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치판에선]- 서울 종로·광진·동작을, 대구 수성갑·동을, PK 낙동강 벨트 등 치열한 각축 예고
총선 명운 걸린 ‘스윙보터 격전지’ 70여 곳 어디?
[한경비즈니스 = 홍영식 대기자] 역대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각 당이 웬만하면 지지 않는 텃밭이 있고 뚫기 힘든 곳이 있다. 양지와 험지다. 지역구 의원 소속 정당이 자주 바뀌는 험지를 ‘스윙보터 지역구’라고 한다. 이런 지역구의 당락이 각 정당의 총선 승패를 결정한다. 전문가들과 각 당이 꼽는 4월 21대 국회의원 총선 ‘스윙보터 격전지’는 대략 70~80여 곳이다.

◆전체 지역구 절반 가까이 걸린 수도권 ‘최대 승부처’

수도권 의석은 전체 지역구(253곳)의 절반에 가까운 122곳에 이르는 총선 승부처다. 그간 수도권 표심은 전반적으로 어느 한 당에 기울지 않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은 정치 1번지 종로가 최대 관심 지역이다. 이낙연 전 총리가 이곳에 전셋집을 구하는 등 이미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출마도 가시화하는 양상이다. 대선 결과는 두 사람의 대선 가도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종로가 정치적 상징 지역이고 두 사람이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간판 대선 주자라는 점에서 승패는 대선 판도를 흔들 수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도 관심을 끈다. 20대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한국당)이 일찌감치 이곳에서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1996년 15대 총선 이후 줄곧 지켜온 이 지역구를 내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오 전 시장의 대항마로 거물급 인사를 물색하고 있다.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도 관심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차출설이 나오고 있지만 강 장관이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 지역 역시 거물급을 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신환 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재선을 한 관악을도 격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정태호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과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이 뛰고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역구인 용산은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구로을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각각 출마한다. 한국당은 이 지역구에 유력 인사 투입을 고려하고 있다. 서대문갑은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이성헌 전 한국당 의원 간 리턴 매치 결과가 주목된다. 강북갑은 장양석 한국당 의원에게 오영식 전 민주당 의원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재성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송파을에는 한국당에서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도전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기 고양정은 한국당에서 김현아 의원(비례대표)이 표밭을 갈고 있고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지역구인 고양병엔 민주당에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가 내리 5선을 한 안양동안을에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비례대표),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비례대표), 추혜선 정의당 의원(비례대표) 등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마해 격전을 벌인다.

인천 연수을은 민경욱 한국당 의원과 정의당 대표를 지낸 이정미 의원이 맞붙는다. 3선 윤상현 한국당 의원과 3선 구청장을 지낸 박우섭 민주당 예비 후보가 맞붙을 미추홀도 격전지로 꼽힌다. 신상진 한국당 의원이 4선을 한 성남 중원엔 민주당에서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철수 출마설 ‘낙동강 벨트’ 치열한 공방 예고하는 PK

부산·경남(PK)에서 9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거점을 확대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 지역 경제난이 심화되고 조국 사태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이 줄줄이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은 신인들을 내세워 텃밭을 빼앗아 온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부산 출마설까지 겹쳐 ‘낙동강 벨트’는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부산은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박민식 전 한국당 의원이 네 번째 맞붙는 북강서갑, 장제원 한국당 의원과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이 대결하는 사상,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불출마하고 ‘미래를 향한 전진당 4.0’을 창당한 이언주 의원의 출마가 예상되는 중·영도, 민주당이 지역구를 차지하고 있는 진갑(김영춘), 남을(박재호), 해운대을(윤준호), 사하갑(최인호), 연제(김해영) 등이 격전지로 꼽힌다. 경남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황교안 대표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도 불구하고 각기 밀양·창녕과 거창·함양·산청·합천 출마를 예고해 부활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서형수 민주당 의원 불출마 선언)에 거물급 인사를 공천해 수성에 나설 방침이다.

울산은 남을 지역구에서 3선 도전에 나서는 박맹우 한국당 의원에게 같은 당 김기현 전 시장의 도전 여부가 주목된다. 김 전 시장은 청와대 하명수사와 선거 개입 의혹의 피해자다. 한국당 지지세가 강한 울산에서 김종훈 민중당 의원(동구)과 이상헌 민주당 의원(북구)의 수성 여부도 주목된다.

◆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 물갈이 요구 받는 TK

대구·경북(TK) 지역은 보수 통합 여부와 한국당 물갈이 바람이 어느 정도 강도로 부느냐에 따라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총선에서 보수 텃밭인 TK 도전에 성공한 김부겸 민주당 의원과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의 생환 여부가 관심이다. 생환에 성공한다면 대선으로 가는 길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 동갑은 정종섭 한국당 의원에 천영식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류성걸 전 의원 등이 공천 경쟁에 나섰다. 동을은 유 의원에 맞서 한국당에서 김규환 의원(비례대표)과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홍의락 민주당 의원이 북을에서 재선을 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달서병은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4선에 도전하는 곳이다. 한국당은 강효상 의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실지 회복 여부 주목받는 호남

호남 지역은 20대 총선에서 5석밖에 확보하지 못한 민주당이 실지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광주는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역구인 광산을, 장병완 대안신당 의원의 동남갑, 5선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의 동남을, 7선의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의 서을이 관심을 받고 있다.

전남은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에게 윤소하 정의당 의원 등이 도전하는 목포가 주목 받고 있다. 이정현 무소속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되는 순천엔 민주당에서는 서갑원 전 의원과 노관규 전 순천시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전북은 민주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간 혈투가 예상된다. 특히 전주을은 20대 총선에서 전북 지역 중 유일하게 한국당의 깃발을 꽂은 정운천 새로운보수당 공동대표의 수성 여부가 주목된다. 전주병은 5선에 도전하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과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민주당)의 재대결이 유력하다. 익산을은 5선을 노리는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과 한병도 전 정무수석(민주당)이 다시 대결한다. 군산은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윙보터’ 충청과 강원, 제주도 혈투 예고

충청은 총선 때마다 1위 정당이 바뀌는 대표적인 ‘스윙보터’ 지역이다. 정당보다 인물 대결로 승부가 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충북 청주상당은 4선의 정우택 한국당 의원에게 맞서 민주당에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투입설이 나온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도 출마를 예고해 혈투가 예상된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엔 정진석 한국당 의원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민주당)의 대결이 주목된다. 천안갑(현 이규희 민주당 의원) 출마가 유력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재기 여부도 관심이다. 대전은 박성효 전 시장의 유성갑 출마 여부와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에 휩싸인 황운하 전 경찰인재개발원장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구가 주목된다. 논산·계룡·금산은 김종민 민주당 의원에게 6선의 이인제 전 한국당 의원이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강원은 최근 사면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춘천, 원주, 강릉,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출마설이 나돈다. 민주당은 이 전 지사를 서울에 전략 공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춘천엔 김진태 한국당 의원에 게 민주당에선 관료 출신인 육동한 전 강원연구원장과 허영 도당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ysho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1호(2020.01.27 ~ 2020.02.0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