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글로벌 경제, ‘침체’와 ‘바닥’ 갈림길
-신흥국 주식·한국 주식 등이 상대적 매력 커

[한경비즈니스=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19 하반기 글로벌 자산 배분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마지막 주 위험 자산을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1.5%나 급락하고 안전 자산을 대변하는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한때 1.03%까지 떨어지는 등 금융 시장이 패닉 양상을 보이는 것이 단적인 예다.

이러한 극도의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은 장기간 지속돼 온 글로벌 경기 하강 국면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2018년 상반기를 정점으로 둔화하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수축 국면에 진입한 글로벌 경제는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부터 침체 국면에 빠지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위기는 주요국의 기준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 등 적극적 정책 공조를 비롯해 G2(미국·중국) 간 1단계 무역 협상 합의 등을 이끌어 내면서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진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 속에 연초 불거진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글로벌 경제는 또다시 더블딥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세계 교역량 늘며 신흥국 증시 저평가 벗어날 것
2분기 이후 위험자산 늘려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나금융투자는 아래의 5가지 이유를 근거로 하반기 완만한 경기 회복 전망을 유지하며 2분기를 기점으로 안전 자산 비중 중립, 위험 자산 비중 확대 전략을 권한다.

특히 세계 교역량 회복과 함께 신흥국 증시가 저평가 국면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주목한다. 위험 자산군 내 상대적 매력은 신흥국 주식, 한국 주식, 선진국 주식, 리츠 순으로 높게 본다.

첫째, 선진 증시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이 해소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0배에 육박했던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이 최근 조정으로 17배 수준까지 낮아졌다. 특히 이번 미국 증시 조정의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완급 조절(금리 인하 기대 일축)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둘째, 대표적 안전 자산 선호 시그널로 해석되는 금값과 미 달러 환율의 급등세가 한풀 꺾였다. 2월 20일 100에 육박했던 미 달러 인덱스는 97까지, 2월 24일 온스당 1690달러에 육박했던 금값은 1600달러 밑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셋째, 미국 10년 국채 금리 급락에도 통상 경기 침체 시그널로 해석되곤 했던 장·단기 금리 차(10년 국채-2년 국채)는 오히려 양의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Fed의 기준 금리 인하와 해당 국가들의 적극적 재정·통화 정책 대응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제한적 악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다.

넷째, Fed가 3월 4일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50bp (1bp=0.01%포인트) 인하하며 정책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1월 초부터 개입을 줄여 온 환매조건부채권(Repo) 운용 규모를 늘리며 금융 시장 안정을 꾀할 개연성이 높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포함해 상반기 내 금리를 추가 25bp 인하할 것이 유력하다.

6월 말 종료 예정된 단기 국채 매입안(월 600억 달러)이 3분기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특히 매입 국채 항목을 2~3년물까지 확장하면서 금융 시장 안정과 수익률 곡선 정상화를 동시에 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섯째, 상반기 내 G2 간 추가 관세 인하라는 빅딜을 기대해볼 만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의 연착륙은 물론 대미 1차 무역 합의 이행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11월 대선을 치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국민적 반발에 봉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양 정상이 결단에 나선다면 글로벌 교역량 회복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8호(2020.03.16 ~ 2020.03.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