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원의 머니 인사이트]
-달러화지수 6월 1.8% 하락
-앞으로 원화 강세 눈여겨봐야

[한경비즈니스=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 6월 들어 글로벌 주식 시장의 강세와 함께 달러화 약세의 흐름이 주목된다. 6월 이후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는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 통화 가치와 비교하는 달러화지수는 6월 들어 1.8% 하락했다.

한편 같은 기간 신흥국 통화지수는 2.0% 상승했다. 6월 이후 브라질 헤알화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8.2% 상승했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등 주요 신흥국 통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다.

다만 주요국 통화와 달리 일본의 엔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다. 엔화는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달러화와 엔화의 약세는 글로벌 금융 시장 내 안전 자산 선호가 완화되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04년 조선업 호황의 데자뷔…카타르발 연쇄 호재가 기대된다
◆‘포스트 코로나’ 준비할 시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을 선언했다. 이후 유럽과 미국은 경제 봉쇄를 시작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2020년 코로나19발 경기 쇼크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 대비 6.0%포인트 하락한 마이너스 3.0%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를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코로나19발 불확실성으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됐다. 달러화지수는 급등했다. 하지만 5월 들어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미국과 유럽 등은 경제 재개를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5월 20일 코네티컷을 마지막으로 52개 모든 주가 경제 재개를 시작했다.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초래된 경제 봉쇄로 글로벌 성장률 쇼크 우려가 크게 고조됐다.

하지만 주요국이 경제 재개에 돌입하자 이제는 충격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안전 자산 선호가 완화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지수는 미국 52개 모든 주가 경제 재개를 시작한 5월 20일 이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6월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달러화 약세와 함께 한국의 원화는 상대적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내 조선 3사의 사상 최대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건조 계약 수주 소식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번 조선 3사의 카타르 LNG선 100척(약 23조원 규모) 발주 계약은 정식 계약이 아니다. 배를 만드는 공간인 독(dock)을 확보하는 계약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발주 시기와 선가, 조선사별 수주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호재 이어질 가능성 충분하다

카타르 LNG 액화 플랜트 가동 시점이 2023~2027년인 점을 감안할 때 LNG선 발주는 향후 4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은 과거 2004년 당시 국내 조선업 호황 때와 유사하다. 2004년은 LNG선 발주의 1차 호황기로 당시 카타르 국영 석유 기업(Qatar Petroleum)이 LNG 수출을 위해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에 98척 정도의 선표(독)를 예약했다.
2004년 조선업 호황의 데자뷔…카타르발 연쇄 호재가 기대된다
이후 실제로는 2004~2007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53척의 LNG선을 발주했다. 당시 국내 외환 시장에서는 조선사들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로 선물 환율이 급락했다.

선물 환율 급락의 영향으로 현물 환율도 하락하며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90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이후 국내 조선업 업황이 부진하면서 국내 외환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선물환 매도 압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다시 LNG선 발주의 호조가 부각됨에 따라 향후 외환 스와프 환율의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과거 2004년 당시와 같이 외환 시장 수급에서 조선사 선물환 매도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스와프 환율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2004년 조선업 호황의 데자뷔…카타르발 연쇄 호재가 기대된다
코로나19발 경기 침체 우려로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1457까지 급락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경기 회복 기대로 코스피지수는 6월 이후 2200선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발 팬데믹 선언 이후 원·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286원까지 올랐지만 6월 현재 1200원을 밑돌고 있다.
2004년 조선업 호황의 데자뷔…카타르발 연쇄 호재가 기대된다
코로나19발 글로벌 경제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조선 3사는 카타르 대규모 수주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편 한국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하며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한국 제품의 ‘안전성’ 또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수출 호조는 조선업을 넘어 다른 산업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 무엇보다 ‘안전’에서 한국 제품이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 대비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시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 카타르발 대규모 수주 호재와 같은 소식이 다른 산업에서도 기대된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 수출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면 주요국 통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한국 수출 경쟁력 강화와 코스피지수, 원·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향후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1호(2020.06.13 ~ 2020.06.19) 기사입니다.]