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세계 최초 상용화 5개월 점검…5G 경쟁, 게임의 법칙이 바뀐다]
-통신 3사, 5G 기지국 8만 곳 구축…지하철 등 실내 송수신 장치는 공동 설치 나서
속도 논란 여전…‘팡팡’ 터지는 5G, 언제쯤 가능할까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올해 4월 세계 최초로 한국이 5G를 상용화한 이후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흐름도 5G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5G 가입자는 불과 약 70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했고 현재는 200만 명에 육박한다. 4G가 100만 명을 돌파하는데 약 80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전환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처럼 늘어나는 이용자 수와 비례해 5G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5G가 제대로 터지지 않아 많은 이용자들이 ‘무늬만 5G’라는 비난을 제기하고 있고 이통사가 광고했던 것만큼 빠른 속도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직까지 완벽하게 5G 시대가 왔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과연 언제쯤 이용자들이 만족스러워하며 5G를 이용하는 날이 올지 궁금하다.

◆커버리지는 현재 KT가 가장 우위

5G 가입자들은 기존의 스마트폰보다 훨씬 비싼 값을 지불하며 5G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요금제도 더욱 비싸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활하게 5G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 곳곳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원인은 단연 ‘인프라 부족’ 때문이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이른바 이통 3사의 기지국 수에서도 나타난다. KT를 제외한 이통사들은 현재 정확한 기지국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했는데 9월 현재까지 국내에 구축된 5G 기지국은 약 8만 국 정도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가 약 3만국, KT가 2만8000국, SK텔레콤이 2만2000국 등으로 집계됐다.

물론 5G는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 때 기지국 수와 실질적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범위, 즉 ‘커버리지’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롱템에볼루션(LTE)은 한 개의 기지국에 네트워크를 송수신 가능하게 하는 ‘장치’가 단 하나만 필요했다. 따라서 기지국 수와 커버리지가 비례한다고 볼 수 있었다.

반면 5G는 기술의 특성상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이런 장치가 3개 정도 넣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마쳐야 비로소 5G를 이용할 수 있는 커버리지 구축이 완성되는 셈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신고 된 기지국 가운데 아직 제대로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은 채 공간만 마련한 곳도 많다”며 “기지국 수가 아닌 그 내부에 설치된 장치가 사실상 커버리지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송수신 장치 기준으로 보면 현재 KT가 장치 수 6만 대를 돌파해 가장 넓은 5G 커버리지를 완성해 놓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6만 대에 약간 못 미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현재 5G의 커버리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자체적으로 이동통신 관련 커버리지 맵을 제공하는 KT를 통해 대략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약 3년 후 완벽한 서비스 구현 예상돼

이를 살펴보면 우선 2011년 상용화된 LTE는 현재 국내 전역을 커버리지 하고 있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반대로 5G는 면적으로만 따져 봤을 때 아직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지역이 더욱 많은 모습이다. 인구가 밀집한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커버리지가 닿는 것도 확인된다.
속도 논란 여전…‘팡팡’ 터지는 5G, 언제쯤 가능할까
KT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구축한 6만 여개의 장치는 85개 전국 시 지역 거리 곳곳에서 5G 서비스를 다소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해당 지역에서도 5G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지만 송수신 장치가 약 7만~8만 개 정도가 되면 이런 문제들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통 3사 역시 공통적으로 연내 5G 관련 송수신 장치를 7만 개 이상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실내에서의 사용은 예외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의 얘기다.“5G 송수신 장치는 우선적으로 야외 기지국부터 설치한 후 실내로 간다는 방침입니다. 5G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정부에서도 빠른 설치를 위해 주요 지하철이나 대형 건물은 3사가 공동으로 장치를 설치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문제는 소형 건물입니다. 건물주와의 협의가 있어야 내부에 장치를 깔 수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실내에서의 원활한 사용은 시간이 지체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지방의 소도시에서는 5G 전용 스마트폰을 사더라도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인데 이런 부분은 대략 3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LTE 역시 지금처럼 편안하게 사용하는데 비슷한 기간이 소요됐다는 것이 이런 예상을 내놓은 배경이다.

광고에서 봤던 것만큼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이용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해 한 이통사 관계자는 ‘체감 효과’가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3G에서 4G로 넘어갈 때 갑자기 빨라진 속도에 많은 이용자들이 놀랐어요. 5G는 더 빨라졌지만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 중인 LTE도 결코 느리지 않은 속도입니다. 그만큼 5G의 속도가 과거처럼 드라마틱하지는 않죠. 그리고 사실 5G는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B2B 서비스에서 보다 큰 체감이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돋보기 스마트폰도 5G 전용이 대세…국내에서 6종 출시

2011년 상용화된 롱텀에볼루션(LTE)은 차츰 구축망이 확대되면서 결국 3G를 완전히 밀어내고 자리 잡았다. 5G 역시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향후 이동통신 시장에서 주력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사실상 이견은 없다. 이에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도 5G 전용 스마트폰 출시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5G 전용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제품이 5가지로 가장 많다. 최초의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 5G’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이후 갤럭시 노트 시리즈도 5G 전용(노트10 및 노트10+)으로 출시했다. 9월 들어서도 보급형 5G폰 ‘갤럭시 A90’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5G’를 잇달아 내놓으며 총 5개의 5G 스마트폰을 판매 중이다.


LG전자도 듀얼 스크린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V50 씽큐’를 통해 계속해 늘어나는 5G 수요에 대응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를 보다 업그레이드한 ‘V50S 씽큐(ThinkQ·가칭)’를 출시할 계획이다. 애플은 아직 5G 스마트폰 자체를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년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한 애플까지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면 내년도 5G 가입자 수는 더욱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이통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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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2호(2019.09.16 ~ 2019.09.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