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정치인]
- 여야 20명 안팎… 민주당은 기업·금융계 인사 많고

- 미래통합당은 정통 관료 출신들 대거 당선
금융 VS 관료 … 총선 경제통 당선자 면면 살펴보니
[한경비즈니스 = 홍영식 대기자] ·15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하는 경제통과 기업 출신 예비 의원들은 20여 명이다. 20대 국회 30명에 이르던 것에 비해 3분의 1 정도 줄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료들을 발탁해 지역구에 내려보냈지만 상당수가 낙선했다. 경기 이천에서 출마한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당선에 실패했다. 김영문 전 관세청장은 울산 울주에서 서범수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경남 양산갑에서 윤영석 통합당 후보에게, LG CNS 부사장을 지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부산 해운대갑에서 하태경 통합당 후보에게 각각 패했다. 이들 관료들은 애초부터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되기 쉽지 않은 험지에 차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던 최지은 전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김도읍 통합당 후보에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의 대표적 경제통 당선자는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이 꼽힌다. 그는 세종갑에 출마해 김중로 미래통합당 후보를 꺾었다. 인재 17호로 민주당에 영입된 그는 1986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그는 당선 소감에 “행정수도 완성을 마무리 짓고 세종시를 미래형 자족도시로 도약시키겠다”며 “코로나19 위기를 하루 빨리 극복하고 위축된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경제대변인과 정책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다. 총선 과정에서 제조업 혁신 성장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신기술·신산업 규제 개선 및 세제 지원 강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2016년 미래에셋대우 사장에서 물러난 뒤 팽창사회를 지나 수축사회에 진입한 세계와 한국의 상황을 분석한 저서 ‘수축사회’를 펴내 주목 받았다.


︎“네거티브 규제 도입 적극 추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지낸 이용우 후보는 경기 고양정에서 부동산 전문가 김현아 미래통합당 후보를 제쳤다.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인 그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과 동원증권 상무,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무를 역임한 금융 전문가다. 그는 수십억원 가치의 카카오뱅크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출마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평소 금융 분야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선거 운동 때도 “규제 시스템이 혁신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국회의원이 되면 네거티브 규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후보는 광주 서을에서 7선에 도전한 정치 거물 천정배 민생당 후보를 꺾었다. 2016년 20대 민주당에 전략 공천 1호로 영입된 그는 비례대표를 마다하고 서을에 출마했지만 천 후보에게 20%포인트 넘는 큰 격차로 패배했다. 이번에 ‘복수’를 한 셈이다. 4년 전 민주당 영입 당시 입지전적 인물로 화제를 모았다. 전남 화순에 태어나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상고를 졸업한 뒤 삼성전자에 입사해 연구원 보조 업무를 시작으로 28년 만에 임원에 올랐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겸 최고위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원장(차관급),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정치적인 감각을 익혔다.


경기 수원무 지역구에서 5선 고지에 오른 김진표 의원은 일치감치 여의도 대표적인 경제통 의원으로 활약해 왔다. 이력도 화려하다. 제13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차관, 대통령 정책기획수석,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등을 거쳤다. 지난해엔 이낙연 전 총리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기도 했다. 2004년 국회에 입성한 뒤 민주당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등 정무직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 등 주요 경제 관련 당직도 역임했다. 현재는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비상경제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상직 이스타항공 전 회장(전북 전주을)은 민주당의 대표적 기업인 출신 당선자다. 한국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 노조위원장 출신의 김병욱 후보는 경기 성남시분당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선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사무소 대표, 동유럽지역국 거버넌스 선임전문관, 싱크탱크 여시재 부원장을 지낸 조정훈 후보가 당선됐다. 또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을 역임한 김경만 후보(비례 2번)와 한국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부회장 출신의 이동주 후보(비례 4번)도 금배지를 달았다. 이 후보는 평소 복합 쇼핑몰 출점과 영업 제한 등 강력한 시장 규제 정책을 지지해 왔다. 한국재정정책연구원 원장을 지낸 양경숙 후보도 비례대표 배지를 달았다.
금융 VS 관료 … 총선 경제통 당선자 면면 살펴보니
︎통합당 경제통 당선자들, 소득주도성장 비판


미래통합당은 정통 관료 출신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박근혜 정부에서 통계청장을 역임한 유경준 후보는 서울 강남병에 출마해 김한규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그는 현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과 가계 동향 조사 통계를 강하게 비판해 주목 받았다. 송석준 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은 경기 이천에서 같은 관료 출신인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과 맞붙어 이기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으로 통합당 여성 인재로 서울 서초갑에 전략 공천된 윤희숙 후보는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윤 후보는 칼럼 등을 통해 현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등 경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나라의 앞길을 지키라는 주민의 뜻을 높이 받들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에서 기재부 제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추경호 후보는 대구 달성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류성걸 전 기재부 2차관도 대구 동갑에서 19대 국회에 이어 재선 고지에 올랐다. 송언석 전 기재부 2차관도 경북 김천에서 배영애 민주당 후보를 큰 표 차로 이겨 재선 배지를 달았다.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과 예금보험공사 사장 출신인 박대동 후보는 19대 총선 때에 이어 4년 만에 울산 북구에서 당선됐다.


통합당 위성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선 서울시립대 교수와 금융연구원장을 지낸 윤창현 후보(비례대표 2번)가 대표적인 경제통 의원이다. 각종 토론회와 언론 칼럼을 통해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왔고 한국당 경제 전문가로 영입됐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을 지낸 한무경 후보(비례대표 3번)도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자동차 부품 업체 효림그룹 회장을 맡아 연매출 8000억원대 중견그룹으로 키웠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을 지낸 최승재 후보(비례 14번)도 당선됐다.


20대 국회에서 여야의 대표적 경제통 의원으로 활동해 온 최운열 민주당 의원과 김종석 통합당 의원은 이번 총선에선 나란히 불출마했다. 역시 경제통인 통합당의 이종구 의원과 이혜훈 의원은 각각 경기 광주을과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장병완 민생당 의원도 광주 동남갑 지역구에서 윤영덕 민주당 후보에게 패해 4선 고지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ysho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3호(2020.04.20 ~ 2020.04.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