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제 1275호 (2020년 05월 06일)

홍준표 “통합당, 극좌 · 극우 뜨내기들이 설치면서 당 망쳐”

기사입력 2020.05.04 오전 11:01

[주목 이 정치인] 대구 수성을 무소속 당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 "40대 기수? 대선주자 밑바닥부터 커야…우파, 자유시장경제로 무장해 각 분야 진지 구축하자”


- "유승민 · 안철수 · 태극기 세력 ‘반문연대’ 힘 합치자"


- “통합당, 웰빙 체질 못 벗어나 죽도 밥도 아닌 정당 됐다"


- "극렬한 내부 투쟁 거쳐 이념과 노선 다시 정립해야"


- "주52시간, 최저임금 인상 권고제로 바꾸고 지키면 인센티브 주자"


- "경제 기반 세우는 데 돈 써야지, 전 국민에 살포는 망조로 가는 길"


- "국익 맞는다면 좌파·우파 정책 모두 써야…전국 돌며 정치 버스킹 나설 것”


홍준표 “통합당, 극좌 · 극우 뜨내기들이 설치면서 당 망쳐”


[대구 = 한경비즈니스 홍영식 대기자]  예상대로 우회로는 없었다. 직설화법은 과거보다 오히려 수위가 높아진 듯했다. 21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대표는 대구 선거사무소에서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통합당에 극좌·극우 뜨내기들이 들어와 설치면서 내 복당에 반대하고 있다”고 정면 공격했다. ‘1970년대생 경제 전문가 대선 후보론’을 거론한 김종인 전 통합당 총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자신이 다 해먹겠다는 노욕(老慾)”이라고 몰아세웠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선 “경제 기반을 세우는 데 돈을 써야지 전 국민에게 돈을 살포하는 것은 나라가 망조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의 총선 참패는 공천 잘못 때문이라고 했는데 중도층 표심 잡기에 실패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정권 실패 프레임을 덮은 게 원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정권 심판 프레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둘째 치고 총선 뒤 당권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천(私薦)·막천을 하는 바람에 국민들이 등을 돌렸어요. 후보 등록일까지 공천을 뒤집는 터무니없는 짓을 한 겁니다. 나의 경우 대선 경쟁자 쳐내기 공천에 불과했어요.”


▶누가 경쟁자 쳐내기를 했다는 것인지요.


“처음 경남 밀양·창녕에 갔다가 경남 양산으로 옮겼는데 내가 될 것 같고 황교안 전 대표가 서울 종로에서 안 될 것 같으니 나를 ‘컷오프(공천 배제)’한 겁니다. ‘동귀어진(同歸於盡)’, 즉 같이 죽자는 겁니다. 내가 양산을 떠나면 (통합당이)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됐잖아요. 나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다 문제였습니다. 중진을 빼내 옆 지역구로 옮기는 터무니없는 공천이 어디 있습니까.”


▶황 전 대표와는 검사 초임 시절 청주지검 2·3호 검사로 불리며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까.


“황 전 대표에 대해 더 이상 말을 안 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는 국민이 판단해 퇴장시킨 사람입니다.”


▶통합당 노선을 새로 정립해야 한다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당이 이념적 지향점이 있어야 하는데 극좌부터 극우까지 같이 뭉쳐 있으니 통합당의 정체성을 나도 모르겠어요.”


▶그걸 바로잡겠다고 했는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까.


“헌법 46조 2항을 보면 국회의원 책무가 국익 우선이라고 돼 있어요. 국익에 맞는다면 좌파 정책도, 우파 정책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좌파가 주도하는 세상이지만 2년 뒤 정권이 바뀌어 우파가 주도하는 세상이 될 수도 있는데 왜 국익을 기준으로 정책을 펴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부 정책이 좌파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무엇이죠.


