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깅스를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 매년 매출 100% 이상 급성장
20~30대 여심 스틸러 안다르, 매출 800억 ‘눈앞’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올 한 해 패션업계를 뜨겁게 달군 브랜드가 있다. 안다르(andar)다. 2015년 설립돼 이제 5년 차를 맞은 회사로, 연혁은 짧지만 성장세가 놀랍다.

설립 첫해 8억9000만원에서 68억원(2016년), 180억원(2017년), 400억원(2018년)으로 매년 100% 이상 매출이 성장했다. 올해 목표 매출은 800억원이다. 신애련 안다르 대표와 남편, 지인 두 명이 모여 시작한 안다르는 현재 임직원 160여 명 규모로 커졌다.

안다르의 성장이 더 눈에 띄는 이유는 한정된 시장, 즉 수요가 정해진 시장에서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다르는 운동에 적합한 요가복·필라테스복·피트니스복을 전문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기업이다.

주요 타깃 층은 20~30대 여성들이다. 2018년 통계에서 한국의 인구수는 약 5160만 명(내국인 4980만 명)인데 이 중 20~30대 여성의 인구수는 703만4000여 명으로 비율이 13.6%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운동을 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니 소비층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정된 시장이라는 한계를 안다르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를 만들어 냄으로써 지속 성장 가능한 시장으로 일궈냈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운동복을 스타일리시하게 만들어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애슬레저 룩으로 발전시켰다.

◆ 품질·디자인·가격으로 여심 사로잡아
20~30대 여심 스틸러 안다르, 매출 800억 ‘눈앞’
안다르의 성장 비결은 충실한 기본에 있다. 편안하고 스타일리시하며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말이 쉽지 이런 옷을 만들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편안한 옷을 만들면 디자인이 별로고 반대로 디자인에 신경 쓰면 옷이 불편하기 나름이다. 또 품질에 신경 쓰면 가격이 비싸지고 반대로 가격을 낮추면 품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안다르는 철저한 사용자 중심의 관점에서 극복했다. 요가 강사 출신인 신 대표가 운동할 때 체험했던 불편하고 아쉬웠던 운동복의 단점을 직접 하나하나 개선하며 지금의 안다르를 만들어 냈다.

현재까지 나온 안다르의 모든 제품은 신 대표가 상품과 디자인에 직접 참여하고 출시 전 가품으로 만들어진 제품 역시 수십, 수백 번 착용하면서 수정·보완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쳐 생산되고 있다.

소비자들과의 소통도 적극적이다. 국내 유수의 요가와 피트니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과도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부설 디자인 연구소를 별도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안다르는 품질에 가장 큰 공을 들인다. 안다르는 세계 최대 섬유 회사 인비스타(INVISTA)에서 개발한 신축성 원단 ‘라이크라(LYCRA)’로 제품을 생산한다.

그중에서도 인비스타의 공식 파트너사에만 제공하는 ‘블랙 라벨’을 사용한다. 블랙 라벨은 기능성을 한층 더 보강한 인비스타의 프리미엄 라인으로, 극한의 상황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높은 활동성을 제공하며 우수한 내구성을 자랑해 오래 입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타 제품보다 건조 속도도 빠르다. 안다르는 일반 면 재질보다 8배 빠른 속도로 건조되는 미국 듀폰의 기능성 원단 ‘탁텔(Tactel)’을 활용했다. 일반 나일론 소재보다 뛰어난 내열성으로 수분을 즉시 방출시켜 최적의 쿨링감을 제공한다. 이 때문에 땀은 물론 갑자기 비를 맞거나 물놀이를 즐겨도 문제가 없다.

또한 고무줄 3배에 달하는 탄력성을 갖춰 심한 마찰과 세탁에도 놀라운 복원력을 선보이며 싱글 원단이 아닌 양면 원단으로 구성돼 비칠 염려가 없어 자유롭게 속옷을 착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공기를 통과시키는 벤틸레이션 구조를 활용, 항균 방취 기능까지 갖췄다.

