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매년 40% 성장’ 전기차 배터리 삼성$LG$SK 글로벌 ‘원톱’ 경쟁]-시장·산업 전문가 4인 좌담 -“소재 내재화 위한 정책적 지원 시급”
[진행=장승규 편집장, 정리=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향후 국내에서 가장 높은 성장성이 예상되는 분야다. 시장 규모가 2027년 1694억 달러로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산업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메모리 반도체를 대신할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전기차용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를 논의하기 위해 전문가 4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키움증권에서 전기전자 업종 분석을 맡으며 여러 차례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김지산 기업분석팀장, 12년간 2차전지 시장을 분석해 온 삼성증권의 장정훈 수석연구위원, 메리츠종금증권에서 2차전지 시장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주민우 수석연구원, 전기차·2차전지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INI산업리서치의 홍유식 대표다. 한경비즈니스 본사에서 7월 17일 개최된 전문가 4인의 좌담회를 공개한다. 진행은 장승규 한경비즈니스 편집장이 맡았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최근 국내 산업 중에서도 특히 높은 성장성으로 주목 받는 분야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이 분야에서 특히 강점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장정훈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이하 장정훈) “우선 국내 기업들이 전기차 때문에 2차전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10년 전만 해도 노트북 PC 붐이 있었고요. 정보기술(IT)이 성장하면서 휴대전화 등의 소형 2차전지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그동안 많은 기술력을 축적해 왔습니다. 당시에도 LG화학이나 삼성SDI는 가장 잘했던 업체들이고요. 이처럼 높은 기술력이 축적된 상황에서 자동차라는 새로운 수요처가 생기는 것은 한국으로서는 매우 긍정적인 상황입니다.”

홍유식 INI산업리서치 대표(이하 홍유식) “국내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소형 배터리 산업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 여부는 오랫동안 고민을 거듭하다 2000년 전후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시 국내 기업들이 미래의 경쟁력은 ‘에너지’ 분야가 될 것이라는 것을 일찍 간파하고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 온 것이 중요한 배경이라고 봅니다.”

-2019년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큰 전환점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수석연구원(이하 주민우) “아직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태동도 안 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전기승용차 판매 대수를 보면 160만 대입니다. 내연기관 판매 대수를 더한 전체 판매 대수 중 굳이 비율을 따지면 2%에 불과하고 올해는 그 비율이 3%에 도달했습니다. 그만큼 아직도 침투할 수 있는 시장이 90% 정도가 남아 있다는 얘깁니다.”

김지산 키움증권 기업분석팀장(이하 김지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국내에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봅니다. 일단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해 올해 시장 침투율 3%에 도달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테슬라의 모델3가 굉장히 큰 변화의 계기가 됐습니다. 전기차가 이제 내연기관차와 필적할 만한 원가와 이를 넘어서는 성능으로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MEB를 비롯해 글로벌 메가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인 발주에 나서고 있고요. 이는 전기차용 배터리업계에도 의미 있는 환경의 변화입니다.”

-중국이 2021년 이후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기로 하면서 중국 시장도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데요, 배경은 무엇입니까.
홍유식 “그동안 중국이 전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보인 데는 실제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보조금이 지급되는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차에 부품을 넣게 되면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거기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죠.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밀어내기 식으로 영업을 한 곳이 많았고요. 그러다 보니 제품의 불량률도 20~30%로 높았습니다. 마치 배터리를 공급한 것처럼 가짜로 꾸민 곳도 적지 않았고요. 이런 상황에서 보조금 제도가 변경되면서 그동안 보조금에 많이 의존해 왔던 업체들일수록 더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판매량 1, 2위는 중국의 CATL과 BYD입니다.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의 기술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홍유식 “기술 수준은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부문에서 배터리 자체의 디자인 구조가 얼마나 잘돼 있느냐가 중요하고 또 이를 어느 정도 품질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편차 없이 잘 생산해 내는 공장의 기술 수준도 중요합니다. 디자인 등 기술 측면에서 국내 업체들의 기술 수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박한 편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죠. 이에 비해 현장에 있는 이들은 국내의 수준을 매우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장에서 만들어 내는 기술 수준으로 보면 세계 정상급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장정훈 “사실 분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 순위는 정확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순위를 평가하는 방식부터 자동차 고객사들, 주로 메이저 업체들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테슬라가 올해 3분기 전기차 판매량을 확 늘렸다면 테슬라에 독점 납품하는 파나소닉의 순위가 크게 올라갈 겁니다. 실제 시장조사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 올해 큰 변동이 없다고 나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작년 대비 올해 출하량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작년 대비 올해 70~80% 정도가 올라갔습니다. 그만큼 조사 결과와 실제 점유율 사이에 편차가 크다는 얘깁니다.”

