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두 달 새 아파트 값 억대 오르고 매물도 실종
- 오피스텔·상가까지 불붙나

마이스 복합 단지 개발 사업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지구인 마곡지구의 마지막 퍼즐이었다. 2007년 신도시 부지로 선정된 이후 산업 단지와 주거 단지가 하나둘 개발되면서 땅값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마곡지구 핵심 상업지구로 개발되는 마이스 복합 단지 개발이 좀처럼 추진되지 못하고 2018년 9·13 부동산 대책까지 발표되면서 주택 시장은 빠르게 냉각됐다. 이런 가운데 마이스 복합 단지 사업자 선정을 기점으로 다시 마곡지구의 주택 시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1~2개월 사이 억대의 프리미엄이 붙는가 하면 매물로 나왔던 아파트들은 다시 종적을 감추고 있다. 지난해 12·16 대책 이후 9억원 이상 아파트의 거래가 줄어들고 일부 급매물이 나오는 현상을 이곳에서는 찾기 힘들다.
요즘 마곡지구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불이 난다. 주된 내용은 마이스 복합 단지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마곡지구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다. ‘제2의 판교’라는 말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 2014년보다 아파트 값 2.5배 올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마곡동 내 아파트 단지(마곡힐스테이트·마곡엠밸리 1·3·4·6·7· 12·13·14 단지)에서 10억원(84㎡ 기준) 이상으로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가장 최근 거래된 마곡엠밸리 4단지 84㎡는 11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에 비해 약 1억~2억원 오른 금액이다. 이마저 지금은 매물을 찾기도 어렵다. 호가만 12억~13억원대까지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마곡지구의 집값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강서구 마곡동 아파트의 3.3㎡당 매매 가격은 2018년 3분기 1263만원에서 2019년 3분기 1607만원으로 1년 새 30% 가까이 급등했다.
마곡지구 내 대장주로 꼽히는 마곡엠밸리 단지 아파트는 2014년 분양 당시 전용 84㎡의 분양가는 4억3000만~5억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11억~12억원으로 2.5배 정도 치솟았다.
부동산114의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분석에서도 지난해 12월 말 강서구의 매매가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곡지구에는 현재 롯데컨소시엄, LG사이언스파크, 이랜드 R&D센터, 에쓰오일 TS&D센터, 코오롱 미래기술원 등 150개(대기업·중견기업 49개, 중소기업 101개)가 들어섰다.
마곡도시개발사업이 준공되는 올해 말 산업 단지에 1300여 개의 업체(종사 인원 10만여 명), 주거 단지에 총 1만1836가구가 입주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집값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서구 마곡동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지난해 11월 마이스 개발 사업자가 확정되면서 마곡역과 마곡지구 일대 집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며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아파트 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올해 들어선 인기 전용면적 84㎡의 아파트는 매물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확연히 감지되는 남서 상권 온도차가 ‘변수’
현재 마곡지구는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투자 심리가 반영되면서 오피스텔 등도 활발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마곡지구 내 오피스텔은 개발 초기 단계만 해도 워낙 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공실 우려가 잇따랐다.
하지만 LG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기업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지금은 공실을 찾기 어렵다. 마곡지구에 들어선 보타닉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의 시세는 현재 1억9000만~2억1000만원이다. 이는 분양 당시(1억5000만~1억7000만원)보다 3000만~4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마곡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마곡지구는 아파트 못지않게 오피스텔 매매도 잘 이뤄지고 있다”며 “전세 수요가 많다 보니 매물이 귀해 매매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가다. 특히 개발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남쪽 지역인 마곡역 인근은 상가의 공실로 상가 분양 후 분양가의 10%가 빠져 거래될 정도다. 실제로 마곡지구를 천천히 둘러본 결과 신축 건물이 공항대로를 따라 나란히 서 있었지만 빌딩의 1~2층은 대부분 비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지역 인근은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 2021년 LG아트센터를 비롯해 기업들이 입주할 예정이지만 아직은 공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지역에는 이렇다 할 유동 인구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아직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 크긴 하지만 높은 임대료가 결정적 요인이다. 현재 마곡지구 상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5700만원이 넘는다. 강북의 평균 상가 매매 가격이 3.3㎡당 4000만원을 넘지 않는다는 점을 따져보면 비싼 가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이곳 상가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역시 마곡 마이스 개발 소식의 여파다. 마곡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상가를 보러오는 사람들이 약 2~3배 정도 늘었다”며 “마곡 마이스 개발 소식에 많은 상인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돋보기] 마곡 마이스 복합 단지 개발 사업은
- 사업비 3조5000억에 이르는 대규모 개발…2021년 착공 예정
마곡 ‘마이스(MICE)’ 복합 단지는 땅값만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다. 마곡 도시개발구역 특별계획구역 8만2724㎡ 토지에 2만㎡ 이상의 컨벤션과 400실 이상의 호텔, 1만5000㎡ 이상의 문화 집회 시설 등이 들어선다. 용지 규모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의 9배에 달하며 총면적은 약 50만㎡로 삼성동 코엑스(46만㎡)와 비슷한 수준이다.
총사업비가 3조5000억원에 이를 정도다. 사업 주관사인 SH공사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 2021년에 착공해 2024년 하반기에 준공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마곡 마이스 복합 단지를 중심으로 서울 서남권에도 롯데의 랜드마크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서울 동남권인 송파구의 ‘잠실롯데월드’와 함께 한강 이남의 동쪽과 서쪽 지역에 각각 ‘롯데타운’을 현실화하는 계획을 구상 중이다. 이미 마곡지구 인근 김포공항에 호텔롯데와 롯데백화점 등 기존 롯데그룹이 출점한 사업장이 기반을 잡고 있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2호(2020.02.03 ~ 2020.02.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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