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42호 (2019년 09월 18일)

‘비디오 시대의 역설’…커지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기사입력 2019.09.17 오전 08:56

-멀티태스킹 가능하고 데이터 부담 작아…네이버 첫 화면에 오디오 서비스 ‘NOW’ 선봬

‘비디오 시대의 역설’…커지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사진)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에 선보인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NOW’./네이버

‘비디오 킬드 더 레이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 비디오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오디오 시장은 끝이 날 줄 알았다. 하지만 오디오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고 정보기술(IT) 공룡들은 최근 오디오 시장의 판을 키우고 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다시 떠오른 오디오 콘텐츠 시장은 인공지능(AI) 스피커, 커넥티드 카 등 다양한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어 시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구글·아마존·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오디오 콘텐츠 산업에 뛰어들며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동영상 플랫폼의 절대 강자가 유튜브라면 아직까지 글로벌 오디오 시장을 동시에 장악한 플랫폼이 없기 때문이다.


◆오디오 콘텐츠는 일상의 BGM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첫 화면에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나우(NOW)’를 선보였다.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24시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는 현재 음악과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위주로 제공되고 있지만 향후 어학·교육·키즈 등 콘텐츠 카테고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라이브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포맷을 실험하면서 성장하는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검색·쇼핑·뉴스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일상 속 배경음악(BGM)’을 목표로 하는 만큼 소비자가 찾아듣는 것이 아니라 BGM처럼 틀어놓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나우를 첫 화면에 적용해 서비스 자체의 접근성을 높이고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대부분의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이 수요자도 공급자가 될 수 있는 ‘온디맨드’ 형식이라면 네이버는 지정된 제작자와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유명인과 전문 방송 인력들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중견 유튜버나 크리에이터들과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도 모색 중이다. 네이버 뮤직 서비스 ‘바이브’ 등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가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네이버는 2017년 ‘오디오클립’ 출시에 이어 지난해 ‘오디언소리’를 인수하는 등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을 지속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8년 4분기 콘퍼런스 콜을 통해 향후 오디오 콘텐츠 확보에 투자하고 오디오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강세 속에서 네이버가 오디오 서비스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이버 나우 태스크포스(TF)에서 콘텐츠를 총괄하는 이진백 리더는 “최근 오디오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주된 이유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동영상 콘텐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데이터 부담이 작다는 점”이라며 “일하면서, 이동하면서, 쉬면서 그냥 틀어 놓을 수 있는, 그 시간에 맞는 온에어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니즈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백 리더의 설명처럼 오디오 콘텐츠의 최대 장점은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운전하거나 움직이면서 또 다른 일을 하면서도 편안하게 오디오 북을 들을 수 있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AI) 스피커폰 등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이 확대된 것도 오디오 콘텐츠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비디오 시대의 역설’…커지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네이버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최근 오디오 콘텐츠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지만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2년 ‘나는 꼼수다’를 시작으로 떠오른 ‘팟빵’은 아직까지 국내 팟캐스트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팟빵 이용자 규모도 적지 않다. 팟빵의 하루 순 방문자 수는 40만 명이다. 애플리케이션(앱)과 웹의 월간 순 방문자 수는 도합 300만 명 수준이다.


팟빵은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9월 미국 팟캐스트 콘텐츠 제작사인 ‘원더리’와 제휴, 미국 인기 팟캐스트 ‘닥터데스’의 한국어 버전을 공개했다.

디오 유튜브로 불리는 스푼라디오는 쌍방향 소통과 창작자 보상을 강점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하며 최근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팟캐스트 서비스 ‘팟프리카’를 운영 중인 아프리카TV도 최근 NHN의 ‘팟티’를 인수하며 신규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IT업계뿐만 아니라 출판업계에서도 오디오 콘텐츠가 대세다. 성우나 유명 배우의 목소리로 책을 읽어 주는 서비스 ‘오디오 북’은 최근 출판업계의 트렌드로 떠오르며 가장 돋보이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출판사 인플루엔셜은 지난해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를 론칭해 ‘미움받을 용기’와 ‘명견만리’ 등 자사 베스트셀러는 물론이고 동영상 강의 1000여 개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최대 월정액 독서 앱 ‘밀리의 서재’도 이병헌 배우와 박찬욱 영화감독 등 유명인이 읽어 주는 리딩북을 통해 성장했다.

‘비디오 시대의 역설’…커지는 오디오 콘텐츠 시장


◆미국 팟캐스트 청취자 7300만 명


한국에서도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미국 에디슨연구소와 트라이튼 디지털의 공동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팟캐스트 청취자는 월간 7300만 명이다.


 2013년 이용자(3200만)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2022년에는 월간 1억3200만 명이 팟캐스트를 들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과 달리 젊은 세대의 이용률이 가장 높다. 이 보고서에서는 12~24세 응답자의 91%가 지난달에 온라인 오디오를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60% 이상이 지난주에 온라인 오디오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답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디오 콘텐츠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미래 잠재 고객도 확보된 시장인 셈이다.

구글과 아마존 등 IT 공룡들이 이 같은 시장을 놓칠 리 없다. 구글은 지난해 초 한국을 포함한 45개국에 오디오 북 서비스를 출시했다. 구글은 오디오 북에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며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 홈’과 구글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도 디지털 콘텐츠를 확충해 미디어 서비스 업체로 입지를 넓히려는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출판사와 낭독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아마존 오더블’로 제작비를 기존 대비 30~50% 수준으로 절감했고 2014년 온라인 코미디 콘텐츠 서비스 업체 ‘루프톱 미디어’를 인수했다.

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도 지난 2월 팟캐스트 콘텐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넷플릭스처럼 오디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으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스포티파이는 이를 위해 팟캐스트 콘텐츠 제작사로 유명한 김릿미디어와 팟캐스트 서비스 전문  업 앵커를 인수했다. 전 세계에 2억1700만 명의 이용자를 가진 스포티파이는 지난 6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부와 팟캐스트 계약을 하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오디오 시장은 아직 비디오 시장에 비해 관련 콘텐츠가 풍부하지는 않지만 최근 드라마·코미디·추리 등 플랫폼 내 오리지널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그 영역이 커지고 있다”며 “AI 스피커처럼 향후 기술 발전에 따라 신생 플랫폼 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콘텐츠 경쟁력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2호(2019.09.16 ~ 2019.09.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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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9-17 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