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내 스마트 공장 아직 기초 수준”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시스템 설계해야”

[캠퍼스잡앤조이=이진호 기자] “한국 기업 중 99%는 중소기업입니다. 중소기업은 노동 생산성이 대기업의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도 2022년까지 중소기업에 3만 개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매년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구축된 스마트 공장의 76.4%는 전체 5단계 중 기초인 1, 2단계 수준입니다.”
김수영 호서대 교수 “제대로 된 현장 맞춤 운영 시스템 필요하죠”
김수영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스마트팩토리기술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스마트 공장의 실상을 이야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몇 안 되는 산업 인공지능(Industrial AI)을 활용한 정보화·자동화 기술이 융합된 차별화된 스마트 공장 운영 관리(FOMs : Factory Operation Managements) 기술의 연구·개발(R&D) 전문가다. 발명 특허 5개(등록 4개, 출원 1개)와 프로그램 등록 2개를 소유하고 있다. 이 기법을 이용해 중소기업의 지능형 신생산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다.

스마트 공장을 활용하면 기업은 생산성을 20~70% 높일 수 있다. 김 교수가 운영하는 호서대 디지털팩토리연구소는 FOMs 패키지 시스템을 활용해 기업체 맞춤형 스마트 공장 구축과 고도화를 지원하고 있다. 호서대 디지털팩토리연구소가 보급하는 시스템은 250여 개 기업체 공장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얻어진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김 교수는 “FOMs 패키지는 20년간 R&D를 통해 개발된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호서대 디지털팩토리연구소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충남 정안농공단지 D이노텍은 신공장 증축과 스마트 공장 구축을 호서대 FOMs를 이용해 준비하고 있다. 2016년 10월 스마트 공장을 도입한 경기도 시화공단의 B메탈도 호서대 디지털팩토리연구소의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김수영 호서대 교수 “제대로 된 현장 맞춤 운영 시스템 필요하죠”
▶국내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 구축이 미흡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스마트 공장이 설치된 기업의 약 80%가 기초 단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기초 단계의 공장들도 제조 현장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스마트 공장 구축의 목적인 ‘생산성 향상’을 전혀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소기업들의 생산성 향상과 성과 지표 관리를 위해 스마트 공장 구축이 필수인 시대가 됐습니다. 이런 스마트 공장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시스템을 설계해야 합니다.”

▶초기 단계에 머무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내 대부분 스마트 공장은 제조 실행 시스템(MES :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생산 시점 관리 시스템(POP : point of production) 등 정보화 시스템 기반으로 설치돼 있습니다. 이 시스템들은 생산 현장에서 발생하는 생산량·불량 등 여러 생산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수주에서 출하될 때까지 환경의 변화가 매우 심합니다. 이들 시스템으로 생산 제품과 프로세스 등의 레이아웃 변경이나 4M1E(Man 사람, Machine 기계, Material 재료, Method 방법, Energy 에너지) 요소의 변경에 따른 대응이 어렵습니다.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제조 현장 맞춤 분석을 통해 콘셉트 디자인을 진행하고 기업에 맞는 정보화·자동화 관점의 기본 설계를 해야 합니다. 또 소프트웨어 기반인 FOM(Factory Operation Management) 솔루션과 CPS(Cyber Physical System) 솔루션이 적용돼야 합니다.”
김수영 호서대 교수 “제대로 된 현장 맞춤 운영 시스템 필요하죠”
▶호서대 디지털팩토리의 FOMs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FOMs 시스템은 FOM, CPS, FEM, ABL의 모듈을 하나로 통합합니다. FOM은 정보 흐름 관점의 데이터 분석에 이용됩니다. CPS는 공장 내 물류 흐름, 즉 자동화 관점의 데이터 분석에 이용됩니다.

FEM(Factory Energy Management)은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데이터 분석에 이용됩니다. ABL(Actual-task Based Learning)은 현장 실무 기반의 교육으로 기업 맞춤형 컨설팅과 교육을 위한 프로세스입니다.”

▶하나의 패키지로 개발해 보급하는 이유는 뭔가요.

“제조 공장의 문제점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생산 공장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예를 들어보죠. 병원에 가면 병의 심각성에 따라 여러 가지 기술로 병을 진단합니다. 공장도 사람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공장에서도 생산성 향상을 막는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진단해야 합니다. 공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정보 흐름 분석부터 자동화 관점의 물류 흐름 분석도 필수입니다. 패키지로 묶여 있으면 이런 부분이 쉽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 공장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어떤 요건이 필요한가요.

“기업 스마트 공장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사람·프로세스·기술·툴 등 네 가지가 최적화되고 지속 관리돼야 합니다. 스마트 공장은 단순 정보기술(IT) 솔루션을 도입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기업 현장의 지식을 기반으로 한 분석과 관리가 진행돼야 효율적으로 스마트 공장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김수영 호서대 교수 “제대로 된 현장 맞춤 운영 시스템 필요하죠”
▶호서대 디지털팩토리는 이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습니까.

“호서대 디지털팩토리는 FOMs 패키지를 이용해 사람(작업자)과 프로세스의 표준화로 4M1E 요소의 진단 분석을 최적화합니다. 이를 통해 비가동·불량 등의 기업 생산성 저해 요인을 찾아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배양합니다. 단순히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하는 포인트를 추적 관리합니다.

이 과정을 컴퓨터가 학습해 기업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합니다.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 고도화를 위해서는 FOMs 기업 성장 사이클에 따라야 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첫째, 교육 부문에서는 호서대 기술전문대학원(MOT)뿐만 아니라 타 대학으로의 교육 확산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호서대 기술전문대학원(MOT)과 벤처대학원(GSV)에서 석·박사 과정을 통해 기업체 임직원과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 공장 운영 관리(FOMs) 기술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둘째,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기존 디지털팩토리에서 개발된 FOMs 패키지 시스템을 산업 인공지능(industrial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셋째, 컨설팅 부문에서는 꾸준히 디지털 제조 혁신 FOMs 전문가를 양성할 계획입니다. 현재 FOMs 전문가 양성을 위해 30여 년간 현업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직한 전문가 10여 명을 선발해 원격 수업으로 FOMs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아날로그 기술과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공장 구축 전문가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끝으로 국내에 차별화된 스마트 공장 구축을 통해 산업 트렌드를 바꿔 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에 FOMs가 정착되면 베트남 등 해외로의 확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jinho2323@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8호(2020.05.23 ~ 2020.05.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