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외국인, ‘한국 이탈’ 중에도 바이오주 집중 매수
-매출은 셀트리온·시총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앞서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바이오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벤처캐피털리스트 36명을 대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 산업’을 조사한 결과 바이오·헬스케어(원격 진료 등) 분야가 1위(31.9%)로 꼽혔다.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듯 한국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대표 주자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몸값도 수직 상승 중이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증시를 빠져나가는 와중에도 바이오 대표 기업의 주식을 앞다퉈 사들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올 들어 4월 29일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277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셀트리온 주식도 222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기(3062억원)와 한진칼(2820억원)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3~4위를 각각 기록했다. 두 기업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증권가의 전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58.1% 증가한 5690억원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9.1% 증가한 228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두 기업은 호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바이오 ‘대장주’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 19일 셀트리온을 따돌리며 연초 이후 248일 만에 바이오주의 왕좌를 되찾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4월 29일 종가 기준 38조4419억원으로 시총 3위를 기록 중이다. 셀트리온의 시총은 28조3558억원(6위)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바짝 쫓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셀트리온, 올해 사상 최대 실적 전망

셀트리온은 지난해 전년 대비 13.9% 증가한 9819억원(별도 기준)의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의 글로벌 출시 확대와 점유율 증가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3599억원을 기록했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셀트리온 실적 증가의 핵심은 ‘바이오시밀러 삼총사’다. 이들 제품은 오리지널 의약품이 독점해 온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다.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유럽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을 뛰어넘은 상태다.

의약품 시장 조사 업체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5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약 10%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했다. 지난해 말 미국 3대 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H)에 선호 의약품으로 등재되면서 지속적인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의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도 유럽과 미국에서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트룩시마는 지난해 3분기 유럽에서 3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리툭산 바이오시밀러 중 최초로 지난해 11월 미국 시장에 진출해 출시 4개월 만에 점유율 약 8%(심포니헬스 2020년 3월 처방액 기준)를 달성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허쥬마는 유럽에서 1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4월 4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방량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허쥬마는 올해 초 미국 시장에도 본격 출시됐다.

셀트리온은 올해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램시마SC에 기대를 걸고 있다. 램시마SC는 기존 정맥 주사(IV) 제형을 피하 주사(SC)로 개발한 세계 최초 제품이다. 환자가 사용 주기에 맞춰 직접 투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고 올해 초 독일과 영국 등 유럽 시장에서 출시됐다. 미국에서는 신약으로 인정받아 2022년 출시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초기 자가 면역 질환 환자에게는 정맥 주사 형태인 램시마를 투여해 효과를 극대화하고 이후 시기에 따라 환자가 집에서 직접 주사해 약효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셀트리온은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CT-P17’,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CT-P16’, 졸레어의 바이오시밀러 ‘CT-P39’의 임상을 진행하며 후속 제품 출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CT-P17은 ‘아달리무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중 최초의 고농도 제형으로 개발 중인 제품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3월 EMA에 제품 허가 승인을 신청했다. 내년 상반기 승인이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와 램시마SC 등에 이어 CT-P17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해 세계 50조원 규모의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바이오 신약·합성 의약품 사업도 드라이브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셀트리온은 전통 제약사들의 영역인 합성 의약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생산 회사인 셀트리온과 해외 유통·마케팅을 담당하는 자회사 셀트리온헬스케어, 합성 의약품 전문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 간 시너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첫 케미컬 의약품이자 광범위 항생제인 리네졸리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완료했다. 또한 2개 성분 복합 에이즈(HIV) 치료제인 ‘테믹시스’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등 ‘글로벌 케미컬 프로젝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한 개발 단계의 결핵·치매 치료제의 합성 의약품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확보해 바이오와 케미컬을 아우르는 글로벌 생명 공학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중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FDA로부터 HIV 치료제 ‘CT-G07’에 대한 잠정 승인(Tentative Approval)을 받기도 했다. 이번 잠정 승인으로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 HIV 환자 치료를 위한 국제 조달 시장에 CT-G07의 공급이 가능해졌다.

CT-G07은 셀트리온이 독자 개발한 의약품이다. HIV 치료제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3개 성분을 복합한 개량 신약이다. 셀트리온은 CT-G07을 앞세워 1조2000억원 규모의 글로벌 조달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의 장기 목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5월 인천시청에서 회사의 성장 로드맵을 담은 중·장기 사업 계획인 ‘셀트리온그룹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약 4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선두 주자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4차 헬스케어 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송도를 거점으로 25조원을 투자하는 바이오 의약품 사업과 충북 오창 중심의 5조원 규모 케미컬 의약품 사업 강화가 핵심이다.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헬스케어와 기타 산업의 융·복합 가치를 창출하는 ‘U-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등 크게 세 분야의 사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이를 위해 인천 등 주요 지자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 기반 산업 밸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원부자재 국산화와 오픈 이노베이션 사업 등을 통해 바이오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동반 성장과 상생 협력을 도모하면서 업계 ‘앵커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목표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에 쓰이는 항체 후보군을 최종 선정했다고 4월 13일 발표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에게서 혈액 샘플을 수집한 뒤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동물 실험과 임상 시약 생산을 마친 뒤 오는 7월 인체 임상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은 올해 램시마SC의 유럽 출시 등 호재가 많다”며 “신제품 효과 등으로 2020년 고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돋보기
셀트리온 이끄는 서정진 회장·‘창업 공신’ 기우성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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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957년생이다. 1983년 건국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 삼성전기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대우자동차 상임고문 등을 지냈다.

