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국표 볼보자동차 서초지점 팀장 인터뷰
“경쟁사 신차 시승하고 비교 분석 리포트 만들죠”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홍국표(36) 볼보자동차 서초지점 팀장은 2019년 92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며 2년 연속 볼보자동차 ‘판매왕(코오롱오토모티브 기준)’에 올랐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이 2018년 대비 약 6% 감소한 상황 속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값지다.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그는 오히려 전년(2018년 85대) 대비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며 1위를 이어 갔다.

홍 팀장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중국 대학에서 한의학을 전공하며 ‘의학도’를 꿈꿨었다.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까지 갈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쓰러지며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병원비가 만만치 않아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온 그는 장사를 하다가 2013년 수입차 딜러가 됐다. 이후 빠르게 자신의 역량을 나타내며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제 노력도 있었지만 우선 볼보차가 크게 성장한 덕을 많이 본 것 같아요. 수입차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과 반대로 볼보는 지난해 최고의 호황을 누렸거든요.”

1위 소감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그의 말처럼 매년 약 2000대가 판매되던 볼보는 다양한 신차 출시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 진출 최초로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는 새 역사를 썼다.

그는 “아무리 딜러가 뛰어난 판매 역량을 갖췄어도 브랜드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 실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브랜드 덕도 봤겠지만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최고’라는 타이틀을 따낼 수 있었던 이유는 분명 있었을 터다. 비결을 알려달라고 하자 그는 ‘차량 분석 능력’을 자신만의 노하우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은 차를 사려고 할 때 다양한 브랜드를 비교하고 시승해 최종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볼보 전시장을 찾은 고객들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벤츠나 BMW 역시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죠. 각각의 브랜드들이 가진 장점은 저마다 달라요. 저는 그중에서 볼보 차량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고객에게 부각시킨 일종의 ‘리포트’를 작성해 고객에게 전달합니다.”

심도 있는 분석을 위해 그는 경쟁사에서 새 차량이 등장할 때마다 직접 시승까지 하며 리포트를 만들어 낸다.

“경쟁사라고 해서 무조건 깎아내리는 것은 아니에요. 최대한 정확하게 각 브랜드별 차종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파악한 뒤 데이터화하죠. 그리고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볼보를 선택하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나열하는 형태로 리포트를 써냅니다. 이런 정성에 감동해 구매까지 이어진 고객들도 많습니다.”

그는 차량을 구매하지 않는 고객들 역시 ‘잠재 고객’이라고 강조한다. 어떤 고객에게든 늘 최선을 다하는 이유다.

“한 고객이 전시장에 찾아와 볼보 이외에도 몇몇 브랜드의 차량을 놓고 구매를 고민 중이라고 한 적이 있어요. 마침 해당 브랜드에 근무 중인 친한 동료들이 있었죠.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한 번에 시승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시승차를 전시장 앞으로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구매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런 방식으로 꾸준히 잠재 고객들을 ‘내 고객’으로 만들어 냈다. 때로는 이들이 주변 지인을 ‘새 고객’으로 소개해 주며 판매까지 이어진 경우도 많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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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5호(2020.02.24 ~ 2020.03.0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