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36호 (2019년 08월 07일)

‘나와 마주하는 시간’…초보자를 위한 명상 가이드

기사입력 2019.08.05 오후 07:21

[커버스토리 : 특별한 여름휴가 '명상', 나에게로의 여행] 
-호흡 명상, 척추 바로 세우고 처음엔 ‘3분’부터…불면증에는 ‘보디 스캔’이 효과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우리가 일상에서 수없이 떠오르는 감정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은 일상의 평안을 할퀴는 존재들이다. 그러면 화가 날 때 화를 내지 않는 게 상책일까.

명상은 ‘마음을 보는 힘’이다. 즉, 자신의 마음을 판단 없이 바라보는 것이다. ‘지금 화가 나고 있구나, 기뻐하고 있구나’를 아는 것이다. 화를 잠재우기보다 화가 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게 명상의 방법이다.

명상의 세계에선 즐거움도 마냥 좋은 게 아니다. 기쁨의 감정을 쫓아가면 쾌락이 된다. ‘지금 기쁘구나’ 하며 알아차리고 그 순간 머무르면 그만이다. 명상을 통해 얻는 진정한 기쁨은 ‘주인 의식’의 발현이라고 한다. 명상에 빠진 이들은 “내가 내 마음을 몰라 원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면 명상을 통해 현명한 선택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나아가 내 삶의 주인이 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이때 중요한 것은 너와 나의 ‘연결성’이다. 신정임 아비야사 요가명상 대표는 “모든 고통은 자기 자신의 생각에서 비롯된다”며 “‘나만 아니면 돼’라는 태도와 생각이 사람 간의 연결성을 끊고 인간을 고립시킨다”고 말했다. 목표에 대한 강한 집착이 시야를 좁게 만든다면 진정한 공감은 ‘감정적으로 우리는 다르지 않다’는 연결성에서 나온다. 자신의 감정에만 빠지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감정도 잘 느낄 줄 알아야 명상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바로 ‘내가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통해 알아차림이 있는 자각이 일어난다. 이를 위한 수많은 시도들이 존재해 왔다. 호흡법만 수천 가지에 이른다. 이름도 종류도 다르지만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상에서 쉽게 따라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명상법을 소개한다.

도움말 김현경 마인드풀리빙현 대표 겸 명상안내자
신정임(Viha) 아비야사 요가명상 대표
사진협조 요가웨이브 성수



호흡 명상
호흡 명상을 할 때 꼭 가부좌 자세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편안하게 허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자세가 좋다. 허리를 세우기 위해 의자에 걸터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흡 명상을 할 때 꼭 가부좌 자세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편안하게 허리를 바로 세울 수 있는 자세가 좋다. 허리를 세우기 위해 의자에 걸터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흡 명상은 기본 중 기본이다. 쉽게 말하면 지금 자신이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숨을 쉬는 것이다. 의식하지 않고 마음대로 숨을 쉬던 행동에서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살아 있는 호흡을 알아차리고 새로운 아침을 행복하게 맞이하는 게 호흡 명상으로 향하는 길이다.
호흡 명상은 시간과 장소를 정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보자들에게는 짧게는 ‘3분 명상’을 추천한다. 김현경 마인드풀리빙현 명상안내자는 “3분 정도 숨을 쉬면서 내 숨이 잘 들어오는지 판단 없이 그대로 바라보면서 주의를 기울이는데 집중하거나 애쓰지 말고 온전히 자신의 주의를 호흡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느끼는데 주의가 다른 곳으로 향할 때면 더 구체적인 지침을 따라도 좋다. 들이마시는 숨에 시원함을 느끼거나 내쉴 때는 묵직하고 따뜻한 공기 혹은 코끝의 감각을 느껴보는 것이다. 또는 오른쪽으로 더 숨이 잘 들어오는지 왼쪽으로 더 들어오는지 느껴볼 수도 있다. 이때 자연스럽게 호흡하면 된다.

한 발 더 나아가면 아로마 호흡을 해볼 수도 있다. 아로마 오일을 사용해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하~’ 내쉬는 과정이다. 명상에서는 코 호흡이 기본이 된다. 코를 통해 호흡하면서 몸 안의 불편함을 알아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흡을 하다 보면 때로 불편한 부분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김 명상안내자는 “우리 마음과 자각의 상태는 하늘과 같아 먹구름과 하얀 구름에 가려지기도 하지만 또 푸른 하늘이듯이 ‘저 사람이 미워 죽겠구나’ 하는 알아차림이 있으면 어느 순간 쓸려 내려가고 또 맑은 하늘처럼 마음이 돌아오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고 말했다.

호흡 명상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척추를 세워 앉는 것이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 허리를 세우는 게 좋다. 명상 의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자세가 좋지 않은 이들은 의자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의자 끝에 걸터앉아 허리를 바로 펴고 앉아볼 수도 있다.

숨이라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만 일어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들어가고 나가는 숨을 알아차리는 것은 집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신정임 아비야사 요가명상 대표는 “정신이 산만하고 집중이 어렵다면 호흡을 할 때도 수많은 생각들이 오고 간다”며 “그럴 때 ‘나는 왜 이런 생각을 반복하지’ 또는 ‘이런 생각을 반복하는 나는 어떤 사람이지’와 같은 관찰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다시 숨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생각의 늪에 빠지다가도 다시 호흡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보디 스캔(몸 이완 명상)
누울 때 어깨에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 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준비운동을 한 뒤 자리에 눕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누울 때 어깨에 힘을 빼는 게 중요하다. 몸을 앞뒤로 움직이며 준비운동을 한 뒤 자리에 눕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는 보디 스캔을 추천한다. 몸 이완 명상으로도 불리는 보디 스캔은 대개 누워서 진행한다. 몸의 구석구석을 알아차리는 명상이다. 손끝·손바닥·손등·손목 등 구체적으로 하나씩 느껴보면서 몸 전체를 향한다. 복부 안의 장기들이나 뼈를 느껴보기도 한다. 김현경 마인드풀리빙현 명상안내자는 “한 곳을 생각하다 보면 혈액이 모이면서 몸이 따뜻해지고 이완된다”며 “모든 긴장 상태를 풀고 땅바닥에 늘어진 상태가 돼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과민성 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명상”이라고 말했다.

