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9 올해의 CEO : 제약·바이오 부문]
-‘투 트랙 R&D 전략’ 결실 맺어
-1년 새 기술 수출 4건
유한양행 이정희, 1년새 4건 기술 수출 '대박'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유한양행은 최근 1년여 사이 총 4건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이 2015년 취임 이후 추진한 ‘투 트랙 연구·개발(R&D) 전략’이 결실을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양행은 자체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발굴은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1월 길리어드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총 7억8500만 달러(약 9190억원)에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했다. 전임상을 시작하지 않은 탐색 물질 단계에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주목받았다. 지난 7월에는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파이프라인 ‘YH25724’를 8억7000만 달러(약 1조180억원)에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유한양행이 자체 발굴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외부에서 도입한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제약사에 연이어 기술 수출되며 빛을 봤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파이프라인 ‘YH14618’과 오스코텍에서 15억원에 사들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파이프라인 레이저티닙(프로젝트명 YH25448)이 그 주인공이다. 모두 이 사장이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공들여 온 결과물들이다.
유한양행 이정희, 1년새 4건 기술 수출 '대박'
이 사장은 1978년 유한양행 공채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전문 경영인이다. 병원영업부 이사, 유통사업부·마케팅홍보담당 상무, 경영관리본부 전무·부사장, 총괄부사장 등을 거쳤다.

이 사장은 2015년 3월 취임 당시 연구·개발(R&D) 강화와 미래 신사업 발굴 원년을 선포했다. ‘회사 매출에 비해 파이프라인은 다소 취약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뒤집기 위해서였다. 취임 첫해부터 R&D 인력을 확충하는 등 신약 개발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에 집중했다.

이 사장은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에도 공을 들였다. 오스코텍·바이오니어·제넥신·앱클론·파멥신·애드파마·제노스코·네오이뮨텍 등의 바이오벤처에 수천억원을 투자하며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했다. 이 사장 취임 당시 9개에 불과하던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은 4년 새 27개로 3배 늘었다.

이 사장은 회사의 기초 체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 유한USA를 세운 데 이어 지난 6월 호주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호주 위하이(WEHI)연구소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위하이연구소는 104년의 역사를 지닌 비영리·비정부 바이오 메디컬 연구 기관이다. 암, 면역·염증, 유전병·노화 부문을 주로 연구한다. 유한양행과 위하이연구소는 초기 신약 개발 과제들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비영리 해외 연구소와 진행하는 첫 공동 연구를 통해 유한양행이 취약한 기초과학을 기반으로 한 혁신 신약(first-in-class) 개발의 기회에 한 걸음 더 다가설 것”이라며 “위하이연구소의 연구 분야 대부분이 유한양행의 관심 분야와 겹치는 만큼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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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6호(2019.12.23 ~ 2019.12.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