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돋보기]
‘상생과 협력’…코로나19 사태를 변화의 기회로 [이정희의 경제 돋보기]
[한경비즈니스 칼럼 =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적으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21대 총선이 4월 15일 치러졌다. 여당이 180석을 차지하며 압승으로 끝났다. 이제 5월 30일부터 21대 국회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 극복의 과제를 안고 출발하게 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14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 사태에 따른 세계적 경제 충격을 반영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3.0%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 3.3%에서 6.3%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다.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 1.2%로, 지난 외환 위기 이후 다시 마이너스 경제 성장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전망치는 그나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이다. 미국(-5.9%)·유로존(-7.5)·일본(-5.2%)을 포한한 선진국 그룹은 평균 마이너스 6.2%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러한 전망은 확산 정도에 따라 더 나빠질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 가운데 출범하는 21대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당장에는 국민들의 활동이 위축되면서 소비 침체에 따른 소득 감소로, 특히나 비정규직 노동자와 영세 소상공인들의 생계유지의 어려움 해소가 시급하다. 그리고 중소기업들 또한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어려운 시기를 버티기 위한 운전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다. 만약 경제 위축이 2~3분기까지 이어진다면 많은 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래 유망 벤처 창업 기업들이 투자를 받지 못해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막는 것도 시급하다.

따라서 21대 국회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 20대 국회에서처럼 여야 간 비난과 갈등만 되풀이한다면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다시 받게 될 것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 간 다른 노선과 주장은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며 협치의 정신을 보이지 않는다면 경제 위기 극복에 국가적으로 엄청난 비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여야가 서로의 주장에 대해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고 서로가 잘한 것은 잘했다고 칭찬할 수 있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국회와 정치를 신뢰할 것이다. 그리고 비록 지금은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참고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우리는 일찍 아픔을 겪으며 그 고비를 넘기고 있는 중이란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체제가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동안 선진국 그룹으로 알려진 G8 국가들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은 보면서 한국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가 된 것도 잘 새겨야 할 것이다. 모든 고난 중에 받는 도전은 새로운 변화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이를 성공적으로 잘 극복하고 일어서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번영의 꽃을 피웠고 외환 위기에서 다시 일어섰으며 또 글로벌 금융 위기도 극복하고 여기까지 발전해 온 우리의 저력을 상기해야 한다. 이제 세계적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먼저 21대 국회 출범과 함께 여야와 정부가 협치 정국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또한 노사 간, 대·중소기업·소상공인 간에 경제 위기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일정한 양보와 함께 상생 협력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와 같이 정치와 경제에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한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경제에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3호(2020.04.20 ~ 2020.04.2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