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경쟁사 대비 낮은 실손보험 비율
-적극적 신성장 동력 찾기 노력 ‘주목’
최악의 보험 업황 속 ‘군계일학’…삼성화재의 비결
[한경비즈니스=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2019 하반기 증권·보험·기타 금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국내 손해보험 업종은 지난해 최악의 업황을 지나왔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따른 의료비 급증으로 회사별 실손보험 손해율이 급등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정비 수가 인상과 2017년 요율 인하 효과의 최대화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보장성 인(人)보험의 신계약 경쟁이 과열되며 사업비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현대·DB 등 상위권 손해보험사들은 전년 대비 30% 이상 이익이 줄었다.

올해도 보험사들의 업황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척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등 건강보험 보장 범위가 추가 확대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근본 원인인 보험 청구액 증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보험 신계약 경쟁 또한 내년으로 예정된 설계사 수수료 지급 개편을 앞두고 전개될 ‘절판 효과’에 따라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까지 배당 성향 50%로 높인다”

이처럼 손해보험 업종의 업황 사이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삼성화재의 보수적 보험 언더라이팅(보험 계약 최종 심사 과정) 기조는 업종 내 중요한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장기보험 내 실손보험 비율이 경쟁사 대비 낮아 위험 손해율의 증가 속도가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또 다이렉트 채널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자동차보험 합산 비율 역시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인 이익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화재는 투자 부문에서의 일회성 이익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차별 포인트다. 현대·DB 등 2위권 기업을 비롯한 보험사들은 지난해 부진했던 영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하락으로 가치가 상승한 채권을 적극적으로 매각하며 이익 방어를 실현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회성 매각 이익의 실현은 결국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사의 수익성을 하락시킨다는 데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삼성화재는 채권 매각 규모를 다른 때와 비슷하게 유지했다. 실제로 각 손보사의 지난해 투자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현대해상 전년 대비 +0.68%포인트, DB손보 +0.6%포인트) 삼성화재의 투자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0.1%포인트 감소하며 올해 수익률 급감에 대한 부담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한편 삼성화재는 신성장 동력 찾기에 가장 적극적인 보험사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카카오와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추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현재 예비 인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앞당겨진 ‘사회적 거리 두기’ 현상의 증가로 보험 대면 영업의 급격한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관련 온라인 상품 개발 및 대형 온라인 플랫폼과의 제휴 관계 구축은 향후 금융사의 생존 전략에 필수적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화재의 핵심 투자 포인트는 강력한 자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삼성화재는 금리 하락과 규제 강화로 금융주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대에 오히려 펀더멘털 강화의 계기를 찾을 수 있는 소수의 회사 중 한 곳으로 판단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초 2018년 연간 결산 실적 설명회를 통해 2021년까지 배당 성향을 점진적으로 50%까지 상향 조정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자본 규제 강화에 따라 적극적 주주 환원 정책의 실시가 부담스러운 타 보험사와 달리 삼성화재의 명확한 정책은 결국 350%에 육박하는 자본 여력에 기반한 것이다.

향후에도 삼성화재의 중·장기적 주주 환원 정책 확대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0호(2020.03.30 ~ 2020.04.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