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에너지 시장 패권’ 노린 미국의 노림수…삼성엔지니어링·현대제철·휴스틸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6.30 청와대사진기자단 / 한국일보 류효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6.30 청와대사진기자단 / 한국일보 류효진
[한경비즈니스 칼럼=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18 하반기 데일리 시황·파생 상품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상치 않다. 핵협상 파행을 이유로 시시각각 악화 일로를 치닫던 미국과 이란의 관계는 이란 측의 호르무즈해협 사보타주(인근 상선·시설의 의도적 파괴 행위)와 핵실험 재개 위협에 미국 측의 추가 경제제재와 군사적 ‘말살’ 경고가 맞서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까지 빠르게 내몰리고 말았다.

문제는 미국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 격추를 통해 결사 항전의 의지를 다지고 나선 이란이나 전면전에 앞서 ‘그림자 전쟁(사이버전, 요인 암살이나 주요 시설 타격 등)’을 공식화한 미국의 행보를 고려할 때 양국 간 협상 재개나 이견 절충 여지가 지극히 비좁아 보인다는 사실이다.

또한 2015년 7월 핵협상 당시와 달리 현재는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의 원만한 중재력을 기대하기도 마땅하지 않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대부분이 사태 해결보다 교착상태 지속이나 전쟁 가능성을 우세하게 전망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선 관련 불확실성이 야기할 국제 유가 합의 판단이 급선무다. 첫째, 전면전 발발과 호르무즈해협 인근 주요 설비에 대한 파괴(이란 측)와 공습(미국 측)이 수반된다면 국제 유가는 글로벌 공급 리스크 심화를 이유로 급등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해협이 국제 원유 물동량의 18.2%, 액화천연가스(LNG)의 33.3%(미국 에너지정보청 추산)를 담당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 관문이라는 사실과 글로벌 원유 수요 대비 공급 충격 정도가 1차 오일쇼크 기간 중 8%, 2차 오일쇼크 당시엔 9% 남짓에 불과했지만 호르무즈해협 인근 시설 완파 시 14% 수준을 웃돌 수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지적은 위의 가능성을 지지하는 방증이다.

◆원유·가스 관련 업종 호재 전망

둘째, 정치적 교착상태가 장기화하는 구도에선 글로벌 수요 부진 우려에 대한 잠복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쇄되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측 공급 변화에 따라 국제 유가의 향배가 좌우될 여지가 많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00일’ 이평선을 중심으로 한 국제 유가 하방 경직성 강화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OPEC 측의 현재 감산 기조가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셋째, 과거 사례로 봤을 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의 심화는 지속적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를 채근할 개연성이 크다. 주요 중동 사태의 교훈은 대부분 유가 레벨의 기조적 변화보다 변동성 확대 쪽이 앞섰다. 흥미로운 대목은 국제 유가 변동성과 ‘두바이-WTI 유가’ 스프레드 간 동행성이다.

즉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변동성 확대를 지속 채근하는 구도에선 중동 산유국 대비 미국의 원유 수출 가격 경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여지가 많다. 원유 순수출국 전환을 목전에 둔 미국으로선 전쟁 같은 파국만 아니라면 현재의 교착상태도 그다지 아쉬울 것 없다는 것이다.

국제 에너지 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미국의 중·장기적 노림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설비투자(capex) 확대 계획과 결합돼 그간 지리멸렬한 행보를 반복했던 원유와 가스의 시추·생산·운반·가공 등 관련 밸류 체인의 총체적 투자 확대로 파급될 공산이 크다.

관련 시도는 시장(S&P500) 대비 S&P500 오일·가스의 석유·개발(E&P) 업종 상대 강세의 주동력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 주가 경로와 한국 관련주 프록시(proxy) 간 절대적 상관성은 해당 환경 변화에 연동한 국내 관련 밸류 체인 기업에 주목할 만한 필요성을 역설한다.

트럼프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의 실질적 안전지대로 해외 E&P 건설(삼성엔지니어링), 유정·송유관(현대제철·휴스틸·세아제강), 굴삭기·굴착 장비 부품(진성티이씨), 피팅(성광벤드) 관련주를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1호(2019.07.01 ~ 2019.07.0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