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신라리워즈’, 가입자 100만 명 돌파…수익성과 충성고객 두 마리 토끼 잡아
'가입비 3배 이상 혜택’…호텔들이 멤버십 혜택 늘리는 이유
(사진)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면 숙박권, 객실·레스토랑 상시 할인 등 가입비를 웃도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항공에 마일리지가 있다면 호텔엔 멤버십 프로그램이 있다. 항공 마일리지에 비해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호텔 좀 이용해 봤다는 이들은 최근 호텔 멤버십 혜택 챙기기에 분주하다. 가입비를 웃도는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1년 내내 객실과 레스토랑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예약 대행 플랫폼(OTA)에 밀려 뒷전이었던 호텔의 공식 홈페이지도 멤버십 회원 증가에 따라 주요 예약 채널로 떠올랐다.

호텔신라의 호텔 부문 통합 멤버십인 ‘신라리워즈’는 출시 4년 만에 회원 가입자 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국내 토종 호텔 멤버십으로는 이례적인 성공 사례다. 신라리워즈의 100만 가입자 달성의 일등 공신은 최근 호텔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공홈족(공식 홈페이지 예약족)’이다.

신라호텔 공식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만 찾을 수 있는 회원 전용 상품이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지난해 1월부터 ‘신라리워즈’ 가입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 월평균 4만~5만 명, 최대 월 8만 명 이상 회원을 그러모았다. 제주신라호텔은 올해 1분기 공식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직접 예약한 고객이 4년 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호텔은 올 1월 리워즈 리뉴얼 이후 신규 가입 회원이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특히 연이은 해외 진출과 공식 홈페이지 재정비와 맞물려 외국인 회원 수가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호텔 리워즈의 회원 중 해외 고객이 전체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앰배서더 유료 멤버십인 앰배서더 플러스 클럽 가입자는 전년 대비 19% 이상 증가하고 신규 회원 역시 23% 늘어났다. 호텔 공식 홈페이지에서 객실 최저가를 보장하는 동시에 앰배서더 클럽 무료 회원 특전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가입비 3배 이상 혜택’…호텔들이 멤버십 혜택 늘리는 이유
◆OTA에 몰리는 소비자 잡아라

호텔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은 대부분 가입비를 웃도는 혜택을 내놓고 있다. 가입비 대비 3배 이상의 혜택을 주는 호텔도 있다. 호텔이 멤버십 경쟁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OTA로 유입되는 소비자를 줄이고 호텔을 직접 예약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간 호텔은 내국인 고객 유치에 힘써 왔다. ‘호캉스’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서 내국인 고객은 외국인 고객이 급감하면서 생긴 공실률을 안정시켜 왔다.

OTA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호텔 진입 장벽이 낮아져 2030 젊은 고객의 유입도 증가했다. 하지만 OTA가 주요 플랫폼이 되면서 호텔업계에서는 수수료 부담이 높아졌다.

호텔은 대략 15~30% 정도의 수수료를 OTA에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편한 고객 서비스가 단점으로 꼽혀 왔던 OTA는 한국에 고객센터를 설립하는 등 서비스 개선에 앞장서며 점차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특급호텔은 OTA 최저가로 몰린 소비자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내세우는 것이다. 특히 멤버십 가입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고객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로 멤버십 체계가 잘 잡혀 있는 호텔일수록 OTA 의존도가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한국문화관광원 논문에 따르면 오래전부터 멤버십 체계가 갖춰져 있던 4~5성급 호텔의 외국계 OTA 비율이 30.8%인데 비해 1~3성급은 55.1%, 일반 숙박업은 78.6%에 이르렀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신라호텔이 OTA에 지불하던 수수료 대신 회원 전용 가성비 높은 상품을 적극 선보이자 ‘신라리워즈’ 회원 가입률도 함께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신라호텔은 멤버십 가입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호텔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라리워즈’ 회원의 투숙 비율은 신라호텔·신라스테이의 전체 예약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어 월별 편차가 적고 안정적인 객실 공급에 기여하고 있다.


◆30만원 숙박비 대신 40만원 연간 회원권
'가입비 3배 이상 혜택’…호텔들이 멤버십 혜택 늘리는 이유
(사진) 롯데호텔 멤버십 프로그램 '롯데호텔 리워즈'/롯데호텔

호캉스가 일상화된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도 멤버십 가입자 증가에 기여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관계자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호캉스 수요가 가장 높은 8월에 가장 많은 고객이 멤버십에 가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몇 년 새 호텔 숙박과 다양한 부대시설을 즐기는 고객들이 증가함에 따라 30만원 중·후반대의 금액으로 일회성 호캉스를 즐기는 것 대신 가입 즉시 객실 숙박권을 증정하고 1년 내내 다양한 혜택이 따라오는 42만원짜리 연간 호텔 멤버십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호텔이 유료 멤버십 가입 시 가입비보다 높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무료 멤버십에 가입해도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가 주어진다. 무료 멤버십에 가입한 후 적립금이나 포인트가 쌓이면 객실 무료 업그레이드와 라운지 무료 이용, 식음업장 혜택, 부대시설 이용 혜택 등 OTA에서 얻기 힘든 부가적인 혜택이 뒤따른다.

신라호텔은 2개의 유로 멤버십과 1개의 무료 멤버십을 자체 운영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의 경우 서울신라호텔은 ‘신라S’, 제주신라호텔은 ‘블루멤버십’으로 구분돼 있다. ‘신라S’ 멤버십은 60만원의 가입비를 내면 무료 숙박권과 2인 조식, 10만원 상당의 레스토랑 이용권 1장이 기본으로 포함돼 있다.

또한 서울과 제주신라호텔의 레스토랑을 이용할 때 상시 최대 33.3%의 할인이 적용된다. 3인이 이용하면 1년 내내 1인 식비가 무료로 제공되는 셈이다.

롯데호텔은 올해 1월 1일부터 기존 무료 멤버십을 ‘롯데호텔 리워즈’로 리뉴얼하고 혜택을 강화했다. 무료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에게 등급에 따라 최대 100달러의 바우처를 증정한다. 특히 플래티넘 등급은 무료 숙박권도 특전에 포함돼 있다.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인 ‘트레비 클럽(Trevi Club)’도 있다. 혜택에 따라 클럽형·식음형·고급형 등으로 나뉘는데 특히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식음형 상품이다.

50만원의 가입비를 내면 호텔 뷔페 식사권 2장, 레스토랑 5만원 식사권 4장, 음료 1인 이용권 2장, 2인 식사 시 50% 할인권 1장, 발레파킹 이용권 3장 등 50만원이 넘는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뷔페 상시 할인을 제공한다.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양 호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초이스(I Choice) 멤버십’은 가입과 동시에 숙박권과 9만~20만원 상당의 레스토랑 이용권이 주어진다. 멤버십에 따라 식음료 할인, 객실 40% 할인권 등 다양한 상품이 제공되며 이는 가입비 대비 약 3배의 해당하는 혜택이다.

한진수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호텔이 이 같은 혜택을 내놓는 이유에 대해 “호텔은 소비자의 관여도가 높고 재구매 고객이 높은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호텔은 멤버십 가입자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며 “멤버십 가입자의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마케팅이나 교차 판매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2호(2019.09.16 ~ 2019.09.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