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79호 (2020년 06월 01일)

상업용 부동산 핵으로 부상한 ‘물류창고’…오피스 침체 속 나 홀로 호황

기사입력 2020.06.01 오후 02:33

-온라인 쇼핑 급증하며 수요 몰려…신선 상품 배송 증가로 ‘혼합형’,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용 ‘유통형’ 인기

롯데슈퍼의 온라인 배송 전용 센터 ‘롯데프레시’.(/한국경제신문)

롯데슈퍼의 온라인 배송 전용 센터 ‘롯데프레시’.(/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며 택배 물량이 폭증했다. 전통적으로 1분기는 택배업계의 비수기로 여겨졌지만 올해는 달랐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물동량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자 26.1% 증가했다.

물동량 폭증과 함께 주목받는 곳은 바로 효과적으로 물량을 보관하고 처리할 수 있는 ‘물류 창고’다. 온라인 상거래의 급격한 성장, 새벽 배송·당일 배송 등 배송 트렌드의 변화로 물류 경쟁력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게 되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물류 창고의 몸값이 계속 치솟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핵으로 부상한 ‘물류창고’…오피스 침체 속 나 홀로 호황


◆리테일·호텔보다 투자 활발한 물류센터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코로나19의 충격에서 예외는 아니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CBRE코리아는 1분기 프라임급 오피스 시장에 대해 공실률은 감소했지만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오피스 이전 등 의사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리테일과 호텔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다. 매출 감소, 임대료 인하가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물류 시장은 여전히 활발한 투자 기조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최성현 CBRE코리아 캐피털마켓부 총괄 전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온라인 거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물류센터의 수요는 당분간 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CBRE코리아가 낸 2020년 1분기 상업용 부동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물류 시장은 오피스·리테일과 비교할 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 프라임급 물류센터의 거래 규모는 약 57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1분기 물류센터 공급은 안정적이었고 신규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사태도 없었다. 또 1분기 공급된 일부 신규 자산은 주요 임차인 확보에 이미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수도권 내에는 8개의 신규 A급 물류센터가 약 65만㎡ 규모로 공급됐다. 이는 올해 전체 예정 공급량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주요 신규 자산으로는 켄달스퀘어 산하 죽산·마장·김포 물류센터 포함해 MQ 남양주 물류센터, 코람코 고백리 물류센터, 진의 물류센터, YS물류센터가 준공과 함께 공급됐다.

이지현 CBRE코리아 캐피털마켓부 물류부동산팀 이사는 “최근 거래 혹은 거래 진행 중인 BLK 평택 물류센터, 천안 LG하우시스, 이천 LB물류센터의 입찰과 거래 상황은 물류 센터 매매 시장의 호황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물류 부동산은 다른 상업용 부동산보다 가치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현재 물류센터의 자본 환원율(cap rate)은 오피스보다 높다. 전반적인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평균 자본 환원율은 5.7%로 추산된다. 우정하 JLL물류산업 자산서비스팀 상무는 “견조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으로 물류 자산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그동안 오피스나 다른 자산으로 쏠렸던 투자 수요도 일부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4월 29일 발생한 이천 물류 창고 화재 사고로 건설 현장 관리 감독이 더욱 강화되면서 상반기 물류 창고 인허가가 다소 보류·지연되는 추세라고 상업용 부동산 기업들은 전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의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전반적인 투자 시장의 위축은 피할 수 없었다. 개발을 준비 중이거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 단계에 있는 신규 딜의 개발·투자가 지연되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는 추세다. 반면 임대 시장은 급격한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공실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 우정하 JLL  상무는 “임대 면적 문의에 있어도 점차 대형 물류 창고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저온 창고를 찾는 수요 증가세가 눈에 띄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상업용 부동산 핵으로 부상한 ‘물류창고’…오피스 침체 속 나 홀로 호황


◆저온 창고·풀필먼트 센터 공급 꾸준히 증가 

물류센터 수요는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이커머스, 대형 유통 기업, 3PL(3자 물류) 서비스 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기업들이 앞다퉈 ‘당일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스타트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공급된 물류 창고를 보면 시장 동향을 알 수 있다. 우선 신선함을 유지해야 하는 상품의 배송이 늘어남에 따라 ‘저온 창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자 상거래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가정간편식(HMR) 수요 증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상온 창고들은 주류에서 저온과 상온을 포함한 ‘혼합형 물류 창고’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우정하 상무는 “일부 도심 인근에서는 기존 상온 창고를 저온 창고로 컨버전하는 형태도 빈번히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신규 공급되는 물류센터는 이커머스 업체가 확대 중인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를 위한 유통형 물류센터로 설계되고 있다. 자연 경사로나 램프를 통해 전층 차량 접안이 가능하고 배송 차량을 위한 다수의 독(dock)과 차량 대기 공간, 주차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풀필먼트 센터’를 위한 물류 자동화 설비와 작업 공간도 확보했다.

물류센터의 복합화와 고도화도 최근 눈에 띄는 변화다. 상품을 보관하는 것을 넘어 도심권 인근에 자리한 유통 용도로 변화 중이다. 또 도심권과 가까운 접근성 좋은 입지는 부지 면적의 제한으로 고층의 물류센터가 세워지기도 한다. ‘양극화’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최근 부동산 자산으로서의 물류센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신 트렌드에 맞는 대형 물류센터가 다수 공급됨에 따라 기존 공급됐던 중소형 규모의 창고들은 임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는 용인·이천·안성 등 수도권 남부 권역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의 공급이 예정돼 있다. 이 중 입지상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가 가능한 용인에는 100% 저온 혹은 상저온이 혼합된 대형 복합 물류센터의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다. 최성현 전무는 “이커머스 업체와 대형 유통사들의 신규 물류센터 수요가 증가하고 분산된 센터의 통합 이전과 프라임급 센터로 이전하고자 하는 ‘안전 자산 선호’ 수요가 존재함에 따라 2020년 신규 공급 면적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자산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최근 물류 자산의 평당 거래 금액이 상승 추세다. 이러한 경향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현 이사는 “용인과 이천 등에서 신규 물류센터 인허가 요인이 강화됨에 따라 물류 개발이 가능한 부지 확보가 어려워졌고 개발 비용이 상승했다”며 “인허가가 완료된 개발 사업의 선매각 또는 준공된 자산 거래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9호(2020.05.30 ~ 2020.06.05) 기사입니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20-06-08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