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현석 UL코리아 사장…“안전에서 보안, 지속 가능성까지 ‘혁신 성장 파트너’ 될 것”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화재와 전기와 같은 ‘보이는 안전’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사이버 보안 등 ‘보이지 않는 안전’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다양한 안전 이슈를 해결하며 기업의 혁신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겠습니다.”
“UL, 125년 지속 성장 비결은 ‘혁신’과 ‘신뢰’”
서울 역삼동 파이낸스센터에서 12월 9일 만난 정현석 UL코리아 사장은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안전 인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UL은 125년을 맞은 글로벌 안전 과학 기업으로, UL코리아는 1996년 이후 북미 수출에 필요한 UL 마크 인증을 비롯해 광범위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 산하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선임연구원을 시작으로 힐티 코리아 대표, 티롤릿 한국 법인 대표를 역임한 정 사장은 올해부터 UL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년간 한국과 유럽에서 건설·에너지·철강 분야의 기술 개발과 전략, 전략 기획을 지휘해 온 정 사장은 UL의 125년 전통에 더해 디지털 전환과 지속 가능성에 새롭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UL이 전문 영역의 B2B 사업을 하는 만큼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1893년 개최된 시카고 세계박람회에서 토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의 다량 사용과 빈번한 대형 화재 발생, 전기 사용 안전성 확증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때 전기 엔지니어 윌리엄 헨리 메릴은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이듬해 전기 안전 회사를 설립했다. UL은 1905년 UL 라벨 서비스를 시작했다. UL 라벨이 부착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의 설비에 대한 심사를 시행했고 이는 엄격하고 투명한 UL 서비스의 근간이 됐다. UL은 125년 동안 제품과 서비스의 안전, 보안 및 지속 가능성을 탐구하고 검사하고 테스트하고 인증해 왔다.”

그 사이 4차 산업혁명을 논하는 시대가 됐다. 최근 UL의 방향성과 가치는 무엇인가.
“UL은 ‘세상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 설비, 건축 자재, 소비재, 전기·전자 기기를 비롯해 환경, 지속 가능 에너지, 전자 결제 보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구체적으로는 인증·검증, 성능 시험, 사후 심사, 감사, 교육·컨설팅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에서 KS마크가 잘 알려진 것처럼 UL은 지난 125년간 안전·보안·지속 가능성 표준을 1700개 이상 제정해 왔다. 전 세계 220억 개 이상의 제품에 UL 마크가 부착됐다. 과거에는 안전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보안과 지속 가능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최근 UL은 안전의 리더십을 통해 공급망 검증, 환경 지속 가능성 모니터링, 전자 거래 보안,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성 등과 같은 신규 테스트 시장의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UL의 서비스는 어떻게 활용되나.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발전하면서 냉장고 또한 점점 스마트해지고 있다. 터치스크린과 음성 인식 기능 등 스마트 기능이 탑재된 냉장고가 나오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레시피를 알려주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식료품을 주문해 주는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이러한 스마트 냉장고를 사례로 들자면, UL 인증 서비스로 냉장고 개발 단계에서부터 디바이스 자체의 안전성 인증과 검증을 받을 수 있다. 실제 UL은 냉장실 도어 개폐 30만 번, 냉동실 도어 개폐 15만 번을 시험하는 등의 엄격한 규격에 의해 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또한 UL의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냉장고 브랜드는 디바이스 간의 안정적인 연결과 원활한 통신이 이뤄지고 있는지 검증한다. 또 기기의 ‘상호 운용성’을 확인하는 표준을 충족하는지 검증한다. 이와 함께 냉장고가 점점 스마트해지면서 사이버 보안이나 해킹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사이버 보안에 대한 엄격한 검증이 요구된다.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기인 만큼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방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보안 요소와 인증 절차는 필수다.”

인증 시장에서 UL의 경쟁 우위는 무엇인가.
“UL은 한 세기 이상 축적된 노하우와 전 세계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사의 제품과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글로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의 소비자에게 UL은 ‘안전의 대명사’라고 소비자들에게 인지될 정도로 탁월한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사의 브랜드와 제품에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비즈니스 파트너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사회 공헌에도 앞장선다. 유소년 층이 생활 속 안전의 중요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월트디즈니컴퍼니와 공동 개발한 ‘세이프티 스마트’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어떤 식으로 지원하나.
“각 국가들은 자국민이 전기 전자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전기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를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각 국가별로 해당 제품에 대한 규격과 기준이 상이하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를 우선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세울 필요가 있다. UL코리아는 미국과 캐나다 수출에 필수적인 UL 마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출에 필요한 해외 인증에 대한 광범위한 인증·검증·테스트·자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취임 이후 가장 공을 들인 활동은 무엇인가.
“지난 10월 UL 주관 고객 행사인 ‘이노베이션 서밋’을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개최했다. 이번 이노베이션 서밋은 전문 기술과 데이터 과학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디지털 혁신을 통해 미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하는 UL의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디지털 혁신’, ‘자동차 혁신의 미래’, ‘진화하는 사이버 보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발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또한 ‘지속 가능성과 순환 경제’에 대해 패널 토의를 펼치기도 했다. 이번 이노베이션 서밋을 계기로 기업들이 안전한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5G·자율주행차 등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기술의 안전한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품 간 상호 운용이 가능한지, 무선 주파수가 충돌하지는 않는지 등을 확인, 검증하기 위해 장비 고도화와 시험소 확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주력 분야 중 하나다. 한국 정부도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에 맞춰 에너지 저장 장치(ESS) 배터리나 풍력 분야가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인원과 기술력을 투자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도 안전 이슈가 지속되나.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확대는 안전 인증의 고도화를 요구한다. UL의 전문 엔지니어들은 이러한 기술로 탄생한 정보통신기술(ICT) 제품들이 전 세계의 규격을 충족시키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개발 주기를 단축해 새로운 기술을 더 빨리 상용화할 수 있도록 안전한 디지털 기술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다.”

재임 기간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직원들이 보다 큰 역할과 책임을 맡을 수 있도록 직원들 개인의 역량을 계발시키는 것이다. 다양한 부서 간 단합을 향상시키고 회사가 보다 큰 성공을 거두도록 이끌어 주는 미래 리더들을 양성하는 데 힘쓰고자 한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 안전 과학 분야에서 혁신을 만들고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안전하게 채택하고 적용하는 것, 그리고 비즈니스에 신뢰를 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UL, 125년 지속 성장 비결은 ‘혁신’과 ‘신뢰’”
정현석 UL코리아 사장
약력 : 연세대 건축공학과 졸업. 연세대 건축대학원 석사. 프랑스 인사이드(INSEAD) MBA 수료. 1997년 RIST 선임연구원. 2003년 아이케이 메탈사업부 총괄. 2008년 힐티 AG 마케팅 전략 총괄. 2013년 힐티 코리아 대표. 2017년 티롤릿 한국 법인 대표. 2019년 UL코리아 사장(현).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5호(2019.12.16 ~ 2019.12.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