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24시]
-신한금융·하나금융, 맞수끼리 맞손
조용병 회장·김정태 회장 “해외 금융 시장 함께 공략하자”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순이익 기준 국내 1, 3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해외 시장에서 과도한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해 영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5월 25일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대형 금융그룹이 이런 형태의 협력 관계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하나금융의 글로벌 협력은 올 초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두 행장은 국내 금융사들이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반면 동남아시아 등 신시장에선 현지 금융 규제 강화로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두 행장이 협력 방안을 지주사에 보고하면서 판이 커졌다.

두 금융그룹은 이날 구체적 협력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내 1, 3위 금융지주사가 손잡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관련 집단 대출(신디케이트론) 등을 수주할 때 두 그룹이 힘을 합치면 ‘조 단위’ 거래를 따내는 등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 회장은 “해외 시장 진출에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두 그룹이 힘을 합치면 글로벌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단순한 협력 관계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만드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9호(2020.05.30 ~ 2020.06.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