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9 올해의 CEO]
- 자동차 부문
현대차 정의선, '61조 베팅' 한국의 자동차 산업 이끄는 혁신 리더십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이끌고 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2019 올해의 최고경영자(CEO)’에 선정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부터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미래차 개발, 사업 구조 개편, 조직 쇄신, 일하는 방식 변화, 인사 쇄신 등 쉼 없이 현대차의 ‘변화’를 주도하며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보여줬다.

만성적 공급 과잉과 미래차 시대 대처를 두고 어려움을 겪어 온 현대차로선 새 도전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성공 여부는 두고 봐야 하지만 CEO로서 책임을 두려워하지 않고 위기 돌파에 도전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61조여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12월 4일 내놓았다. 기존 완성차 사업을 고도화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구축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양대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를 중심에 둔 변화를 이끌어 최근 2~3년간 겪은 사업 부진을 딛고 완성차업계에서 살아남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당장 내년 영업이익률을 5%로 회복하고 2025년에는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8%, 세계 시장 점유율 5%를 이룬다는 목표도 함께 내놓았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6년간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 41조1000억원, 미래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데 20조원을 각각 투자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내년 9조1000억원을 시작해 2025년 11조1000억원까지 연평균 10조원 수준의 투자다. 현대차는 지난 2월 5개년(2019~2023년) 투자 계획을 45조3000억원(연평균 9조원)으로 잡았는데 이보다 더 과감한 규모다.

내용을 살펴보면 신차 개발, 제네시스, 연비 개선 등 기존 제품과 관련해 26조5000억원, 공장 신증설과 고객 거점 마련 등 경상 관련 투자가 11조9000억원 배정됐다.

미래 사업을 위해서는 신사업(모빌리티·서비스 플랫폼 1조8000억원, 로보틱스 1조5000억원 등)에 7조8000억원, 자율주행 부문(자율주행 1조6000억원, 커넥티비티 9000억원)에 2조5000억원, 전동화 부문(전기차 생산과 전용 플랫폼 마련, 인프라 구축 등)에 9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 수석부회장이 올해 현대차그룹에 불어넣은 혁신은 가히 파격적이다. 보수적 한국 기업 문화의 대명사로 불리던 현대차그룹은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이끌면서 조직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우선 호칭·서열·절차 등의 조직 내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꿨고 정장 차림 일변도였던 임직원들의 복장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또 ‘줄 세우기식’ 상대 평가 대신 절대 평가 도입을 비롯해 대졸 신입 사원 공개 채용 방식도 ‘정기 공채’에서 ‘상시 공채’로 전격 전환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정 수석부회장이 노리는 것은 기수와 연공서열에 얽매여 온 전통의 기업 문화를 극복하고 전문성 위주로 보다 수평적이고 자율·창의·혁신적인 분위기로 바꾸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 수석부회장이 조직 분위기를 바꾸려는 배경에는 달라진 경영 환경이 자리한다.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글로벌 무역 전쟁 등의 예측하기 어려운 대외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슬림화되고 유기적인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cwy@hankyung.com

[커버스토리=2019 올해의 CEO 기사 인덱스]
-'혁신 DNA' 심고 새로운 시대를 그리는 18명의 CEO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 '61조 베팅' 한국의 자동차 산업 이끄는 혁신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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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6호(2019.12.23 ~ 2019.12.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