-한국 기업들이 시장점유율에서도 ‘글로벌 톱’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습니까.

장정훈 “자동차 업체들의 시각에서는 전기차 배터리를 선택할 때 업체의 트랙 레코드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노트북만 하더라도 폭발 사고 등으로 리콜이 한 번 이뤄지면 업체들에는 매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데,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과 연결돼 있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LG화학과 같은 국내 기업들은 2차전지 배터리를 상당히 일찍 시작했고 그만큼 탄탄한 트랙 레코드를 쌓아 이와 함께 유럽 시장은 최근 들어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높은 기술력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홍유식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판매할 때의 관행을 보면 각 국가들의 기술력에 대한 평가가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 배터리 100개를 주문하면 업체에서는 103개를 보내주는 식입니다. 이는 제품들 중에 오류가 날 수 있는 제품들의 가능성을 미리 고려하는 겁니다. 그런데 국내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 100개를 기준으로 제품 102개를 보내준다면 중국 기업들은 107개를 보냅니다. 다시 말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제품에 대해 그만큼 품질의 차이를 인식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이 3세대로 접어들면서 자동차 업체들도 품질의 차이를 더욱 크게 고려할 수밖에 없고 현재로서는 일본과 한국의 싸움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숫자상으로는 일본의 판매량이 더 크게 나타나지만 이는 테슬라와 거의 독점 계약하고 있는 파나소닉의 영향이 크죠. 이를 떼어 놓고 생각한다면 한국 기업들이 이미 북미·유럽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기 때문에 3세대 전기차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3세대 전기차, 배터리 품질 더 중요… 한국 기업이 최대 수혜”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은 어떤가요. 파나소닉이 세계 1위 업체가 될 가능성은 있나요.

장정훈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배터리는 원래 소니부터 시작했는데 소니는 기본적으로 2차전지 사업부를 매각하지 않았습니까. 무라타는 현재로선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해 의미 있는 증산을 하고 있지 않고 있어요. GS유아사도 납축전지가 메인입니다. 그동안 파나소닉이 글로벌 시장에서 톱3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테슬라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는데 파나소닉 내부에도 재무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생산 시설을 증설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파나소닉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이끌 수 있는 기회는 낮다고 봅니다.”

-삼성SDI도 테슬라를 뚫기 위해 굉장히 오랫동안 공을 들이지 않았나요.

김지산 “삼성SDI는 이미 테슬라와 에너지 저장 장치(ESS) 부문에서는 협력이 이뤄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볼 때 삼성SDI로서는 테슬라를 뚫는 게 그렇게 절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물론 장기적으로 테슬라는 중요한 고객이지만 사실 원형전지 부문에서는 삼성SDI가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마진도 굉장히 좋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와 협력 관계로 가려면 삼성SDI 또한 가격 등의 측면에서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은데 거래처나 수요처가 다변화되는 상황에서 굳이 삼성SDI가 이와 같은 선택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테슬라와의 협력은 ‘상징성’이 큽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업체들이 직접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거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은 없습니까.

주민우 “전기차용 배터리 산업의 특징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이 시장이 진입하는 데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립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자체를 개발하는 데만 3년, 관련 트랙 레코드를 쌓는 데 3년, 또 자동차에 최적화해 개발하는 데 3년을 봅니다. 아무리 자본금이 많아도 최소 10년이 걸리는 비즈니스입니다. 더욱이 최근 나타나는 흐름을 보면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들에 요구하는 기술 수준 또한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행거리의 장기화가 필요하고요, 충전하는 데도 대부분 80% 충전에 15분 미만을 요구합니다. 또 자동차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사업이다 보니 모든 부분에서 표준화가 중요합니다. 배터리도 모듈의 표준화가 중요하죠. 10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이 시장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요구 사항들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최근 자동차 업체들의 움직임이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장정훈 “이미 우리에게 좋은 사례가 있습니다. 삼성SDI가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인 보쉬와 자동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협력했지만 2012년 이 합작이 깨졌습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에서 주도권 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보쉬의 행보는 당연히 ‘우리가 직접 전기차 배터리를 하겠다’였습니다. 하지만 3~4년 뒤 보쉬 쪽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접겠다’고 발표했죠. 당시 보쉬 측은 전기차 배터리 제품을 생산할 기술은 있지만 가격을 한국 업체들만큼 경제성 있게 맞출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팔 만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라는 얘깁니다. 실제로 유럽 자동차 업체들도 그렇고 현대차도 배터리 부문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직접 배터리 사업을 하겠다기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코스트 분석을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의 전략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최근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데, 누가 승자가 될까요.

