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지수 변동성에 투자하는 고위험 상품 주의 필요”
-금·채권 등 안전 자산도 동반 부진
증시 연일 ‘출렁’…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뭉칫돈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출렁이면서 지수의 방향성과 변동성에 투자하는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ETF에 몰리는 반면 기관투자가는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 투자를 크게 늘리는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는 코스피지수 급락이 본격화한 지난 3월 9일부터 5거래일간 ‘KODEX200선물인버스 2X ETF’ 21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의 순매수 규모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거꾸로 두 배 추적한다.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루 1% 하락하면 이 ETF가 2% 상승하는 구조다. 이 ETF에 투자한 기관은 지수 급락으로 1주일 새 27.5%의 수익률을 거뒀다.

반대로 레버리지 ETF에 베팅한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손해를 보고 있다. 개인은 같은 기간 ‘KODEX레버리지’에 1조489억원을 투자했다. 이 기간 KODEX레버리지의 손실률은 23.4%에 달한다. KODEX레버리지는 코스피200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적하는 고위험 상품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극도의 경계감(인버스)과 극단적 저가 매수 심리(레버리지)가 레버리지·인버스 ETF 양 극단의 투기적 수급 대응으로 구체화되고 있지만 귀신같은 매매 타이밍 포착 능력을 지니지 않은 이상 미증유의 시스템 리스크 발발이 기정사실화한 현 주가 수준에서 극단적 긍정론과 비관론의 실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증시가 동반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안전 자산으로 꼽히던 금과 채권 가격도 뚝뚝 떨어졌다. 코로나19 대유행의 공포 속에서 투자자들이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 구분 없이 현금 수요를 높인 점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도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암호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시세(업비트 기준)는 3월 17일 기준 670만원대에 거래됐다. 열흘 전인 3월 7일 시세가 3월 최고점(1098만원)을 찍었던 데 비해 약 40% 급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은 미·중 무역 분쟁이 심화할 때 가격이 오르는 등 기존 금융 시장과 반대 움직임을 보여 금융 위기 시 대안 투자처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현실은 딴판이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한 폭락 장세에서 강제 매매, 마진콜 등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자들의 단기 차익 실현이 미국 국채를 제외한 대부분 안전 자산(선진국 국채와 금 등)의 가격 하락을 연출했다”며 “다만 중기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면 금 가격 변수들은 정상화될 것으로 판단되고 채권 금리도 하향 안정화(가격 상승)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 위기 당시 뉴욕 중앙은행이 기업어음(CP) 등 단기 회사채를 매입한 사례처럼 채권 시장의 핵심은 여전히 신용 공급 정책”이라며 “미국 재무부가 백악관과 CP, 단기 회사채 매입 등 정부 정책의 핵심인 신용 공급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 만큼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제로 금리인 점을 반영해 0.5% 수준을 저점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패닉 장세’ 투자 전략 기사 인덱스]
-변동성 커진 주가…‘코로나 증시’ 투자 전략
-증시 연일 ‘출렁’…레버리지·인버스 ETF에 뭉칫돈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9호(2020.03.23 ~ 2020.03.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