최근에는 더욱 다양한 제품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여름에 맞춰 ‘에어쿨링 레깅스’와 ‘래시가드’를 연이어 선보였다. 특히 에어쿨링 레깅스는 이른바 ‘신세경 레깅스’로 불리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아웃도어 빠진 자리 채우는 애슬레저룩

안다르의 성장은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패션업계에 많은 시사점을 안겼다. 국내 패션 시장은 2008년부터 매출 하강을 겪기 시작하면서 지난 10년간 침체를 거듭해 왔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아웃도어다.

경기 침체와 브랜드 간 경쟁 심화, 소비자의 패션 성향 변화 등으로 아웃도어 시장이 급격하게 움츠러들었다. 급기야 LF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비롯해 휠라 휠라아웃도어, 신세계인터내셔날 살로몬, LS네트웍스 잭울프스킨, 패션그룹형지 노스케이프, 네파 이젠벅 등이 시장에서 사라졌다.

반면 안다르가 이끌고 있는 애슬레저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인기를 끄는 이유는 사회 전반으로 건강을 챙기는 문화가 확산된 데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퇴근 후 헬스·요가·필라테스 등의 운동을 하는 직장인이 늘었기 때문이다.

애슬레저는 과거 운동복의 대명사였던 ‘트레이닝복’과 달리 디자인과 형태가 다양해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어 20~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레깅스는 할리우드 연예인들의 ‘1마일 웨어(동네에서 편하게 입는 옷)’로 주목 받으면서 애슬레저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유러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는 2016년 6380억원에서 2017년 6800억원, 지난해 695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 종류와 가격도 세분화되고 있다.

요가복이 대표적이다. 영국 고가 요가복 브랜드 ‘HPE’부터 2만~3만원대의 ‘안다르’와 ‘젝시믹스’까지 다양해졌다. 나이키·아디다스·휠라 등 기존 스포츠 웨어 브랜드들도 요가나 필라테스 전용 레깅스 제품군을 확대했다.

해외 유명 애슬레저 업체들도 한국에 잇달아 들어오고 있다.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이 2016년 한국에 들어온데 이어 룰루레몬 출신 디자이너가 설립한 스포츠 웨어 브랜드 ‘모노비’도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대형 유통사들도 가세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상반기 매장 개편에 나서면서 애슬레저 상품군을 강화했고 인천터미널점에는 국내 백화점업계 최초로 매장 내에 운동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2015년 10개에 불과했던 애슬레저 브랜드는 지난해 말 24개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 [돋보기] ‘패션업계 백종원’ 신애련 대표는 누구
- 요가 강사에서 800억원 매출 올리는 CEO로
20~30대 여심 스틸러 안다르, 매출 800억 ‘눈앞’
신애련 안다르 대표. 이쯤 되면 패션업계의 백종원이다. 방송을 포함해 각종 오프라인 강연과 다양한 콘텐츠 채널 등에 출연하면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그가 입는 애슬레저 룩은 20~30대 여성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구고 그의 창업 스토리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 여성들에게 부러움과 희망을 준다.

스물여덟 살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피부관리사, 요가 강사 등의 경력을 밑천 삼아 자본금 2000만원으로 창업한 신 대표의 안다르는 이제 매출 800억원을 바라보는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운이 좋아 성공한 것이 아니다. 시장이 원하는 수요를 정확히 파악했고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통해 만들어 낸 제품이 소비자들을 그러모았다. 피부관리사로 일하며 다양한 사람의 체형을 관찰한 경험과 요가 강사를 하며 쌓은 해부학 지식을 기반으로 한국인 체형에 맞는 애슬레저 룩이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제품을 알리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기도 했다. 5000개가 넘는 요가 관련 업체에 전화했고 수천 명의 요가 강사들을 직접 찾아가 자신이 만든 제품을 홍보했다. 고가의 수입 제품이 자리하고 있던 요가복 시장에 그가 만든 가성비 좋은 제품은 금세 입소문이 났다.

무엇보다 한국 여성 체형에 맞춘 제품을 만든 것이 주요 성공 요인이었다. 신 대표의 사업 시작은 온라인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전국 백화점, 면세점, 프리미엄 아울렛 등 32개의 오프라인 매장(2019년 11월 기준)에 입점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cwy@ham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1호(2019.11.18 ~ 2019.11.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