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글로벌 제약사들과 연이은 기술이전 계약 체결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는 개발 성과

[한경비즈니스=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19 하반기 제약·바이오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유한양행은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얀센과 1조4000억원, 길리어드와 8000억원, 베링거잉겔하임과 1조원 규모의 대규모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들과 연이어 4건의 대규모 딜을 체결했던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두 회사의 주가 움직임은 상당히 달랐다. 과거 한미약품이 기술 이전했던 물질이 대부분 반환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감소했던 게 원인이다. 한미약품에 버금가는 대규모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유한양행의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기술 이전만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기술 이전만으로 유한양행의 주가가 반등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향후 기술 이전된 물질들의 연구·개발(R&D)이 진행되며 결과를 낼 때마다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특히 올해 유한양행이 기술 이전했던 물질들의 R&D 결과가 발표되기 시작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유한양행의 주가 상승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마일스톤 통해 영업이익 700억원 달성 전망
유한양행, ‘레이저티닙’의 신화가 시작된다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은 항암제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즉 한미약품의 사례와 같이 유효성 입증 부족으로 반환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발표된 임상 결과와 동물 모델에서의 유효성 데이터를 고려할 때 향후 성공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아 보인다.

레이저티닙은 ‘퍼스트 인 클래스’, ‘베스트 인 클래스’ 등 투 트랙 전략으로 개발되고 있다.

퍼스트 인 클래스 전략으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차 치료제로 얀센의 ‘EGFR/c-Met’ 이중항체와의 병용 투여로 개발될 예정이다. 베스트 인 클래스 전략으로는 타그리소의 후발 주자로 1차·2차 치료제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는 얀센이 4월 병용 투여 임상 2상을 시작했고 후자는 지난해 유한양행의 주도로 1차 치료제 임상 3상에 돌입했다. 레이저티닙의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타그리소는 2019년 약 3조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4년 약 8조원 규모로 시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의약품이다.

향후 레이저티닙이 시장에 출시된다면 조 단위 매출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한양행은 4월 8일 얀센으로부터 약 3500만 달러(약 432억원)를 레이저티닙 마일스톤(기술 이전료)으로 받았다. 얀센의 이중항체와의 병용 투여 임상 2상 첫 환자 첫 투약 시 지급되는 마일스톤으로 국내 기술 이전 사례 중 가장 큰 규모의 마일스톤이다.

이번 마일스톤 수령으로 유한양행의 2분기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최근 1~2년 동안 다양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레이저티닙의 마일스톤 외에도 다른 제약사로부터 수령할 수 있는 마일스톤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반기에는 베링거잉겔하임으로 기술 이전된 NASH(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인 ‘YH25724’의 임상 1상 진입 시 마일스톤 수취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길리어드로 기술 이전된 NASH 치료제 역시 하반기 마일스톤 수취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2017년 887억원 달성 이후 2018년 501억원, 2019년 125억원으로 부진했다. 블록버스터급 도입 신약들의 특허 만료 때문이다. 여기에 연결 자회사들도 적자를 내며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은 역성장했다. 하지만 위와 같이 다양한 소스의 마일스톤 수취로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7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은 유한양행의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시작되는 해다. 실적 개선과 R&D 모멘텀 확보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레이저티닙의 개발에 성공한다면 유한양행은 매년 약 1000억원에 가까운 기술료 수취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의 클래스 자체가 점프 업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5호(2020.05.04 ~ 2020.05.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