신정임 아비야사 요가명상 대표는 이를 ‘뇌 디톡스 명상’이라고 설명했다. 누워 있는 상태에서 척추의 움직임을 통해 뇌척수액을 흐름을 좋게 하고 몸 구석구석을 느끼는 동안 생각의 노폐물이 빠져 나간다는 것이다. 정수리에서부터 이마·눈썹·눈 등 한 곳 한 곳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잠이 들어버리고 만다고 한다. 자기 몸에 집중하면 신경이 깨어나면서 이완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걷기 명상
팔을 뒤쪽으로 보내면 허리를 더 곧게 펼 수 있다. 느리게 또는 빠르게 걷기.

팔을 뒤쪽으로 보내면 허리를 더 곧게 펼 수 있다. 느리게 또는 빠르게 걷기.


걷기 명상은 ‘환기’를 위한 것이다. 가만히 앉거나 누워서 하는 명상이 지루하면 걸으면서 명상을 해도 좋다. 이때의 장점을 걸을 때마다 풍경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감각을 통해 지나가는 차 소리를 듣거나 바람 소리 또는 초록빛 나무 등을 알아차릴 수 있다. 꽉 막힌 생각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명상을 하는 동안 감각 중 하나를 선택해 상황마다 이름표를 붙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보자들은 발바닥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떻게 걷고 있는지 발바닥의 움직임을 알아차리면서 걷는 속도를 조절해 보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걷기 명상을 하는 것도 환기를 위한 좋은 방법이다. 울퉁불퉁한 돌을 밟아볼 수도 있고 그때 오는 몸의 자극을 통해 불편함을 알아차릴 수도 있다. 때로 목적 없이 걸어보는 것도 효과적인 걷기 명상 방법이다.


힐링 명상(감정 명상)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는 것도 자신을 돌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는 것도 자신을 돌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긍정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신정임 아비야사 요가명상 대표는 힐링 명상을 위해 매일 저녁 하루를 돌아보는 글을 써 볼 것을 추천한다. 하루의 삶에서 잘한 게 무엇인지 스스로 칭찬하는 글을 써보는 것이다. 신 대표는 “보통 하루를 돌아보면 남에게 잔소리를 듣거나 해코지 받은 것들이 생각나고 칭찬받을 만한 것은 잘 떠오르지 않는데 매일 스스로를 칭찬하는 일종의 일기 쓰기를 통해 감사를 깨닫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사에게 받은 칭찬 한마디, 누군가에게 먼저 문을 열어준 기억, 누군가에게 받은 마음이나 물질 등 하루 동안 받거나 베풀었던 것들을 떠올리면 된다.

힐링 명상은 또 다른 표현으로 감정 명상이기도 하다. 감정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알아차리는 것이다. 수많은 경험과 사건들에 의해 오늘의 자신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 사건이 있을 때 감정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그 순간을 견뎌내고 비슷한 일로 계속해 상처를 받게 된다. 상처가 누적되면 고통도 커진다.

감정 명상은 고통스러웠던 특정 사건으로 돌아가 울고 있는 그때의 내 모습을 바라보는 과정이다. 김현경 마인드풀리빙현 명상안내자는 “그때의 나를 지금의 내가 안아주고 다독여 주면서 하나씩 감정을 해소하는 과정”이라며 “내 삶에서 괴롭히는 누군가, 혹은 질병을 밀어내려고만 하지 말고 알아차림을 통해 더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소하고 싶은 이슈가 있을 때, 그때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그때 자기 모습이 어땠는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등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흔히 명상을 할 때는 생각을 버리라고 말한다. 감정 명상을 할 때는 어느 정도의 생각을 동원하는 게 좋다.

이러한 알아차림을 통해 결국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김 명상안내자는 “자극이 오고 반응을 한다면 명상을 통해 자극과 반응 사이의 공간을 만들어 주면서 이 순간 박차고 나갈 것인지, 그대로 머무를 것인지, 또 다른 길을 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비 명상
힐링 명상이 자기 자신을 향한다면 자비 명상은 남을 향하는 마음이다. 건강할 것, 행복할 것, 평안할 것….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흘려보내는 시간이다. 마음으로 말을 건네는 명상이다.

이름을 붙이기에 따라 다양한 명상을 적용해볼 수 있다. 설거지를 할 때 주의를 기울이면 설거지 명상이 될 수 있다. 가부좌를 하고 몸을 치켜세우는 것도 명상이지만 나아가 실생활에서 적용하고 실천하는 게 요즘 명상 트렌드다.

모든 명상에서의 공통점은 ‘멈춤’이다. 마음의 본성은 사방으로 튀는 것이라면 명상을 통해 과거나 미래로 향하는 마음을 현재로 가져오고 자신에게 필요한 용기를 내거나 쉼을 얻게 하는 것, 그 멈춤의 시간을 갖는 것이 명상의 상태다.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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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6호(2019.08.05 ~ 2019.08.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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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8-06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