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독재의 이어지는 ‘오만’…‘올바른 역사 인식’ 부족한 것이 근본 원인
[서평] 중국이 ‘패권국가’가 될 수 없는 5가지 이유
◆위대한 중국은 없다
안세영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5000원

[한경비즈니스=윤혜림 한경BP 출판편집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2050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세계무대의 중앙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경제·군사 두 분야의 패권을 한꺼번에 차지하겠다는 야욕을 대외적으로 밝힌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세계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성급히 속내를 내비치고 속력을 내는 만큼 그 과정에서 허점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거나 국제적 절차를 무시하고 교묘히 자국의 이익을 추구해 온 결과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외교적인 부분에서 중국의 오만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공산당의 역사 왜곡과 영토 팽창욕이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중화제국의 그늘에 있었다는 조그만 사료라도 있으면 역사적 종주권을 내세우며 자기 영토라고 우기기 일쑤다. 이와 같은 억지 논리로 국경을 접한 14개국과 모두 영토 분쟁을 벌였거나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간 중국의 동아시아 정책은 적을 만들고 친구와 멀어지는 방법을 아주 적나라하게 알려주고 있다.”(오드 베스타 하버드대 교수)

2015년 한 언론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 국민의 응답자 가운데 중국인이 평화적이고 협력적이며 책임감 있는 강대국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8%에 불과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인들 가운데 중국인이 매우 평화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국과 일본을 우호적으로 보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낮았고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부당하게 저지하려고 한다고 믿었다. ‘자국 예외 주의’에 빠진 중국의 단면이다.

중국은 공산당이 만든 역사를 비판하는 ‘역사 니힐리즘(nihilism)’을 7대 금기 사항으로 정할 만큼 역사 왜곡에 아주 익숙하고 1987년 우방국인 베트남과 무력 충돌까지 벌인 끝에 난사군도의 6개 섬을 차지할 만큼 아무리 이념을 같이하는 공산주의 국가라도 영토 분쟁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이러한 외교적 행보는 패권 국가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라 독단으로 국제 질서를 어지럽힐 뿐이다.

‘위대한 중국은 없다‘의 저자 안세영 서강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패권 국가가 될 수 없는 5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군비 확장에 퍼붓는 달러의 상당 부분이 따지고 보면 미국에서 흘러 들어간 돈이다.

둘째, 중국을 세계의 공장으로 만든 기존의 글로벌 가치 사슬을 미국이 재편할 수 있다.

셋째,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소프트 파워, 즉 ‘보편적 가치’를 창출해야 하지만 중국이 내세우는 것은 고작 ‘위대한 중화사상’이다.

넷째, 세계 질서에서 우두머리가 되려면 따르는 무리, 즉 동맹국이 있어야 한다. 미국은 70여 개의 동맹국이 있지만 중국의 동맹국은 북한과 파키스탄 등 딱 두 나라뿐이다.

다섯째, 세계 역사를 보면 경제 패권과 군사 패권이 바뀌는 데는 적어도 20~30년의 시차가 있었다. 2050년 경제와 군사 등 두 개의 패권을 한꺼번에 차지하겠다는 것은 매우 성급한 발언으로 시진핑 주석이 너무 일찍 칼을 빼들었다.

안세영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중국을 역사의 흐름에 따라 예리하게 분석·비판하며 대한민국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중국이 아닌 한국의 시각에서 그들이 말해주지 않는 ‘진짜 중국’에 대해 말한다. 무엇보다 한·중 관계의 새로운 조명을 통해 한국의 민족과 역사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동북아 역사와 미래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2호(2020.02.03 ~ 2020.02.0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