“문재인 정부 들어와 초기부터 경제가 망하고 있는 데도 좌파 경제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다음 정부가 무너지는 경제를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걱정스러울 지경입니다. 최저임금 급격 인상을 강제하는 바람에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죽고 중소기업이 몰락하고 있어요. 주52시간 근무제를 강제 적용하는 바람에 첨단 산업 연구진의 활동이 제한되고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이 대폭 떨어졌습니다.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제를 권고제로 바꾸고 이를 지키면 국가가 인센티브를 주자고 제안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형사처분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어긋나요. 법인세율을 대폭 내리고 기업 규제도 철폐해야 합니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한국만큼 기업에 갑질하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 걸핏하면 기업 경영자들을 감옥에 보내고 풀려나오면 발을 묶어 놓는 식으로 하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민간 경제를 격려하고 도와주고 불편을 해소해 주는 게 국가의 의무이지 갑질하고 지배하고 준조세를 뜯어낸 돈으로 현금 살포나 하는 것은 국가가 할 짓이 아닙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경제가 망했다고 보지 않아요. 좌파 정권이 들어와 탈원전하고 좌파 경제 정책을 실험하면서 기업을 억누르는 바람에 경제가 망했다고 봅니다.”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면 외환 위기를 능가하는 복합 위기·대공황이 올 수 있습니다. 국가가 지금 100만원을 주자고 하는데 왜 그런 식으로 자유당 시절 고무신 선거처럼 그렇게 하느냐는 겁니다. 어처구니없는 발상이죠. 경제적 기반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돈을 써야지 왜 국가 예산을 선심성으로 쓰느냐 이겁니다. 나라가 망조로 가는 거예요. 나중에 국가 채무가 많아지고 국고가 텅텅 비고 세금이 안 걷히면 나라는 무너지게 됩니다. 그런데 통합당을 한 번 보세요. 여당이 100만원을 준다고 했을 때 황 전 대표는 200만원을 주자고 했습니다. 이 따위 짓을 해놓고 어떻게 (통합당이) 일어설 수 있겠습니까. 극좌도, 극우도 들어와 뜨내기들이 설치고 있는 당이 통합당입니다.”


▶홍 전 대표가 통합당에 복당하겠다고 한데 대해 반대 목소리도 있습니다.


“뜨내기들이 반대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내가 통합당에 24년 있었고 이 당을 되살린 사람입니다. 내 복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좌파 뜨내기들입니다. 김종인도 뜨내기입니다.”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찬성하다가 ‘40대 기수론’을 언급하자 반대로 돌아섰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종인 씨가 새누리당·민주당의 혼란을 수습해 봤으니 일시적으로 당을 수습할 수 있는 사람으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 게 전부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확 쏠리고 김종인 씨가 ‘임기 제한 없이 해 달라’, ‘무제한 권력을 달라’, ‘대선 후보도 지정하겠다’고 하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이 임시로 당을 수습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당을 통째로 거저먹으려고 대드는 것’이라고 생각해 반대한 겁니다.”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거론한 ‘40대 기수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어처구니없습니다. 40대 기수론을 내세운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될 때 나이가 60대 후반, 70대 초반이었어요. 39세에 프랑스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 40대에 영국 총리에 오른 토니 블레어는 10대 때 정당에 입당해 20대 초반에 의회에 진출했어요. 정치 경력으로 따지면 24~25년 만에 대통령과 총리가 된 겁니다. 한국에선 이르면 40대, 보통 50대에 국회의원이 되죠. 마크롱 대통령과 블레어 전 총리의 정치 경력으로 따지면 70대가 돼야 대통령이 될 수 있어요.”



홍준표 “통합당, 극좌 · 극우 뜨내기들이 설치면서 당 망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약력 : 1954년 경남 창녕 출생. 대구 영남고·고려대 법대 행정학과 졸업. 사법고시 합격(24회). 청주지검·광주지검·서울지검 검사. 15~18대 국회의원. 21대 국회의원 당선. 한나라당 원내대표·최고위원·대표. 경남도지사.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자유한국당 대표.



▶김 전 위원장이 누굴 염두에 두고 40대 기수론을 거론했다고 봅니까.


“40대를 내세워 개혁으로 포장하고 결국은 본인이 해먹겠다는 것입니다. 그걸 보고 노욕이고 어처구니없는 짓이라고 한 겁니다. 대선 주자는 밑바닥부터 올라가야 해요. 정치판은 스스로 크는 겁니다. 한나라당 시절부터 통합당은 외부에서 사람을 꽃가마 태워 데려와 되면 본전이고 안 되면 버렸어요. 그게 한국 보수주의 정당의 잘못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당이 복잡하고 노선을 찾지 못할 땐 깨질 듯이 싸워야 합니다. 그런 다음 노선을 바로잡고 하나가 돼야 합니다. 이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극렬하게 투쟁해 이념과 노선을 다시 정립하고 이념과 노선에 맞지 않는 사람은 나가야 합니다.”


