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주택 정비사업 2조7000억원대 수주
- 해외 부실 사업장 정리까지 완료
홀로서기 성공한 포스코건설, ‘주택사업 강화’ 통했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포스코건설의 홀로서기가 점차 자리 잡는 모습이다. 2013년 이후 그룹사 의존도를 줄이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주택 사업 강화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한때 3위까지 올라섰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18년 7위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6위로 올라섰다.

더욱이 지난해 거둬들인 수주 물량이 2조7000억원을 넘어 현대건설 다음으로 높은 2위를 차지하고 있고 올해 1분기에는 필리핀과 이라크 등 해외 부실 사업장도 정리해 내실을 다진 만큼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 매출과 함께 내실까지 다지는 알짜 기업으로

포스코건설은 이제 명실상부한 주택 사업의 강자다.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 정비 사업 수주’라는 실적이 이를 증명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모두 11건의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정비 사업을 수주했다.

사업 금액만 2조7452억원으로, 2018년 1조33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실적을 늘렸다. 전체 건설사 중 현대건설(2조8320억원)에 이은 2위다. 3위권과의 격차도 크다. 1조6920억원을 올린 3위 GS건설과 1조원 넘게 차이가 난다.

포스코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에 비해 주택 사업 경험이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최근 도시 정비 사업 신규 수주 등에 힘쓰며 주택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건축 주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3년 29%에서 계속해 늘어 지난해에는 68%까지 높아졌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7조6500억원, 영업이익 2475억원을 거뒀는데 주택 부문을 포함한 건축 부문에서 연결 기준 영업이익 2960억원을 올렸다. 한마디로 건축 부문이 포스코건설 전체를 먹여 살린 셈이다.
홀로서기 성공한 포스코건설, ‘주택사업 강화’ 통했다
사실 포스코건설은 최근 몇 년 동안 위기의 연속이었다. 모기업 포스코가 철강 업황 부진으로 신규 투자에 보수적으로 나서면서 2014년부터 그룹사의 발주 물량이 급감했고 10조원대에 이르던 포스코건설의 연매출은 2016년 7조원대까지 급락했다.

특히 2013년까지 절반 가까이 됐던 내수 매출 비율은 2014년 40%대로 떨어진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에 해외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까지 더해지면서 포스코건설은 이중고를 겪었다.

이후 포스코건설은 주택 사업 중심의 수주 전략을 통해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자체 주택 사업을 비롯해 재건축·재개발·오피스·상가 빌딩 건설에 집중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201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3230억원, 당기순이익 728억원을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영업손실 1389억원, 당기순손실 825억원으로 고전했다.

2016년에는 최악으로 연결 기준 영업손실 5090억원, 당기순손실 678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7년 주택 사업 강화에 나서면서 3003억원의 영업이익과 8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곧바로 흑자로 돌아섰고 2018년에는 영업이익 3041억원, 순이익 1334억원을 올린데 이어 2019년에는 영업이익 2475억원, 순이익 1727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더 좋다. 지난해 일부 해외 프로젝트에서 생긴 손실로 플랜트 부문에서 영업적자 638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이들 사업장이 정리됐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1조937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 증가하는 실적을 거뒀고 영업이익은 1209억원으로 5배 이상 성장했다. 이제 매출과 함께 내실까지 다지는 알짜 기업이 됐다.

실적 개선과 함께 시공능력평가 순위 반등이 예상되면서 포스코건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포스코건설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IPO를 미룬 데 이어 201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을 당시에도 중동 저가 수주 등의 여파로 상장을 미뤘다.

하지만 2018년 말 포스코그룹이 계열사들과 공동으로 IR 행사를 진행하면서 포스코건설의 IPO 추진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이 적기라는 시장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 신반포21차 수주로 강남 벨트 조성 눈앞
홀로서기 성공한 포스코건설, ‘주택사업 강화’ 통했다
포스코건설은 5월 28일 주택 사업 역사에 남을 이정표를 하나 더 추가했다. 주택 사업 강화의 결정판으로 그동안 공을 들여 왔던 강남 벨트 조성의 꿈을 이룬 것이다.

이날 포스코건설은 GS건설을 누르고 강남 반포 지역의 알짜 도시 정비 사업으로 주목받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은 포스코건설의 도시 정비 사업 강화 차원에서 포스코건설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포스코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서울 강남권에 이렇다 할 랜드마크 아파트를 지니고 있지 않다. ‘더샵’이라는 경쟁력 있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서울 강남권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강남권에서 서초구 잠원 훼미리아파트와 송파구 문정시영아파트 등의 사업장을 확보했지만 이 사업장들은 리모델링 사업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서울 강남권은 많은 대형 건설사가 디에이치·아크로·푸르지오써밋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 승부를 펼칠 정도로 전국에서 시공권 확보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펼쳐지는 곳이다.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59의 10 일대의 아파트 108가구를 헐고 지하 4층~지상 20층 2개 동 275가구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020억원으로 강남권 다른 사업장과 비교하면 큰 규모는 아니지만 반포역과 경부고속도로 사이에 자리 잡은 뛰어난 입지로 랜드마크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군다나 포스코건설은 신반포21차와 붙어 있는 잠원 훼미리아파트의 리모델링 사업 시공권도 확보하고 있어 더샵 강남 벨트를 조성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포스코건설은 신반포21차 사업 수주를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 올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더샵 갤러리’를 연 것도 신반포21차 수주의 목적이 컸다.

대형 건설사들은 모두 강남권에 아파트 브랜드 홍보관을 지니고 있지만 포스코건설이 서울 강남권에 홍보관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포스코건설은 홍보관을 통해 단순히 주택 상품을 알리는 다른 대형 건설사와 달리 더샵 갤러리에 철강 사업을 하는 포스코그룹의 비전을 담아 차별성을 확보했다. 포스코건설은 건물 외관부터 내관까지 하나의 커다란 건축용 철강재 종합 전시관으로 더샵 갤러리를 꾸몄다.

더샵 갤러리 건축에는 포스코건설뿐만 아니라 포스코·포스코강판·포스코ICT·포스코A&C·포스코O&M 등 포스코그룹의 철강·정보기술(IT)·건설 관련 계열사들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분양한 ‘더샵 광교산퍼스트파크’ 666가구, 5월 ‘더샵 송도센터니얼’ 342가구, ‘광주 문홍동 주상복합’ 991가구(오피스텔 84실 포함)를 비롯해 올해 전국 17곳에서 총 1만9177가구를 공급한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9호(2020.05.30 ~ 2020.06.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