김지산 “업체들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각자의 장점들은 굉장히 명확하다고 봅니다. LG화학은 소재 기술에서 특히 앞서 있어요. 무엇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양극재의 내재화 비율이 높죠. 삼성SDI는 원형전지를 중심으로 한 소형 전지 부문에서 글로벌 1위라는 평가가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요. 처음부터 IT 기반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IT 고객들과의 충분한 신뢰를 기반으로 자동차 산업까지 잘 넘어가는 모습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후발 주자로서의 약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가격이나 트랙 레코드 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SK그룹 차원에서 지원받고 있는 만큼 후발 주자의 약점을 극복할 가능성을 충분히 높게 평가합니다. 특히 분리막이라는 가장 중요한 소재를 내재화했고 SK그룹의 포괄적인 전략을 통해 동박 사업까지 내재화하며 ‘핵심 소재의 내재화’라는 측면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습니다.”

홍유식 “세 회사의 고객 포트폴리오를 유심히 보고 있습니다. 현재 다양한 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는 회사가 향후에도 시장에서 더 많은 수주를 가져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 가장 불리한 곳은 SK이노베이션입니다. 현재 기획하고 있는 것을 다 소화하기 위해서는 고객 포트폴리오를 많이 넓혀 줘야 할 필요가 있어요. LG화학과 삼성SDI 중에서는 LG화학이 조금 더 앞서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도체의 경우 최근 일본과의 정치적 갈등에 따른 수출 규제로 소재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배터리 부문에서는 이런 문제가 불거질 위험성은 없나요.

홍유식 “배터리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양극재는 이미 많이 국산화됐지만 문제는 음극재입니다. 그중에서도 인조흑연계 음극재는 거의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분리막도 문제가 될 수 있고요. 현재 SK이노베이션에서 분리막을 하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이 전부 다 소화할 수 없고 그 외에는 전반적으로 분리막의 경우 일본세가 강합니다.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문제는 알루미늄 필름입니다. 이 분야는 거의 일본의 두 업체가 세계시장의 10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주민우 “전지박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와 KCFT 두 개 업체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문제는 전지박을 만드는 데 필요한 드럼통을 일본의 4개 회사가 거의 과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이 수도꼭지를 잠가 버리면 국내 업체들이 증설하는 데 제한이 될 수 있죠.”

-국내에서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외에 배터리 산업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들은 어떤 곳이 있습니까.

주민우 "저는 두 군데를 보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과 대주전자재료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 소재 중 에너지 밀도가 높아 최근 각광받고 있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과 니켈코발트망간(NCM)을 동시에 하는 거의 유일한 업체입니다. 이미 국내 배터리 3사 중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라는 두 개를 고객사로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입니다. 두 회사의 공격적인 생산 공장 증설 계획의 수혜를 볼 수 있습니다. 대주전자재료는 음극재에 첨가하는 실리콘을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지금 당장 상용화는 어려운 단계로, 이 시장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해도 이 회사의 실리콘 매출은 올해 60억원, 내년에 200억원, 내후년에 500억원을 전망하는 고성장 시장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전기차 배터리 강국’이 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인가요.
홍유식 “올해 3월 일본의 ‘배터리 재팬’이라는 행사에서 독일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국가적 차원에서 배터리 제조 산업을 키우겠다는 겁니다. 유럽 시장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전기차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시장이 성장해 갈 분야입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시장도 커져갈 텐데 그렇다면 지금처럼 이 시장을 한·중·일이 석권하게 두고 볼 것이냐는 고민입니다. 유럽 시장에서도 뭔가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특히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 측면에서 소재 부문을 강화하는 겁니다. 무엇보다 ‘미래 소재’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의 이슈는 전고체 배터리가 될 겁니다. 현재는 전기차 배터리의 구성 요소 중 전해액이 액체인데, 이를 고체화하면 이점이 많습니다. 안전성도 높아지고 무엇보다 배터리 용량도 높아질 겁니다.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재료 기술’입니다. 현재는 재료 기술에서 일본이 앞서 있는데 우리 또한 이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지산 “소재와 관련한 기술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본과의 이슈 때문이라도 소재의 내재화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이는 조금 더 넓게 봐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균형적인 생태계 발전 측면에서도 중요합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량을 증설하기 위해서는 이에 맞춰 소재 기업들도 생산량을 늘려줘야 한다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고체 전지를 중심으로 하는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기술력도 중요한 시점이에요. 현재는 일본 업체들이 3년 정도 앞서고 있는데 우리 또한 이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 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유럽과 북미 시장 등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글로벌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잘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은 철저한 품질관리일 테고요. 소니와 같은 업체들의 추락 과정을 살펴보면 치명적인 품질관리 실패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이와 같은 실수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늘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vivajh@hankyung.com

[커버스토리=‘매년 40% 성장’ 전기차 배터리 삼성$LG$SK 글로벌 ‘원톱’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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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4호(2019.07.22 ~ 2019.07.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