▶일찌감치 대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내가 41세에 국회의원이 됐고 이제 60대 중반이 됐습니다. 지난 대선에도 나왔고 당 대표를 두 번 했으며 국회에서 상임위 10곳 이상을 거쳤습니다. 경남지사도 했죠. 정치·경제·사회·외교·국방·북한 분야 전부 섭렵해 봤어요. 내 꿈이 나라를 경영하는 겁니다. 그걸 왜 아니라고 하나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이번 총선에 출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문연대’를 거론했는데 유승민 의원과 태극기 부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모두 포괄하자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지금 한 정당으로 뭉치지 않더라도 대선 때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겁니다. 내가 (대선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딴 사람은 안 된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시각차가 커 하나로 뭉칠 수 있을까요.


“우리 헌법상 탄핵 재심 제도는 없습니다. 탄핵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 탄핵 부정은 헌법 부정이 돼 버려요. 하지만 정치적으로 박 전 대통령은 억울한 점이 있습니다. 그 억울함은 우리가 정권을 잡을 때 풀어주면 되고 지금은 탄핵 문제를 갖고 왈가왈부하지 말자는 겁니다. 탄핵 때 나는 경남지사를 하면서 중앙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탄핵에 찬성한 사람도, 탄핵을 저지하지 못한 사람도 나쁜 사람이죠. 나쁜 사람들끼리 왜 손가락질하느냐는 겁니다. 이미 탄핵은 역사가 돼 버렸어요. 탄핵의 강을 넘어서자는 것도 탄핵 당사자들이 얘기하면 뻔뻔한 겁니다. 자기 잘못은 묻어 달라는 거죠. 탄핵과 관련 없는 홍준표 같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설득력이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3년 이상 감옥에 있으면서 정치에 이용돼 왔으니 이제는 풀어줘야 합니다.”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한다면 통합당은 어떻게 수습돼야 합니까.


“낙선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당선자 총회를 열어 방향을 논의하는 게 맞습니다. 국민 심판을 받아 낙선한 사람들이 당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원내대표를 뽑은 다음 전당 대회 준비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정기 국회 이전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뽑으면 됩니다.”


▶대구 출마로 영남권 대선 주자가 됐는데 수도권이 중요한 것 아닙니까.


“경남에서 태어났고 대구에서 자랐습니다. 명실 공히 영남 주자가 됐다고 봅니다. 하지만 수도권에서 20년 정치를 했습니다. 제대로 당의 모습을 갖추면 수도권에서 이번 총선 같이 참패를 당하지 않습니다. 내가 처음 국회에 들어온 1996년 15대 총선 때 당시 신한국당(통합당 전신)이 서울 47석 중 과반인 27석을 얻었어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한나라당이 전멸한다고 했는데도 17석을 얻었죠. 이번엔 8석으로 최악입니다. 제대로 공천하고 선거 메시지를 제대로 전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여당 압승이 차기 대선에서 야당에 어떻게 작용할 것 같습니까.


“총선과 대선은 패러다임이 다릅니다. 1996년 총선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가 79석밖에 얻지 못했어요. 그런데도 이듬해 대선에서 이겼죠. 이회창 전 총재는 1997년과 2002년 모두 제1당 대선 후보로 나왔지만 패배했습니다. 차라리 여당에 180석 넘어간 게 다음 대선에서 우리한테 거꾸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여당이 총선에서 이긴 데는 이탈리아 공산주의자 안토니오 그람시의 전략대로 사회 곳곳에 ‘진지’를 구축해 놓은 결과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우파가 이 ‘진지’를 넘지 못하면 대선 때도 힘들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여당은 지난 30년 동안 노동·교육 등 각 분야에서 진지를 만들었습니다. 그걸 깨려면 우파도 사회 각 분야에 진지 구축을 지금부터라도 해야죠. 자유시장경제와 자유 대한민국이라는 이념적 가치로 무장해야 합니다. 그러나 통합당은 지금 하는 것을 보니 죽도 밥도 아닌 정당입니다.”


▶무소속으로 출마 선언한 지 한 달 만에 당선된 데는 ‘정치 버스킹’이 유효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상 처음 해봤어요. 유권자들과 현장에서 즉문 즉답하는 건데 정치·경제·사회·문화·대북·외교·세계사·한국사까지 다 알아야 가능합니다. 첫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면 바보가 돼 버리죠. 총선 때 10번 했는데 세 번째 해보고 난 다음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정치인들이 기본 자질이 안 돼 있으면 약속 대련밖에 못해요. 그렇게 해서 자질 검증이 되겠습니까. 대구 시민들이 나를 자질이 되는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버스킹을 했고 효과를 많이 봤습니다. 앞으로 전국을 돌며 정치 버스킹을 하려고 합니다.”  ysho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5호(2020.05.04 ~ 2020.05.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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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05-04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