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소재 식품·해외 바이오·생물 자원 등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재무구조 개선
코로나19에도 실적 선방한 CJ제일제당의 비밀
[한경비즈니스=김정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2019 하반기 음식료·담배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CJ제일제당은 비비고·백설·햇반 등 국내 1등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대표 식품 기업이다. 물론 식품에만 사업이 국한되지 않는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가공식품 부문 외에도 소재 식품, 해외 바이오, 생물 자원 사업부를 갖추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인 가공식품 사업은 국내와 해외 모두 긍정적인 구조적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가정간편식(HMR) 제품군은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트렌드와 맞물리며 지난 5년간 연평균 20%의 고성장을 누려 왔다. 최근 배달 음식 확대, 밀키트 시장 개화로 경쟁이 다소 치열해졌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로 추가 도약의 시기를 맞이했다고 판단된다.

지난해부터 실적이 반영된 미국 자회사 쉬완스도 코로나19의 수혜를 보고 있다. 매출의 30%가 학교 급식과 레스토랑 공급에서 나오는 만큼 마이너스 요인도 있지만 평소 대비 주문량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그로서리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매출에서의 호실적이 기대된다. 쉬완스 인수 초기부터 반영되는 기업 인수 가격 배분(PPA)은 2020년 600억원, 2021년 400억원, 2022년 200억원 등 순차적으로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연결 실적 반영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부터 순차입금 감소

CJ제일제당의 소재 부문은 식품의 재료를 제조·판매하는 사업부다. 밀가루·설탕·식용유를 대표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고 곡물가 변동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는 특징을 지닌다. 최근 곡물 가격의 안정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고 매출이 소폭 늘어나고 있다. 또한 4~5% 수준의 마진율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중이다.

CJ제일제당의 해외 바이오 사업부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사료 첨가제와 식품 첨가제를 주로 생산한다. 다시다의 원재료인 핵산, 돼지·닭 사료에 쓰이는 라이신·메티오닌·트레오닌·트립토판 등이 해당된다.

해외 바이오 사업의 특징은 가공식품과 사이클상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철강·화학 등 경기 민감 산업과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수요·공급에 따라 제품 가격이 급변하고 수익성의 변동 폭도 크다. 2011년을 기점으로 고성장하던 해외 바이오 사업은 경쟁자들의 침투가 지속되며 2014~2015년 바닥을 쳤다. 현재는 구조적 수요에 기반해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생물 자원 부문은 전통 식품 사업과는 거리가 있지만 매년 400억~500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알짜 사업부다. 국내보다 해외 비중이 높다.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에서 사료 판매업과 축산업을 동시에 영위하고 있다. 사료업은 실적 변동성이 크지 않은 반면 축산업은 베트남 돈육 시세, 인도네시아 육계 시세가 실적의 핵심 변수다. 지난해에는 ASF(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악재가 발생해 사료 실적과 베트남 돈육 시세에 모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는 다행히 축산 관련 질병 이슈가 제한되며 사료 수요와 돈육 시세 모두 정상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개선된 재무 구조도 올해 주목해야 하는 CJ제일제당의 투자 포인트다. 지난해 말 가양동 부동산 매각, 미국 법인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 영등포 공장 세일 앤드 리스백, 인재원 부동산 매각으로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 비율을 5배 미만으로 낮추며 시장의 우려를 해소했다. 올해 추가적으로 2000억~3000억원 정도의 차입금 상환 능력이 있기 때문에 연말 기준 순차입금 수준은 4조500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 과도했던 투자 금액 자체도 효율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실적 개선과 현금 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지난 10년간의 주가 흐름은 식품 제조업이라는 안정적 사업에도 불구하고 순차입금이 매년 증가하며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평가받지 못해 왔다. 반면 올해에는 수익성 개선 노력과 재무 구조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CJ제일제당의 기업 가치가 긍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3호(2020.04.20 ~ 2020.04.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