셀트리온은 2000년 새해 첫날 서 회장의 사업 구상을 통해 탄생했다. 대우그룹 해체로 실업자가 된 그는 창업 멤버들과 인천 연수구청 벤처센터에 ‘넥솔’을 설립한 이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가 산업의 미래는 생명 공학 분야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2002년 2월 셀트리온을 설립했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1988년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부터 대우자동차 기획실에서 일하다 서 회장과 함께 셀트리온을 세운 ‘창업 공신’이다.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에서는 부사장을 맡았다.

기 부회장은 셀트리온에서 생산관리부문장·경영지원부문장 등을 맡았다. 서 회장과 함께 제품 생산 및 경영 지원 부문을 두루 챙기며 셀트리온을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8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418억 규모 CMO 계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이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한 지 10년 만에 거둔 성과다. 매출은 701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9% 늘었다.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64.8% 증가했다. 전사적 수주 역량 강화 노력을 통해 1, 2, 3공장의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고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도 높일 수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기준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CMO) 35건, 위탁 개발(CDO) 42건, 위탁 연구(CRO) 10건 등 세계 46개 고객사로부터 총 87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특히 CDO 비즈니스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2019년 말 기준 사업 진출 2년 만에 18개 고객사와 42개의 제품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밸류 체인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CMO 12건, CDO 18건 이상의 추가 수주가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샌프란시스코 CDO 연구·개발(R&D)센터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미 서부 지역 진출을 시작으로 미 동부와 유럽 등으로 해외 거점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들 글로벌 거점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송도 본사 공장 가동률 상승을 비롯해 글로벌 CMO 수요 증가에 대응해 4공장 건설 등 생산 시설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창립 이후 바이오산업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 가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CMO 사업에 이어 바이오 의약품 개발의 기본 틀이 되는 CDO 사업에도 진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3공장 완공과 CMO 설비 확충을 계기로 총 36만4000리터의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다. 품질 경쟁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제조 승인도 FDA와 EMA 등에서 총 51건(2020년 1월 말 기준)을 획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고 있다. 기존 글로벌 제약사들이 특정 제품의 생산을 위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대신 전문 CMO 기업에 맡겨 생산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공장이 없는 바이오 기업들의 생산을 대행함으로써 현재 글로벌 바이오 제약 시장에서 25% 수준인 CMO 생산 비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 CDO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관련 부문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DO는 고객사에 세포주 개발, 공정 개발, 임상 물질 생산과 품질 테스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 사업 부문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유틸렉스·이뮨온시아 등과 2월 초까지 총 46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로 인한 CMO 수요 증가는 물론 2022년부터 CDO 사업부도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비즈니스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월 23일 “2018년 9월 미국 이뉴노메딕스와 체결한 CMO 계약 규모가 346억원에서 1845억원으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기존 계약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계약 금액이 증가한 이유는 이뮤노메딕스가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가 FDA 품목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CMO 계약 중 고객사가 제품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계약 금액이 증가한 첫 사례”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MO 경쟁력을 다시 입증함과 동시에 고객사의 개발 성공으로 계약 금액이 추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대형 계약을 수주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오 업체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와 코로나19 치료제 CMO 계약을 체결했다고 4월 10일 발표했다. 계약 금액은 4418억원으로 지난해 매출(7016억원)의 63%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3383억원, 최소 보장 금액 공시 기준)보다 많다. 201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이뤄진 단일 계약 중 원화 기준 최대 계약 금액이다.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리한 염증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생명 과학 기업이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사람의 항체를 분리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어바이오테크놀로지가 자체 개발하고 있는 중화항체를 위탁 생산하게 된다. 올해 치료제 제조 기술을 이전받아 내년부터 인천 송도 3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최첨단 생산 시설을 통해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세계 환자들이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치료제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난해 첫 흑자 달성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비상장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지난해 첫 흑자를 달성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의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담당하는 회사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개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659억원, 영업이익은 1225억원이었다. 2012년 설립 이후 R&D 투자에 집중해 2018년에만 103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반전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매출도 2018년(3687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4종의 판매량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이들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1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며 “제품 매출 1조원은 다국적 제약사들도 통상 20여 년이 걸리는 것인 만큼 창사 8년째인 한국 기업으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들 제품의 매출 상승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마케팅 파트너사 바이오젠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3종(베네팔리·플릭사비·임랄디)은 지난 1분기 유럽에서 2억1880만 달러(약 26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유럽에서 이들 제품의 매출이 2억 달러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품별로는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가 전년 동기 대비 8%의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임랄디와 플릭사비는 매출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했다.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사비 매출은 61% 뛰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외에 궁극적으로 바이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일본 다케다제약과 급성 췌장염 치료제 신약(SB26)의 공동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희귀 질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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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사장·고한승 사장…삼성의 미래 사업 책임진다
‘포스트 코로나’ 유망 산업 바이오…대장주 경쟁 승자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1957년생이다. 1979년 경북대 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에 이어 1988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사장은 1979년 제일합섬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삼성맨 출신이다. 삼성종합화학 기획담당 상무, 삼성토탈 기획담당 전무 등을 역임했다. 2010년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 부사장을 거쳐 2011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2011년 5월 착공한 1공장을 시작으로 2, 3공장 완공을 진두지휘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CMO) 업체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1963년생으로 미국 교포 출신이다. 1986년 미국 UC버클리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1992년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분자유전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9년까지 미국 바이오 업체인 다이액스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삼성에 영입됐다. 2007년 삼성삼성전략기획실 신사업팀 전무를 거쳐 2012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이끌고 있다.

고 사장은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임직원을 결속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해외에서 얻은 바이오·제약 산업의 노하우를 활용하며 회사를 안정적으로 경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5호(2020.05.04 ~ 2020.05.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