 회사 차원의 지침이 아닌 쿠팡맨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다. 스티커도 쿠팡맨이 낸 아이디어로 회사가 제작, 지급한 물품이다. 배달 지역을 분할, 쿠팡맨마다 가는 지역과 자주 보는 고객들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배송 과정에서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게 된 것이다.
집 앞까지 직접 배달…유통·물류업계를 흔든 ‘배송 혁명’
◆ 167개 규모 자체 물류 인프라 구축

엄밀히 따지면 로켓배송 역시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로켓배송을 시작하기 1년 전인 2013년 쿠팡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본사 직원들이 직접 배송해 주는 ‘와우 딜리버리’ 이벤트를 진행했다.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현장에서 직접 고객의 의견을 수렴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만난 고객들의 불만은 상당했다. 특히 배송 서비스에 대한 문제가 심각했다. 직원들이 취합한 고객들의 건의 사항을 한데 모아 해법을 모색했다. 로켓배송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직원들이 해결 방안을 제시하면서 시작하게 됐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진행했다. 현재 축구장 167개 규모의 자체 물류 인프라와 수천 명에 달하는 배송 직원 전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시작 당시 연간 배송 상품 2300만 개 수준에 불과했던 로켓배송은 작년 9월 기준 누적 10억 개의 상품을 배송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상품 수 역시 기저귀·분유 등 일부 품목으로 구성된 몇 백 개 수준에서 이제 500만 개 규모로 확대됐다.

이를 기반으로 쿠팡은 놀라운 실적을 올리고 있다. 로켓배송을 처음 시작한 2014년 3484억원의 매출을 올린 쿠팡은 2015년 1조1337억원, 2016년 1조9159억원, 2017년 2조6846억원, 2018년 4조4227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고 있다.

현재의 로켓배송은 좀 더 진화하고 있다. 지난해 로켓배송과 관련해 특허청에 ‘로켓프레시’, ‘로켓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의 상표를 각각 등록했고 해당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로켓프레시는 신선식품, 로켓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은 급송택배업과 온라인 주문에 의한 상표배달업 등을 지정 상품으로 정했다. 세 가지 상표 모두 최근 유통업계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신선식품·가정간편식(HMR)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염두에 둔 것이다.

쿠팡은 또 특허청에 ‘로켓설치’ 상표권과 브랜드 시안도 출원했다. 쿠팡이 각 제조사에서 직매입한 에어컨·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을 고객이 주문하면 제조사와 협의한 전문 인력이 직접 방문해 제품 설치까지 완료해 주는 서비스다. 물류센터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충남 천안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연 데 이어 경기 여주시에도 물류센터를 매입했다. 인천에도 신선식품 물류 시설을 임대했다.
집 앞까지 직접 배달…유통·물류업계를 흔든 ‘배송 혁명’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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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1호(2019.07.01 ~ 2019.07.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